업무의 압박이 심하다. 나는 일 잘 하는 사람은 아니라서, 해야 할 일을 곧잘 미루고, 발등에 불이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급히 불을 끄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너무 잦은 불은 피곤하므로, 수업 준비는 늦지 않게 하는 편이나, 담임에서 업무교사로의 전환은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나는 일을 겁냈던 게 아닌가 싶다. 요즘에는 겁이 나면 고개를 땅에 쳐박는 타조가 이해가 된다. 당장 코 앞만 보고 일을 하니, 먼 계획은 세울 수가 없다. 한 해의 계획을 세워야지 생각하니 이미 늦었다. 그저 지난해 예상해 둔 계획을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오늘 밤에야 들었다. 오미크론이 창궐하는 월요일 아침답게, 선생님 몇 분은 학교에 올 수 없었고, 부랴부랴 우리 일과 선생님은 수업 바꾸고 대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