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전거

여름 노을과 자퇴길 해질녘 퇴근은 따뜻하다. 칼퇴가 제일 즐겁지만, 아름답기는 해질녘이 그렇다. 요즘에는 7시 30분이 해지는 시간이다. 밤인데도, 하늘은 저녁이라 마음도 몸도 헷갈린다. 오른쪽 바지단이 펄럭여서 두 번 접었다. 이렇게 그냥 바지를 입고 타다간 금방 못 쓰게 될텐데. 엉덩이를 보면, 안장에 닿는 엉덩이뼈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기름값이 출렁여도 자전거 타는 나는 일단 기름값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이리저리 불려 다니는 출장만 없다면, 아예 차도 없어도 될텐데. 늠름하고 믿음직스러운 나의 출퇴근 머신도 한방. 하늘보다 강이 멋지다. 하지만 하늘이 없다면, 멋진 강도 없다. 세상은 음과 양으로 설명하려고 했던 사람들의 생각은 굉장히 냉철한 관찰에 의한 것이 아닐까. 자연도 사람 사이의 관계도 밀고 당기기.. 더보기
토요일을 보내는 적절한 방법 학교에서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일을 잘 하는 사람은 아주 바빠 죽을 듯 하지 않아야 하는데, 나는 늘 바쁘다. 다른 사람에게 너무너무 바쁩니다. 라고 하지는 않지만, 다른 분들의 인사가 정신없죠? 라서 나도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정말 그렇기도 하다. 학교에서의 일이 어떻게 돌아가든 주말 만큼은 나와 가족에게만 집중하고 싶다. 학교에서는 도저히 수업 준비할 틈이 없어서 주말에 집에서 수업 준비를 하기는 하지만, 그건 아이들이 영상 보면서 놀고 있을 때 짬을 내서 한다. 그리고 어쨌든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그럼에도 오늘은 해보고 싶은 게 있었다. 우리집에서 충무공동까지 늘 가던 방식은 뚝방길 자전거도로를 따라 김시민 대교를 건너 출근하고, 새로 생긴 속사교-금산교 자전거길을 따라 퇴근하는데.. 더보기
그럭저럭 퇴근길 아침에 루시드폴의 '연두'를 들어서 그렇다. 오늘은 일부러 잠시 햇볕을 보러 나갔다. 요즘에는 앉아 있는 때가 많고, 수업을 할 때에만 서 있는다. 한낮의 해를 보게 되는 경우도 별로 없다. 저 꽃을 찍으러 갔다가 눈의 부셔 얼른 그늘로 들어가야 했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할 때, 속도를 늦추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자출을 시작하면서 가장 잘 사용하고 있는 물건은 애프터 샥 에어로 팩스인 것 같다. 애플 뮤직으로 몇 곡 좋아하는 음악을 체크했더니 내 취향의 음악을 들려준다. 요즘 내 마음을 채우는 노래는 루시드폴의 '연두'다. 초등 5학년인 아들이 진단평가를 치고 성적표를 가지고 왔는데, 과학에서 제법 문제를 틀렸다. 아내는 놀란 것처럼 당황해하며 나에게 그 사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나는 아이가 더 .. 더보기
자전거 발자국 지렁이 아침 출근길. 요즘에는 금산교-속사교를 잇는 새로 생긴 자전거길로 가고 있다. 거리로는 같은데, 이전에 다니던 코스보다 신호등이 적어서 더 빠르게 도착하는 느낌이다. 게다가 공장지대로부터도 멀어서 공기도 더 좋다. 오늘 금산교를 넘어가는 데, 아침에 내린 이슬 위로 자전거 발자국이 있다. 몇 대나 벌써 지나간 건가 세어 봤다. 잠시 생각하면 한 줄이 한 대 갖지만, 자전거는 바퀴가 두 개다. 그러니 살짝 겹쳐진 두 줄이 자전거 한대의 궤적이다. 한 여덟대 정도인 것 같은데, 내가 집을 나선 게 6시 30분 쯤이고 이 다리를 통과하는 시점은 6시 40분쯤 되니, 그 전에 벌써 여러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이 다리를 건넜음을 알 수 있다. 서울의 한강만큼은 아니겠지만, 진주 사람들은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있다.. 더보기
아이가 자전거를 혼자 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고의 방법 시작은 킥보드 유치원 정문에 가보면 아이들의 킥보드가 주차되어 있다. 우리 아들도, 딸도 하원 길에 데리러 올 때에는 킥보드를 가지고 오라고 주문하고는 했다. 아직 작은 키라, 놀이터는 쳐다보지도 않고 곧장 집으로 돌아가려는 엄마, 아빠 걸음을 따라 가려면 킥보드가 있어야 한다. 킥보드를 타면 아이들은 어른보다 빠르다. 아이들마다 속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킥보드는 결국 탈 수 있게 된다. 아이들용 킥보드는 자립하기 때문이다. 미는 요령, 멈추는 요령만 터득하고 나면 킥보드로는 어디든 갈 수 있다. 아, 가끔씩 나오는 튀어나온 보도블럭은 조심. 밸런스 바이크가 최고인데 하지만, 자전거는 다르다. 처음엔 엄마, 아빠가 뒤에서 밀어주거나 앞에서 끌어준다. 그렇게 끌려만 가도 즐겁지만, 결국 혼자 힘으로 .. 더보기
1월 두번째 새벽커피, coffee outside 몇 번째 새벽커피인가. 열 번은 넘은 것 같고, 서른 번은 안 되는 것 같은 그 사이 어디쯤. 어제 밤에 새벽커피 채팅방에 오늘 모임 위치와 시간(7시 30분)을 올렸다. 애초 새벽커피를 할 수 밖에 없는 게, 내가 집을 몰래 빠져나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시간이 딱 새벽 뿐이기 때문이다. 아마 밤에 나갈 수 있었다면, 잠은 좀 접어두고라도 저녁커피 모임을 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6시 40분. 준비하려면 서둘러야 하는 시간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누군가 더 온다는 사람이 없다면 다시 이불을 덮어버렸을 지도 모를 시간이다. 물을 데워서 보온병에 넣고, 내린 커피의 따뜻함을 지켜줄 머그와 텀블러를 하나씩 준비한다. 오늘 모임도 2명일 것 같다. 드립백을 2개 챙기고, 집에 있던 초코 하임 두 개만 넣는다. 영.. 더보기
진주 새벽커피 모임 - 자전거 타고 새벽커피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건 참 싱거운 일이다. 시간의 경계란 인간이 만든 것인데, 거기에 두는 의미가 내가 체감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 해를 보내는 행사를 거하게 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의식을 함으로써 새해에 대한 기대는 고조된다. 해맞이를 갔던 것은 고등학생 때와 대학생 때가 아니었던가. 친구들과 몰려가서 새해를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해를 기다리던 우리는 서로를 바다에 밀어넣었다. (고등햑생은 그래도 된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하기 좋은 일은 무엇일까. 떡국을 먹어야 했지만, 그건 내일로 미뤘다. 우리집 떡국 당번은 아내인데, 어제 코로나 백신 3차를 맞고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대신 내가 어묵과 무를 끓인 육수에 중면을 넣은 국수를 끓였다.. 더보기
일요일 투어링 자전거 타고 아침 나들이 라이딩 | 제이미스 오로라 2021.10.02 - [여행/내가 사는 진주] -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나불천 자전거길 | 진주 | 자전거길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 나불천 자전거길 | 진주 | 자전거길 진주에서 산 지 제법 되었지만, 나불천을 따라 가보지 못했습니다. 나불천은 제법 오래되었습니다. 진주박물관에서 진주성도를 보면, 남강이 제일 먼저 보이지만, 옆으로 보면 나불천이 있습니 yagatino.tistory.com 내게 짧은 라이딩이란 없다. 동네 농협 마트에 장을 보러 가는 그 1킬로미터도 내게는 긴 라이딩이다. 가장 먼거리는 옷을 입고 자전거까지 가는 그 3미터. 장을 보러 가는 라이딩은 아무도, 아니 적어도 우리 가족은, 그게 라이딩인 줄 모른다. 나만 그것을 라이딩으로 생각한다. 내게는 소중하며, 잠시간 혼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