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서 산 지 제법 되었지만, 나불천을 따라 가보지 못했습니다. 나불천은 제법 오래되었습니다. 진주박물관에서 진주성도를 보면, 남강이 제일 먼저 보이지만, 옆으로 보면 나불천이 있습니다. 남강이 사랑받으며 흐르는 동안, 나불천도 조용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아이들과 아내는 아파트 놀이터로 놀러를 간다고 해서 저는 (자출이 아닌) 오랜만에 혼자 자전거를 타러 갔습니다. 아직도 제이미스 오로라에 적응이 덜 되어서, 안장이 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데, 조금이라도 더 타고 거리를 늘여가며 몸에 맞춰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초전에서 출발이라, 남강을 따라 가기로 합니다. 카카오맵앱으로 ‘이현동 웰가’를 검색하면 나불천 자전거길로 갈 수 있습니다. 아니면 이현동에 있는 하연옥을 찾아도 됩니다. 그 방향을 향하되, 나불천으로 난 길을 찾으면 됩니다. 강변을 따라 달리는데, 이쪽 강변도 정비를 하고 있네요. 진주시내에 있는 남강변은 모두 정비가 되는 가 싶을 만큼 파헤쳐져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그 빛이 나무마다 다릅니다. 곧 노란 은행잎을 볼 수 있겠다 생각하니, 그때는 꼭 이 길로 자주 와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진주성을 지나고 곧 이현동으로 도착합니다. 휴대폰은 네비게이션 및 자전거 운동량 기록을 위한 도구로 쓰고, 최근 새로 구입한 Richo GR을 스탬백에 넣어두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출시된지 정말 한참 지난 카메라지만, 크기가 작으면서도 기동속도도 빨라서 자전거 타며 사진 찍기에 최고다 싶습니다. 오늘 찍은 사진은 모두 GR로 찍은 사진입니다. 그 중 포지티프필름 효과를 사용해서 찍었습니다.
저 뒤로 하연옥이 보입니다. 하연옥 냉면이 맛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외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냉면이지 싶습니다. 아무튼 오토바이 진입 금지라고 쓰여진 걸 보니, 오토바이들이 어지간히 다녔나 봅니다. 이제부터 새로운 자전거길이 시작된다는 표지입니다. 이현동 웰가 뒤 산책로를 따라 가면 됩니다. 나불천은 ‘전혀 개발’ 안 된 모습이라, 좀 쓸쓸한 것 같기도 하고 자연스러운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가보고서야 예전에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나불천 자전거길을 본 적이 있다는 걸 기억해 냅니다. 그때 저 자전거길을 달리면 참 좋겠다 생각했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초전동에서 거리가 20킬로 정도 되는데, 그렇게 갈 수 있는 목적지는 초전에서 교통공원 정도 됩니다. 하지만 남강을 따라난 자전거길에는 자전거 도로를 걷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자전거 타기가 불편합니다. 사람들을 신경써서 타야 해서 재미가 한참 떨어집니다. 거리는 거의 같은데, 나불천 따라난 길에는 보행자는 거의 없습니다. 간간이 다른 자전거 라이더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왼쪽으로는 나불천, 오른쪽으로는 논이나 밭이 보입니다.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라이딩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가다 보면 쉼터도 있고, 제대로 된 화장실도 있었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길을 좀 가다가 저 다리를 건너면 카페도 있었습니다. 커피 한잔 하러 오는 라이딩으로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나불천 자전거길이 끝나고, 조금 더 가니 하나로마트가 나오네요. 콜라도 하나 사고, 화장실에도 갑니다. 편안하게 라이딩해서 그런지, 간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도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콜라 하나만 마시고 돌아섭니다. 초전으로 가는 길은 7킬로 정도 되는 경로도 있는데, 좁은 도로나 차로를 따라 가야 하는 코스라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다시 왔던 길을 거의 돌아가되 올 때는 남강을 좌측에 끼고 돌아오기로 합니다.
카레라를 통해 본 남강과 진주성과 남강변은 더 이쁩니다. 날이 더워서 물은 미지근했고, 이쯤되어서는 얼른 집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타이즈를 입고 가길 잘 했습니다. 볕이 뜨거웠고, 이미 많이 타버린 다리지만, 오늘은 좀 지켜줬습니다. 매일 출퇴근 하는 구간인데, 여기서 빵 한 쪽을 먹고 다시 출발합니다. 킥스탠드가 없어서 자전거를 세워둘 수가 없고, 그렇다고 눕혀 두기도 싫어서 요령껏 자전거에 기대어 쉽니다. 꼭 자전거 탈 때만 신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 어디서나 제일 좋아하는 신발은 나이키 에어포스 1입니다.
집에 거의 다 와서 마지막. 오늘 달린 거리는 40킬로를 조금 넘깁니다. 브롬톤을 타는 것보다 훨씬 빠르면 좋겠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오늘 달려보니 안장 위치를 제대로 잡은 것 같습니다. 특별히 불편한 없이 잘 탔습니다. 단, 아직 핸들 포지션이 익숙치 않아서 적응이 더 필요합니다. 손목이 아프지는 않지만, 충분히 체중을 실어서 페달링하려면, 손에 체중을 실으면 안되는데, 그게 잘 안됩니다. 더 많이 타면서 연습을 해야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분명히 스트라바앱도 켰는데, 뭘 잘못 건드린 건지 주행 중에는 ‘멈춤’이 되어 있었습니다. 결국 스트라바 기록은 남기지 못하고 카카오맵에마나 기록을 남겼습니다. 다음 주에는 퇴근 하는 길에 한번 더 같은 코스로 가봐도 좋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아들과도 같이 오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쉬엄쉬엄 온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고, 보급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가보지 못한 진주의 자전거길을 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가을은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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