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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군산시 경암동 철길마을 - 리루서점 학생들을 이끌고 군산으로 인문학 기행을 다녀왔다. 근대역사박물관부터 시작했는데, 어릴 때 기억하는 진해 같기도 했고, 높은 건물이 없어서 경주의 한쪽 골목 같다는 생각도 했다. 진주에서 차로 3시간(마이산 휴게소에서 15분) 정도 걸려 갔는데, 운전을 하지 않으니 그 시간이 길지 않았다. 음악도 듣고 책도 읽고 다른 사람이 실어다 주는 여행은 훨씬 편하다.  경동 기차 마을은 내 관심사는 아니었다. 그래도 기차길이 있는 고즈넉한 풍경 따위를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사진으로는 -남기고 싶지 않아서- 남기지 않았으나, 옛날 교복, 각종 간식, 각종 기념품으로 가득했다. 내가 입어본 적 없는 교복으로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는 없다. 결국 옛날 느낌 나는 사진을 찍는 게 좋은 사람은 가도 되는 곳. 쫀득이.. 더보기
주말 하동 나들이: 무량원식당, 박경리기념관, 이화명과, 하동책방 주말에도 아이들은 해야 할 일이 많고, 서두를 필요도 없어서 점심 때가 되어서 집을 나섰다. 아이들이 어릴 때 우리 부부는 되도록 어떤 체험 시설이든 '오픈런'할 수 있도록 아침 일찍 서둘렀다. 아이 둘을 보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과의 '혼란'까지 겹치면 육아가 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주말에 우리 아이들은 늦잠을 잔다.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5시 30분에 일어나서 자전거까지 타고 왔건만. 평소에 듣거나 보는 게 있어 가족과 같이 가고 싶은 곳은 지도앱에 표시를 해둔다. 오늘은 그 곳 중 세 곳에 갔다. 청국장을 하는 무량원 식당, 전병이 맛있다는 이화명과, 그리고 진주문고 사장님이 차린 하동책방. 무량원식당11시 30분이 되기 전에 도착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없다. 대표 .. 더보기
추석 때 다녀온 카페 '묵음' 카페 이름이 '묵음'이라니, 가게 이름은 참 중요하다. 아빠, 누나가 사는 인천을 가끔 가는데, 집 근처에는 가 볼 만한 커피숍이 보이지 않았다. 지도앱에서 검색해 보고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았다. 위치를 보니 이제는 쇠락한 원도심에 조성된(?) 카페 거리 같았다. 이번 추석 때 혼자라도 가봐야지 생각했는데, 아내와 딸을 데리고 갔다. 걸어가는 바람에 딸이 더운 날 고생을 좀 했다. 가게 안에 들어서는 게 강아지들이 반겼다. 딸이 강자리를 무서워 한다는 걸 나는 깜빡했다. 그래도 순한 녀석들인데다가, 주인분이 강아지를 잡아(?) 주셔서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아들도 따라갔으면 강아지를 아주 좋아했을텐데. 가구는 좀 빈티지한 사무용 가구 같은 것들로 채워져 있었다. 군더더기 없어서 나는 좋았다. 일종의 맥.. 더보기
여름방학 단 이틀의 휴가 -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여름방학 중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은 단 이틀.그 중 하루는 혼자, 또 다른 하루는 가족들과 보내기로 했다.갑자기 선택한 둘레길 3코스. 이건 순전히 유튜브에서 본 캠핑 유튜버 때문이다. 서울에 사는 그 분이 새벽차를 타고 내려와 후다닥 걷고 올라가는 걸 보니, 나도 가능할 것 같았다. 진주에서 인월(남원)까지는 1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침에 자차로 출발, 인월 둘레길 안내센터에 도착하니 8시 20분. 집에서 물 1리터, 쥬스 하나, 에너지바를 챙기긴 했지만, 슈퍼 마켓에 들러서 스포츠음료 1, 콜라 1을 더 챙겼다. (이게 없었으면 낙오할 뻔했다. 혼자 갈 때는 특히나 보급에 신경을 써야 한다.)혼자라도 좋았다. 20킬로 되는 코스라도 겁은 나지 않았다. 폭염이라도 그늘을 만들어 줄 모자가 있.. 더보기
추석 서울 출정- 체부동 잔칫집, 온고잉, 후암씨어터 불편한 편의점 추석 연휴 서울 출정. 서울을 벗어나는 틈에 서울로 잠입하려 했지만 서울이 괜히 서울이 아니다. 휴게소에서 쉬는 시간까지 합쳐서 6시간을 바쳐 서울에 들어왔다. 청와대 사랑채가 목적지였는데, 내부 리모델링 중이라 별로 구경은 하지 멋하고 그 옆 서촌과 통인시장을 돌아봤다. 대자를 시켰어야 했다. 들기름 향이 약간 나는 비빔국수가 서울 입성 후 첫끼니다. 온 가족이 ‘미식’이나 ‘대식’에는 관심이 없어서 우리 가족은 늘 눈에 뛰는 집에 그냥 들어간다. 시장안 분식집. 메뉴가 많은데도 금방 나온다. 면이 익을 시간만 있으면 음식이 되어 나온다. 시장이 죽었다지만 지방의 시장에 비하면 서울의 시장은 활황같다. 사람 상대하는 곳이라면 무조건 사람이 많아야 하는구나. 오래된 것들이 빌딩숲 사이에 새초롬이 자리잡고.. 더보기
폴 바셋, 라떼, 서울에서의 호사 서울에서 누린 호사 한 가지는 따뜻한 라떼. 부산에서도 먹어볼 기회(?)는 있었지만, 늘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였으므로, 나의 커피를 위해서 아이들을 기다리게 할 수도 없었다. IFC몰에서 밥을 먹고 아이들이랑 아이스크림이나 먹을까 해서 나는 '폿 바셋?'이라고 의견을 냈다. 우리 식구 뿐만 아니라 아내의 동생 식구들까지 다 같이 가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꼭 폴 바셋에 가야 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내가 가장 연장자였으므로 모두들 나의 말을 들어주었던 것 같다. 역시나 엄청난 인파, 넘치는 휘핑크림처럼 폴바셋 매장을 다 채운 손님들은 그 밖까지 나와 있었다. 나는 인내심있게 기다렸다. 폴 바셋은 2003년도 커피대회 우승자라고 한다. 그가 만든 커피 브랜드는 아니고,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커.. 더보기
시간을 파는 상점 관람기 시간을 파는 상점 관람기 당일치기 서울 여행도 가능할거야? 라는 생각을 한 건, 이웃 가족의 서울 당일치기 나들이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친한 가족이 새벽에 올라가 밤에 내려오는 일정으로 서울에 다녀 왔고, 그렇다면 우리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 일정 중 주요한 것 중 하나가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는 것이었다. 연극을 꼭 대학로에서 봐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로의 극장 같은 극장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배우들은 연극이 끝나고 저렇게 이쁜 포즈를 취해 주었고, 꼭 SNS에 올려달라고 했다. 인스타그램 따위는 이제 하지 않으니 이렇게 블로그에 쓰기로 한다. 시간을 파는 상점 평이 좋아서 보기로 했다. 아들은 불편한 편의점을 보자고 했지만, 아직 시작한 지 얼마 .. 더보기
순천 낙안읍성의 봄 아들은 세 번째, 딸은 두 번째. 둘 다 기억도 못하는 곳이지만, 나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곳이라 오랜만에 찾아왔다. 그네도 굴렁쇠도 파전도 대장간도 기억나는데, 보호수가 이리 여러 그루 있었는지는 몰랐다. 완연한 봄이라 아이들 그네 밀어주다가 땀이 났지만, 그래도 밀어줬다. 땅에서 벗어나는 기분, 하늘을 나는 기분. 그네 타기는 기분 좋은 일이다. 어릴 때 그네를 타다가 ‘손을 놓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결론은 뻔하지만, 어처구니 없이 위험한 일에 대한 호기심 어린 질문을 가지곤 했던 생각이 난다. 만원짜리 파전을 시켜도 깍두기랑 콩나물 기본찬이 나와서 요기가 되었다. 술을 끊기 전이었자면 막걸리 한 잔이 생각났겠지만, 이제는 아니다. 다 좋았으나, 처음으로 성곽을 따라 걸은 것이 제일 좋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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