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27

아들의 사춘기가 움트다

아들은 벌써 중학교 입학을 준비한다. 한창 갖고 싶은 게 혹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아들에게 계속 돈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엄마가 지칠 때까지 뭔가를 계속 이야기 하는 바람에 이제 아들 물품 쇼핑은 내 몫이 되었다. 롯데몰 나이키 매장으로 갔다. 군인 가방처럼 생긴 가방인데, 나도 마음에 들고 아들도 마음에 들어했다. 가격은 119,000원. 흠. FILA에서 본 책가방은 15만원이니 이 정도면 저렴하다고 해야 하나. 다른 곳에서도 보고 같이 본 가방이 모두 마음에 든다고 했다. 결정은 하지 못했으니 일단 집으로 돌아왔다. 시원시원하게 돈을 쓰지는 못하는 나라서, 가방이 비싼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래도 결국 아들이 원하는 걸 사주기로 했다. 아들은 산타에게 학원 가방을 선물 받고 싶단다. ..

엄빠와 써보고 싶은 인생연표

진주문고에 갔다가 이걸 발견했다. 뒤적여 보다가 사오지는 않았지만 다시 들러 사야지 싶다. 내 머릿 속에는 ‘수행’되지 못한 수많은 아이디어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아빠와 엄마의 삶을 기록해 보는 것이다. 나는 아빠를, 엄마를 오로지 아빠와 엄마로만 기억하고 있다. 결혼을 해서 우리를 낳고 내가 기억하는 순간부터 아빠와 엄마의 삶이 내 삶 속에서 진행된다. 내가 결혼을 하고 나서는 아빠와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급격하게 줄었으니, 시간은 흘렀으나 새로운 추억이나 기억이 늘지는 않았다. 아빠와 엄마가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아 왔는지 궁금하다. 정리해 가다보면, 새롭게 알게 되거나, 잊고 있던 것들이 떠오르지 않을까? 아빠와 엄마의 삶 속에서 나는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 하고 있을까. 줄어가지는 않는다는 걸 요..

너는 나의 가장 친한 자전거 친구

그러면 안 되는데, 자꾸 아들한테 짜증이 는다. 아들이 나한테 짜증을 내서 그런가, 아님 내가 먼저 그러는 건가. 모르긴 몰라도, 일단 내가 아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커지고 있고, 내 기준에서 모자란다 생각해서 아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마음으로 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내 잘못이 크다. 그래도 우리 둘이서만 할 수 있는 게 아직 있는데, 그중 하나가 자전거 타기다. 아내도 자전거를 탈 수는 있으나 빠르게 멀리 갈 수가 없고, 딸을 매달고 타는 것도 가능하지만 빠르게 갈 수가 없다. 우리 둘이서 라면 조금 힘을 내어 달려볼 수가 있다. (물론, 오늘처럼 바람이 심한 날에는 그저 지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물 한 병을 넣고, 집에서 굴러 다니던 과자 두 개, 지갑을 챙겨서 나선다. 바람은 어찌 이렇게..

안경을 잃어버린 아들에게 비폭력대화의 방식으로 마음 전하기

올해 들어서 지속적으로 대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내 마음을 전하고, 설득하는 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화에서 목적이 설득은 아니다. 대화의 목적은 관계다. 나는 관계가 어렵고, 다행인 점은 나만 어려워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의 말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시도하고 실천하고 있다. 비폭력 대화란 비폭력대화에 대해 공부하는 바를 쓰게 되겠지만, 간략히 정리하면, 비폭력대화란 사람의 말이나 행동으로 그 사람 전체를 평가하지 않고, 되도록 기다리고 관찰하며, 그 사람의 말에 드러나지 않은 감정과 욕구를 이끌어 내고, 나의 감정과 욕구를 상대에게 정확하게 전하는 대화이다. 아무도 상처 받지 않는 대화. 이런 대화의 전제는..

초등4 아들이 갖고 싶다는 초능력

설득력 어젯밤 아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초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어떤 능력을 갖고 싶어? 뭐든 잘할 수 있는 능력. 아니, 한 가지만 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말이야. 설득력. 나는 잠시 생각했다. 왜 설득력을 갖고 싶은지 묻지는 않았다. 하지만, 훌륭한 선택이란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은 이제 세상과 싸우고 있다.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의 뜻대로 하고 싶은 게 많아지는데, 그것을 가로막는 것도 많아지고 그런 것들을 알게 되었고, 그것들을 모두 견뎌낼 수 없게 되었다. 싸워서 이기면 패자가 생긴다. 그러니 설득하면 좋다. 나도 중학생 때나 고등학생 때에는 다른 사람, 정확히 친구들을 잘 설득한다고 생각했다. 판매사원이 된 마냥, 내가 사놓고 마음에 안들었던 다이어리를 친구에게 성공적으로 ..

데자뷰의 순간 : 내 책장에 접근하는 아들

데자뷔라는 현상이 있거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람들이 이름 붙인 것을 보면, 여러 사람이 비슷한 현상을 경험했고, 그걸 이야기하다 보니 지칭해야 할 단어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 우리는 미래를 보지 못하고 오로지 과거를 회상할 뿐인데, 과거에 했던 일을 똑같이 반복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정말 우리가 같은 일을 거의 같은 상황에서 두 번 하는 것일까? 데자뷔는 낯선 상황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이미 했던 것처럼 만들어 버리는 우리 뇌의 속임수라는 글을 읽을 적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불안하거나 부정적인 상황에서만 데자뷰를 경험하게 되지 않으니 그 설명은 반 정도만 맞는 것은 아닐까? 매트릭스에서 빨간약을 삼킨 네오는 매트릭스로 들어갔다가 데자뷰를 경험하게 된다. 복도 한쪽에 있던 검..

아들의 이가 깨어졌다

“아들 이가 깨져 나갔어.” 아들은 아주 장난꾸러기가 아닌데도, 이미 한번 팔에 실금이 가서 반깁스를 한 적이 있고, 캠핑장에서 뛰어 다니다가 돌에 박혀 턱 아래가 찢어져 꿰맨 적이 있다. 낫고 나니 모두 눈에 띄지는 않는 상처다. 오늘은 태권도장에서 피구를 하다가 공을 잡으려다 앞에 있는 형 팔꿈치에 턱을 맞아, 윗니 아랫니가 딱 맞부딪히면서 아랫니 두 개의 윗부분이 조금 깨어져 나갔다. 아내의 문자를 받고 집에 와서 확인하니 크게 깨어져 나간 게 아니지만, 병원에 당장 가보는 게 좋겠다. 역시나 치과들은 모두 예약제라 빠르면 목요일 밤 진료가 가능하단다. 나는 요즘 저녁 시간에 전혀 시간이 나지 않는 편이라 어쩔 수 없이 아내가 데려갈 생각으로 목요일 밤 예약이라도 잡으려고 다시 전화했는데, 처음과는..

경상남도 교육청 독서길라잡이 | 작가 되기에 빠진 아들

https://readingedu.kr 경남 교육청 독서 길라잡이 경남 교육청 독서 길라잡이 readingedu.kr 초등학생들의 독서활동을 도와주는 사이트가 있다. 나는 처음 들었는데, 학생들이 읽은 책에 대한 퀴즈를 풀거나, 독서감상문을 쓰거나, 독서화를 그리거나, 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가 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나도 작가되기 라는 코너에서는 자신이 직접 쓴 글을 올릴 수가 있다. 엄마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더니, 아들은 일요일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교육청에서 만든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메뉴가 깔끔한 편이다. 제법 많은 책에 대한 퀴즈가 있고, 퀴즈를 맞추고 댓글을 달면 점수가 쌓이는 방식이다. 레벨업도 되나 본데, 정말 상당히 많은 책을 읽어야 높은 레벨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들과 블랙 위도우 관람 (노스포)

마블 시리즈는 간신히 영화로만 챙겨보는 ‘팬’이다. 역시 아이언맨이 멋있지만(3000만큼 사랑해;), 캡틴 마블이나 블랙위도우가 더 멋있다. 블랙위도우가 개봉되기를 굉장히 오래 기다렸다. 코로나 때문에 재미있는 영화들이 줄었다. 7월 7일 개봉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혼자 가서 볼 수는 없었다. 아들과의 의리를 생각해서. 아들은 호크아이를 제일 좋아한다. 화살이 효과적인 무기는 아니지만, 멋있는 무기이긴 하다. 내가 블랙위도우를 좋아하는 이유는? 스칼렛 요한슨이니까. 스칼렛 요한슨을 좋아한다지만, 그녀의 작품을 많이 본 것은 아니다. 그녀의 필모그라피를 보면, 참으로 재능있고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녀의 목소리! 중성적인 목소리가 마음에 든다. 영어를 하는데도 약간 한국어로 말하는 ..

초등학생 아들에게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아이를 키우면서 몇 번의 중대한 성장의 계기가 있다면, 그 중 하나는 아이가 이성에 관심을 갖게 되는 때가 아닐까. 내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이성’에 대한 인식은 없었지만 그래도 늘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여자로서’ 라고 인식할 만한 때는 없었다. 하지만, 여자 아이와 남자 친구들은 다르다는 생각은 했었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여자 아이들은 대개 더 이뻤고, 더 조용했고, 더 깨끗했다. ㅎㅎ 아들도 벌써 4학년이고, 이제는 초등학교 고학년!! 11살의 사춘기도 있다는데, 아들은 얼마전부터 강한 자기 생각을(나쁘게 말하면 똥고집 혹은 약한 반항) 가지기 시작했고 우리에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나보다 아내는 더 유연하게 대처하고 더 많이 받아주려 하고 있다. 나도 받아주려 힘껏 애쓰고 있고,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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