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Instant blogging 125

진주 아침 자전거 출근길 - 안개 도시

어쩌면 안개는 늘 아침마다 자욱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살던 부산도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핸들바를 적실만큼 안개를 헤치고 다니는 건 진주에 와서 자전거 출퇴근 하면서만 하게 되는 경험이다. 안개가 자욱한 날이 자주있는데, 오늘은 유독 심했다. 빠르게 달리는 차라면 위험하겠지만, 자전거는 느리다. 그래도 다른 사람이 나를 봐야 내가 안전하고 그도 안전하니 프론트 라이트도 후미등도 깜빡이게 만들어 놓고 자출을 나선다. 아내 덕분에 전기장판을 켜고 잔 건 벌써 열흘이 넘었지만, 바닥 난방은 하지 않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 밖은 너무 차갑다. 떨치고 일어나 나와야 하는데, 다시 움츠러 든다. 잘못 뛰쳐 나온 것처럼 일어났다가도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아니다. 어쩌면 추워서 라기 보다는 어제 늦게..

수능 응원을 위한 월아산 산행

진양고에 오기 전에 진주여고에서도 동료 선생님들과 지리산에 간 적이 있다. 그냥 ‘가고 싶은 마음’으로 갔다. 그리고 가는 김에 수능치는 학생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써갔다. 진양고에 와서도 좋아하는 부장님들에 우리 아들까지 대동해서 중산리로 천왕봉에 갔다. 작년에는 지리산은 무리라는 의견이 있어 가까운 월아산으로 갔다. 8시에 만나 산을 오른다. 별로 힘들지 않은 코스라 부담이 없다. 편안한 옷차림. 나는 모카포트 6인용을 꺼내어 커피를 준비해 갔다. 만나는 시간이 8시. 좀 이른 시간이었지만 늦는 사람없이 도착. 쉬엄쉬엄 산을 오르니 10시. 간식을 먹고 주무관님이 준비해준 플래카드를 들고 사진도 찍었다. 하산하고 바로 개성삼계탕으로 가서 삼계탕. 좋은 응원(?)이었다. :)

Perfect days 플레이리스트

자전거를 거래하러 갔던 길이다. 나는 어디서 읽은 걸까. 영화 Perfect days 에 대해서, 그 남자의 삶에 대해서 읽었다. 그 영화 속에 두 권의 책과 여러 개의 음악이 나온다고 했다. 자전거를 받아들고 진주로 오면서 이 플레이리스트를 찾았다. https://music.apple.com/kr/playlist/perfect-days-playlist/pl.u-vxy69yxCW0gD31 모두 익숙한 곡이다. 이렇게 플레이리스트를 꾸려준 분에게 감사한다. Pefect days 는 영어로 쓰고 플레이리스트는 한글로 쓴 내가 우습다.

아침 커피, 혼자서.

아침에 늑장을 부려서 딸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고 다급히 나갔다. 덕분에 접이식 의자는 두고 갔고, 마음에 쏙 드는 곳에서 커피를 마시지는 못 했다.  브롬톤이 아니라 다른 자전거를 끌고 갔었어야 했는데... 우체부 아저씨 전화를 받지 못해서 등기로 받아야 하는 QR볼트를 받지 못했고, 그래서 브롬톤으로 대충대충. 그래도 마라톤 타이어를 끼운 브롬톤은 그래블이 별로 안 무섭다.   다음에는 여기에 자리를 펼쳐야지 혼자서 찜 해놓고. 여러가지 커피 도구를 시도해봤지만, 밖에서 즐기기에는 에어로프레스 Go 가 가장 좋다. 나오는 커피 똥 처리도 깔끔하고 굳이 씻어야 할 필요가 없어서 집에 와서 처리 하면 된다. 따뜻한 물과 원두만 있으면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 쿠키를 담아가고, 거기에 커피 찌꺼기를 담아..

대형카페 구경 UP coffee

부서회식이다. 아주 오랜만에 법카..를 들고 협의회다. 그래도 부장이(바로 나) 사야 부서 선생님들 사기가 진작된다.(라고 적어도 나는 생각한다.) 르반부에서 저녁을 먹고 새로 오픈했다는 대형 카페로 갔다. 옆이 한일병원이 있는디, 아주 가볍게 한일병원을 압도한다. 그냥 사각 빌딩이 아니라 외형을 구경하는 맛이 있다. 지구가 위기에 빠지면 이 빌딩이 변신을.. 할 리가 없다. 그래도 마치 테트리스 블럭을 대충 쌓아올린 것처럼 건물에 재미가 있다. 건물 안은 찍지 않았다. 당연한 듯 주문을 위한 키오스크가 있었고 차령등록을 위한 키오스크도 보였다. 2시간 무료 주차라니, 좀 아쉽다. 가게 안에 추워서 더 있기도 좀 힘들었다. 음료 가격은 메우 비싸지는 않았다. 늦은 저녁이라 커피를 안 마셔서 카피 맛을 논..

우리동네 휘낭시에 맛집

24년 9월 21일 토.비가 많이 오는 날, 딸의 심부름(?)으로 다이소에 가야 했다.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우리 동네 휘낭시에 맛집 '엘더프랑'이다.방앗간에 들르듯 들러서 라떼를 주문했다.왜 휘낭시에는 주문하지 않았을까.혼자 나오면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사고 싶은 더 사지 못하게 된다. 왜 그럴까.그랬는데, 라떼를 주면서 직원이 휘낭시에 하나를 저렇게 얹어 준다.조금 있으면 따뜻해 집니다.휘낭시에 하나 가격이 3,300원 정도나는 휘낭시에 하나 얻어먹고,이 집 단골이 되어야 겠다 결심한 날이다.

칠판 위의 가을

갑작스럽게 나만 보게 되는 아름다움이 세상이 있다. 며칠 전 아침, 일어나서 몸을 풀고 고개를 드는 데, 가을 칠판에 맺혔다. 해의 기울기, 해의 색온도. 가을 아침에 볼 수 있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곧 죽겠지 생각했는데, 물만 줘도 자란다. 떡잎이었던 녀석은 볼품이 없지만, 새로 자란 잎은 거대하고 압도적이다. 가을의 그림자를 만들어준 녀석.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