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Instant blogging 130

미라클 출근

집을 나서는 시간 6시 10분. 30분 가량 달린다. 7시가 되기 전에는 신호등은 깜빡이기만 해서 눈치껏 도로를 건너면 된다. 체육관으로 샤워를 한다. 샤워를 하고 나와서 습하고 더운 날씨 때문에 땀이 나지만, 대형선풍기로 땀을 말리며 머리도 말리고 옷도 입는다. 그 사이에 출근할 때 입었던 반바지와 긴팔티셔츠의 땀은 마른다. 7시 출근. 집에는 일찍 가야 하니 출근을 좀 더 앞당기기로 했다. 혼자 내리는 커피라 에어로프레스로 후다닥 커피를 내린다. 보온병에 옮겨 담고 자리로 가서 앉는다. 컴퓨터를 켜고, 네이스를 한번 보고, 공람된 공문을 확인해서 처리한다. 그리고 오늘은 지금 진행하고 있는 업무들, 다음주까지 진행되는 업무들에 대해서 정리를 해봤다. 여러 선생님들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

고민없이 파란 하늘

주말 동안 서울 여행을 다녀왔다. 아이들과 보고 싶은 것도 많았고, 특히나 가족들을 만나는 게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서울에 다녀왔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막히는 도로를 잘 피했고, 생각했던 것보다는 사람이 적었다. 고향인 부산도 아니고, 작기만 한 진주에서 살다 보니, 대형 도시에 가려니 걱정이 여러모로 되었다. 사람이 많은 것은 딱 질색이지만, 새로운 것들이 가득한 곳으로의 여행은 즐거웠다. 특히나 아내는 아무런 계획도 기대도 하지 않았었는데, 많이 재미있었다고 했다. 어제 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차를 몰고 왔고, 낮에는 아내를 도와 집을 정리하다 보니 피로를 풀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가. 점심을 먹고 나서 졸음이 쏟아져 누웠는데, 쉽게 일어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낮잠으로 오후를 보내고 로컬마트..

20220601 세차와 더블샷

아내차를 거의 8개월 정도만에 세차했다. 세차 바스켓을 들고 나가서 구석구석 보이지 않던 먼지를 벗겨낸다. 벗기고 나니 작은 새로운 상처들이 보인다. 새차는 곧 헌 차가 된다. 차 안까지 클리너를 뿌리며 닦고 나면 몸은 약간 지친다. 날이 덥지 않아서 일까 평소의 ‘지침’보다는 덜한데.. 자출 덕분에 조금 체력이 좋아졌나 싶기도 하고.. 먼지를 털어내고 청소기로 빨아냈지만, 그래도 먼지가 가라앉기 전에 바람을 넣어 먼지를 빼야 한다. 그래서 드라이브. 목적지 없는 나른한 드라이브란 얼마나 좋은가. 잠깐 차를 몰아 스타벅스로 온다. 분명히 문을 열었을 유일한 커피숍. 바닐라 더블샷을 주문하고 후루룩 마실 준비를 한다. 얼음뺀 바닐라 더블샷. 당충전 끝.

양귀비 출근길

활짝 핀 양귀비. 출근길, 치마를 펼친 것처럼 바람에 하늘 거리는 양귀비 꽃. 닥종이 같은 꽃잎이 햇볕에 반쯤 속을 드러낸다. 자전거를 타고 학교에 가는 길,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 차를 탈 때보다 덜 서두르는데도, 웬만해서는 자전거를 멈추게 되지 않는다. 그래도 오늘은 멈춰서 햇볕에 제 아름다움을 뽐내는 양귀비 꽃을 잠시 본다. 세상에는 내 관심을 바라는 대상이 많고, 나도 그렇다. 사람들이 꽃 같아서, 내 눈도 손도 바빠 가끔은 피로해서 그냥 나도 길가에 핀 꽃이되 눈에 띄지 않는 꽃이었으면 한다.

익룡발자국전시관에 거북이

익룡발자국전시관에 발자국이 있는 작은 짐승들이 왔다 거복이, 도마뱀, 배.. 이름은 들었으되 기억은 못한다 4살 난 거북이 앞에 자리를 잡고 지켜본다 고개를 박고 물을 마시는 거북이 한 꿀떡 두 꿀떡 넘어가는 시간이 한 4초 입에 담은 물이 목을 넘어가는 게 보인다 입에서 목까지의 거리는 3초 이상 이 글을 때리며 내가 커피를 넘기는 시간은 촌급 나는 얼마나 쾌속으로 사는가 느리게 사는게 장수의 요령이리라

니로 연비 기록 29.4

오늘의 대단한 일 : 니로 연비 기록 70킬로 미터 정도 국도와 시내 주행을 하고 연비 29.4km/L 주행 중에는 리터당 30km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아무튼 최고 기록이다. 연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아들에게는 '액체인 기름으로 어떻게 차를 움직이게 만들까?'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줬다.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차를 타지 않아야 하겠지만, 타야 한다면 가솔린으로 연비 좋은 차를 타야 하지 않을까. 전기차가 깨끗해지려면 전기를 만드는 과정도 깨끗해야 한다. 국도 제한 속도가 80킬로였기 때문에, 크루즈 컨트롤로 계기판상 85로 맞추고, 더 느린 차가 있으면 잠시 가속해서 추월했다. 에어컨은 실내온도 22.5도 맞춘 상태였다.

드러누운 민들레

어제 아침에는 꼿꼿이 서 있었는데, 오늘보니 저렇게 누워 있다. 아직 씨를 다 털지도 않고 혼자서 저리 될리가 없을 것 같은데. 자전거 주차장에 오가다가 누군가 밟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별 필요가 없는 생명이라, 어찌 저 민들레를 돌볼 필요도 없고, 사람도 없다. 학교에는 필요가 넘치는 공간이라, 필요치 않은 것들은 쉬이 잊혀진다. 필요를 증명해야 무엇이든 살아남을 수 있다. 딱히 학교만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만, 학교에서 조차 그렇다. 시험을 치고, 오늘 학생들의 서술형 답안을 채점하는데, 내 손의 움직임이 단조롭다. 우상단에서 좌상단으로 빗금, 맞혀지지 못한 문제는 소용이 없다. 소용없는 답을 쓸 바에야 쓰지 않겠다고 결심한 의지도 보인다. 빈 답안지. 민들레의 소임을 꽃을 피우고 씨를 뿌리는 것.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