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Instant blogging 127

오늘, 진주, 하늘, 지브리

12시 30분쯤 보충수업을 마치고 퇴근하는 시간이다. 자전거용 고글로는 햇볕을 견뎌내기 어려울 만큼 밝고 맑은 하늘이다. 간신히 눈을 뜨고 사진으로 남기는데, 어디서 본 것처럼 매일 매일이 ‘지브리스튜디오’에서 그려내는 그림 같은 하늘이다. 길거리에 사람도 별로 없다. 삐빅. 울리는 안전문자 알람 소리에 휴대폰을 열어보면, 폭염을 주의하라는 안내문이다.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외출을 삼가하고, 15분에 한번씩 물을 마시라는 내용이다. 가장 더운 시간에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는 나는 갈수록 몸이 녹을 것 같다. 그래도 한줌 바람과 큰 구름이 내려주는 그늘 덕분에 갈 만 하다. 비오는 날보다 더 사람들이 없다 자전거길에. 사진을 찍을 때는 눈을 다 못 뜨고 찍은 것 같은데, 휴대폰으로 다시 봐도 하늘이 쨍하..

초전동 기록, 한움큼 남은 나무 베기

산도 아닌 언덕. 그래도 거기에 나무가 좀 있었다. 그리고 이제 나무를 베어 내고 있는데..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나? 도서관도 들어온다고 하고. 나무를 베어 내고 도서관을 올리고, 아파트를 올린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는 늘 높은 소나무가 서 있다. 대개 색이 좋지 않고 시들시들 해서 서로 기대어 있다. 그 모습을 보자면, 마음이 좋지 않다. 그러고도 나는 아파트 살고 있는 사람. 집값은 오를 건가 보다. 자꾸 집을 지어 올리는 것을 보면. 돈 앞에 초연도 못 하고, 자연 앞에 겸손도 못한데, 잘린 언덕의 머리를 보니 마음이 좀 휑하다. 그냥 그런거지.

행운의 양과 백신 부작용

아내는 백신을 맞으러 가는 나에게 “겁 안나?” 하고 물었다. 아마도, 그때부터 나는 좀 걱정이 되기 시작한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민감한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무디다. 아, 다들 그럴 거라 생각한다. 나는 학생들의 얼굴은 귀신같이 기억하는 편이지만, 내 보험상품이 뭘 보장하는 지 잘 모른다. 내가 타는 브롬톤이라는 자전거에 대해서는 제법 아는 편이지만, 다른 자전거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한다. 새로운 단어를 알아가는 것은 좋아하지만, 띄어쓰기에는 별 관심이 없다. 코로나 상황에 신경을 쓰기는 하지만, 무슨 백신을 맞는지, 어떤 부작용이 있는 지에는 별 관심이 없다.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일단 신뢰하는 것이 제일 좋은 전략이다. 신뢰는 하되, 너무 ..

코로나 백신 1차 접종, 화이자, 브롬톤

7월 22일 9시. 우리 학교 교직원 코로나 접종 시작 시간이었다. 출근을 하지 않는 날이라 느긋하게 일어나서, 콘플레이크에, 구운 토스트 두 장으로 아침을 대신한다. 아이들 준비하는 거 보면서 나도 준비. 주사를 맞고 나면 샤워를 못할 것 같아서 샤워도 하고, 필요한 것들도 가방에 챙긴다. - 신분증 - 예진표 - 책 한권 8시 40분 정도 도착하니 벌써 사람이 많다. 내가 받은 대기표는 66번. 내 번호에 일어나 가서, 01. 접수 창구에서 신원을 확인한다.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안내 내용은 문자로 보내도 되겠느냐고 묻는다. 02. 다음으로 이동. 예진표 코너로 가서, 이미 작성한 예진표에 별 이상이 없는지 근무하는 분이 살펴본다. 03. 의사와의 예진.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한 적은 없는지, 독감 접..

교사 코로나 예방접종 예약 | 한 시간반 먹통 |

올해 제일 잘 한 일… 1시간 30분 간의 ‘사투’ 끝에 코로나 백신 예약한 일. 고등학교 교사는 공문으로 일괄 접수하고 날짜도 지정이다. 그리고 경남은 21일부터 접종이 시작되는 듯 하다. 그런데 초등학교, 중학교 교사는 본인이 직접 예약해야 한다. 마침 14일 0시가 예약이 시작되는 시간. 한 시간 삼십분 동안 앞에 대기자 @@만명… 메시지를 보고, 내트워크 연결이 유실되었습니다 라는 메시지를 봤다. 그리고 몇 번 본인인증에 오류가 있습니다 매시지도. 아무튼 아내의 접종일 예약 끝. 제일 빠른 날이 7월 28일이라 그 날로 예약!!

비오는 날, 새벽커피, 진주

토요일은 새벽커피 있는 날이다. 정말 매주 토요일 이 모임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매주 일단 일정에 집어 넣으면 된다. 채팅창을 보니, 비가 온다고 한다. 레인 재킷을 챙기고 커피를 준비한다. 원두를 준비해두 못해서 캡슐로 커피를 내린다. 물을 끓이고 원두향 폴폴 날리며 드립해야 최고다. 오늘은 최고는 아니지만 일단 최선을. 비가 와도 취소 공지 없으면 모임이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라지만 비가 오면 좀 힘들지 않을까?) 일단 모인다. 해는 뜨지 않았지만 날이 금새 밝아진다. 우산을 쓰고 걷는 사람, 비를 맞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지나간다. 그 틈에 커피와 과자를 꺼내고 오시기로 한 분을 더 기다린다. 이러저러해서 네 명이 모였다. 앉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아디다스 테렉스 Agravic TR GTX 구입, 여름 자출, 고어텍스, 브롬톤

예보가 정확한지 모르겠다. 매년 여름이 되면, ‘올해 불볕 더위’, ‘폭염’, ‘긴 장마’, ‘여러개의 태풍’… 에 대한 기사가 나오지 않나. 이런저런 근거를 가지고 하는 이야기겠지만, 결국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올 해에는 매일 자출을 하고 있으니 예보에 좀 더 신경을 쓰게 된다. 게다가 아침에는 괜찮다가도 오후에 갑자기 하늘이 뿌예지고 비를 뿌리는 일이 자주 생기고 있다. 본격적으로 비가 온다고 하면 가방에 판초우의(People’s Pancho)를 챙기고, 비가 올 수도 있다라고 하면 파타고니아 토렌쉘 풀오버를 준비한다. 이틀 전에는 별다른 예보없이 갑자기 비가 내린 적이 있어서, 이제는 매일 토렌쉘 풀오버는 가방에 넣어 다닐 생각이다. 나의 브롬톤은 평페달이 달려있다. 가장 즐겨신는 운동화는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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