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677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사야할 때

같은 책 제목을 몇 번 보게 되면, 나는 “음, 이 책은 이제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군.” 이라 생각한다. 마치 게시처럼, 책이 나를 노크한다.‘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 에서 이 책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을 봤고, 여기 ‘시베리아에서’ 또 이 책 제목을 보게 된다. 장바구니에 넣고 머지않아 결제를 해야 한다.

오날 산 책, 호르몬부터 시베리아까지.

1.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2. 도마뱀붙이교과서3. 예루살렘의 아이히만4. 시베리아의 숲에서 1. ‘문버드’를 읽다가 호르몬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붉은가슴도요는 성장하던 어느 순간 날아가고 싶다는 충동, 열망을 느낀다. 그렇게 태어났다고 저자가 쓴 순간이 있다. 나도 모르게 나를 움직이게 하는 것 중 먼저 알아볼 수 있는 게 호르몬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골랐다.2. 보통 ‘게코’라고 부르는 반려도마뱀에 대한 책이다. 우리 아들을 위해 ‘구피교과서’를 사면서 같이 골랐다. 개나 고양이는 아내 반대로 안되니, 좀 더 작은 생명체를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아이들을 위해서.3. 김지윤 박사님이 추천하는 책. 우리 먼북소리 모임에서도 한 분이 추천하셨다. 김지윤 박사님은 원서로 읽는 게 더..

달까지도 다녀올 수 있는 새, 문버드

B95 문버드. 지구에서 달까지 갔다가 달에서 지구까지 오는 거리의 반정도까지를 날아온 새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약 40만 킬로미터다. 그럼 문버드는 관측된 이례 60만 킬로미터 정도를 날았다는 말이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문버드가 20살 정도이니, 매년 3만 킬로미터를 날아야 가능하다.문버드는 남미의 끝에서 북미의 끝까지 날아간다. 몇 군데 정거장에 내린 동안에는 배를 불려야 하고, 다른 붉은가슴도요처럼 날아다닌다면, 한 번에 최장 8000킬로미터를 6에서 8일 동안 쉬지 않고 날아가야 한다. 150그램 정도 되는 작은 새가 그런 비행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지만, 해냈다. 문버드는 늙지 않았을까.붉은가슴도요는 몸무게의 14배까지 먹을 수 있다. 몸무게 50킬로그램인 사람이 그렇게 하려면 ..

다시 루틴 만들기

오늘 아침 집어든 책은 ‘문버드’라고 불리는 붉은가슴도요새 B95에 대한 책이다. 지구에서 달까지 갔다가 반쯤 돌아올만큼 먼 거리를 비행한 작은 새. 과학자들에게 네 번 이상 관측되었고 최소 20년 이상을 살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책이 출간될 당시 전세계 2만 5천마리 정도 남았었으니 이제는 멸종했으려나.다시 일찍 일어나는 루틴을 만들려고 어제는 10시에 자들었다. 오늘 5시 30분 기상. 물 한잔, 스트레칭, 요가, 김지윤 박사님 영상 하나, 그리고 모닝페이지. 아내에게 커피 한 잔 만들어 주고 나도 한 잔.

역사 속 부조리의 의미

소년이 온다를 읽으면서, 어제 쓴 것처럼 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하지만, 지난 먼북소리 모임의 도서였던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를 읽고 생각했던 것처럼, 역사를 알았을 때 나의 삶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역사를 안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내게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장이 갑자기 그저 '수사'처럼 느껴졌다.각종 사태에 대해 잘 이해하게 되면 결국 타인에 대한 이해, 나에 대한 이해, 내 미지의 영역에 대한 이해가 나아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역사 속 폭력과 이해할 수 없고 남득하거나 참아낼 수도 없는 부조리를 목격하면 그때 내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나에게 어떤 감정을 느낄 여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할 동기가 남는가?부조리를 목격하고 남는 것은 세상은 부조리..

2025년 1월 15일. 지하서재로 송무교수님 뵈러.

송무 교수님은 특별한 날이라는 이유로 특별히 연락을 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했던 게 언제였을까? 같이 잠실 롯데월드에 놀러 갔었을 때일 수도 있고, 포항으로 여행을 갔었을 때일 수도 있다. 아니면 연구실에서였을 수도 있다. 아니면 지나가는 말로 하셨던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왜 그 말씀을 기억하고 있었을까. 해마다 맞이하는 설날, 추석, 스승의 날을 맞이하면서도 '교수님께는 반드시 연락할 필요는 없겠지'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근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그렇다면 연락을 했어야 했는데, 특별한 날이 아닌 날이라고 달리 연락을 하지도 않았다. 연락을 해야 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가 있고, 연락을 하지 않는 데에 별 다른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그냥 '사는 게 바빠서..

대장내시경할 때는 물약이냐 알약이냐

친구들이 대장내시경을 하고 용종을 떼어 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살짝 겁이 났다. 대장내시경을 해본 적이 없으니 일단 내 대장 안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미지의 영역이란 우리를 두렵게 한다. 어릴 적 불 꺼진 방, 가로등 없는 골목, 심지어 눈을 감을 때도 겁을 먹지 않았는가. 나는 이 어둠에 대한 두려움은 '미지'(알지 못함, 혹은 알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걱정이 생겼는데, 내시경을 했을 때 '용종'이 발견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올해는 홀수년 생인 나와 아내가 건강검진 대상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아내는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일'을 미루는 법이 없다. 작년 12월 우리 두 사람 건강검진을 예약했다. 다시 한번 아내에게 고맙다. 그리고 대장..

딸에게는 생애 최초의 함박눈

인천까지 올라왔는데, 설연휴 폭설이 내리고 한파도 닥칠 거라는 예보가 계속되었다. 운전을 해야 하는 나는 걱정이 많다. 서울, 경기 사람들은 눈이 와도 운전하는 걸 별로 걱정하지 않는 걸까. 오늘 같은 눈이 오면 진주 교통은 완전히 마비다. 그래도 걱정만 하며 지낼 수는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조심히 운전하는 수 밖에 없고 운전을 하지 않는데 하늘을 보면서 걱정만 할 수는 없다. 때마침 오늘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우리 딸은 태어나 처음으로 함박눈을 구경하고 눈이 쌓이는 걸 봤다. 장갑을 끼고 그 위에 실리콘 장갑까지 끼고 엄마 아파트 놀이터로 뛰어 나갔다. 미친 듯 뛰어다니는 아들 덕분에 약간 재미있는 사진이 되었다. 아들은 슬라이딩을 하고 눈에 몸일 비빈다. 물도 눈도 좋아하는 우리 아들. 딸은..

충무공동 미분당 맛보기

'기다려서라도 반드시 먹겠다'라는 마음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도 행동은 두 가지로 나뉜다. 기다리거나 기다리지 않거나. 반응은 '역시 기다리길 잘했다.' 이거나 '음식맛이 거기서 거기'일 것이다.나는 대개 기다리지 않는 사람이고, 찾아가서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 리스트는 없다. 그럼에도 어디가 맛있는 지 살펴두기는 하는데, 누군가(대개는 가족 가끔은 직장동료)와 함께 가야 할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기다리는 게 싫으니 대개 '오픈런'을 시도하는 편이고 그럴 경우 '기다려서 먹고자' 하는 사람과도 쉽게 화해할 수 있다.며칠 전(20250123) 점심 시간, 진주 충무공동 미분당에 갔다. '일단 가서 기다려 보자'는 '기다리는 사람'의 기분을 충분히 맞춰주고 싶었기 때문에. - 그렇다. 기..

딸과 올랐던 우리 동네 뒷동산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생기면서, 뒷동산이 새롭게 단장을 마쳤다. 아마도 아파트 건축을 하면서, 주변 경관을 정비하면서 뒷동산을 개발해(?)준 게 아닌가 싶다. 덕분에 좋은 산책코스가 추가되었다.   아들도 데리고 가려고 했지만, 따라간다고 하더니 결국 나서지 않았다.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다. 딸은 쉽게 일어나고 얼른 따라 나섰다.   분명히 집을 나설 때는 좀 추웠다. 그래도 언덕을 오르고 나니 몸이 데워졌다. 언덕 위에 짚라인이라니. 아무런 경쟁없이 딸은 원 없이 짚라인을 탈 수 있었다. 손이 시려서 많이 타지는 못 했지만, 짚라인 타고 싶다면 언제든 올라도 되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