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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격려문 작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수능격려문 쓰기 활동을 한다. 창체 시간 2시간 동안 한 학급당 1~2개의 작품을 만든다. 격려문 쓰기라고 하면, '몇 개의 문장'을 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종결과물은 수능격려 포스터 그리기에 가깝다.모든 학생들이 작품 완성을 위해 뛰어들지는 않겠지만, 아무튼 완성된 작품은 우리 학교 1층과 2층을 채운다. 올해에도 다양한 작품이 나왔고, 그런 작품은 요새 아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게 뭔지를 알 수 있는 방편이 되기도 해서 보기에 즐겁다.완성된 격려문을 붙이는데, 특히 3학년이 있는 2층에 붙일 때 3학년 학생들이 아주 즐겁게 감상했다. 지금 2학년 학생들은 어떤 마음으로 수능격려문을 만든 것일까?

수능업무 준비하러 일찍 자전거 출근

할 일이 많아서 오늘은 좀 더 일찍 집을 나섰다. 샤워까지 마치고 교무실에 갔는데 그때 시간이 7시 20분. 아침형 인간이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리 생활하고 있다. 밤 같아도 새벽이다. 먼지도 잦아들었는지 새벽공기는 알싸하다. 그 공기를 가르고 나는 달린다. 힘을 내면, 힘이 난다. 자전거 타는 일만 그렇지 않겠지. 선택할 수 있는 건 선택하고, 선택에 책임을, 아니 선택하지 않은 것에도 책임을 진다. 결과에는 승복하지만 과정을 누릴 줄 알아야. 수능 업무를 준비하는 요즘, 새로운 내용을 배우는 내용이 즐겁기도 하다. 거대한 산을 부수는 것처럼, 넘을 수 없던 산을 발아래 두는 것처럼. 시간과 노력을 쏟다 보면, 나는 어딘가 올라 서 있다.

진주 아침 자전거 출근길 - 안개 도시

어쩌면 안개는 늘 아침마다 자욱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살던 부산도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핸들바를 적실만큼 안개를 헤치고 다니는 건 진주에 와서 자전거 출퇴근 하면서만 하게 되는 경험이다. 안개가 자욱한 날이 자주있는데, 오늘은 유독 심했다. 빠르게 달리는 차라면 위험하겠지만, 자전거는 느리다. 그래도 다른 사람이 나를 봐야 내가 안전하고 그도 안전하니 프론트 라이트도 후미등도 깜빡이게 만들어 놓고 자출을 나선다. 아내 덕분에 전기장판을 켜고 잔 건 벌써 열흘이 넘었지만, 바닥 난방은 하지 않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 밖은 너무 차갑다. 떨치고 일어나 나와야 하는데, 다시 움츠러 든다. 잘못 뛰쳐 나온 것처럼 일어났다가도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아니다. 어쩌면 추워서 라기 보다는 어제 늦게..

주말 딸과 나들이. 짹짹커피

감기에 걸려 양쪽 코가 다 막혀버린 딸이지만, 자기 만들기용 재료가 필요하다며 나를 재촉한다. 뚠뚠토이..라고 도안에 코팅지를 붙이고 가위로 오려서 종이인형 같은 걸 만든다. 나는 가위질 전문. 아무튼 재료도 살겸 나선 김에 가보고 싶었던 커피숍으로 갔다. 짹짹커피 진주점은 ‘남문산역’ 폐역을 커치숍으로 꾸몄다. 외관은 그대로 남겨둔 것 같다. 내부의 골격도 그댜로 남아 있다. 어디선가 텅표를 던지는 걸 본 것 같은데. 아무튼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커피숍겸 박물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예전의 기억을 보존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내부는 짙은 나무색 느낌이 물씬. 생각보다 내부 공간이 넓다. 커피숍을 지나면 아마도 선로로 이어졌을 공간이 니온다. 이제는 운행하지 않지만, 역 표지판도 남아 있다. 야외에서..

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수화물로 자전거 보내기

클앤빈에서 구입한 모토베캉 슈퍼미라지를 판매했다. 양산까지 달려가서 사왔건만... 드롭바 타입은 내게 한 대면 될 것 같다. 나에게는 편한 자세가 아니고, 나는 빠르게 달리기를 원치도 않는다. 아무래도 로드자전거 타입은 아닌 듯. 진주-수원버스로 4시간이다. 보통의 수화물은 9,000원이면 된단다. 자전거는 2만원을 받았다. 혹시 파손이 있어도 5만원까지만 배상이 된다고 했다.  내 자전거 빼고는 짐이 없었다. 그래서 저렇게 넣어 보냈다. 클앤빈에서 본 한 게시물에서 저렇게 정리를 해두셨길래 나도 저렇게 보냈다. 드롭바의 경우 핸들바가 가장 튀어 나와 있으니 저 부분만 정리를 잘하면 큰 문제를 없을 것 같았다.  아래는 상세 포장 사진. 혹시나 모르니, 바닥에 닿을 수 있는 부분은 뽁뽁이로.   이 부분..

일상사/자전거 2024.10.30

주말 농월정. 가을가을

가을가을했다. 언제부터 명사를 두번 반복해서 써서 그 의미를 강조했을까. 그렇다고 그런 용법이 어떤 단어에나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가을가을. 만큼 어울리는 게 있을까. 두 번 반복되는 소리가 가을이 담은 색의 깊이를 더 해주는 것 같다. 가을은 정말 캠핑의 계절. 농월정 오토캠핑장에 빈 자리가 없다. 사람들은 부지런히 내일 부술 집을 오늘 세운다. 우리는 '구로'에 짐을 풀고 잠시 쉰다. 이웃과 같이 온 덕분에 우리는 의자만 꺼내어 세팅하면 되었다. 덕분에 지나치게 편하게 쉬다 왔다. 그래서 그럴까. 사진도 별로 없다. 아니다. 아들은 그저 방에 들어가 형이랑 게임을 해서 그렇다. 노는 모습이 적으니 사진도 적다.   해먹 안에는 내 사랑스러운 딸이 들어가 앉았다. 밀고 당기며 장난을 치는데, 10분도..

수능 응원을 위한 월아산 산행

진양고에 오기 전에 진주여고에서도 동료 선생님들과 지리산에 간 적이 있다. 그냥 ‘가고 싶은 마음’으로 갔다. 그리고 가는 김에 수능치는 학생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써갔다. 진양고에 와서도 좋아하는 부장님들에 우리 아들까지 대동해서 중산리로 천왕봉에 갔다. 작년에는 지리산은 무리라는 의견이 있어 가까운 월아산으로 갔다. 8시에 만나 산을 오른다. 별로 힘들지 않은 코스라 부담이 없다. 편안한 옷차림. 나는 모카포트 6인용을 꺼내어 커피를 준비해 갔다. 만나는 시간이 8시. 좀 이른 시간이었지만 늦는 사람없이 도착. 쉬엄쉬엄 산을 오르니 10시. 간식을 먹고 주무관님이 준비해준 플래카드를 들고 사진도 찍었다. 하산하고 바로 개성삼계탕으로 가서 삼계탕. 좋은 응원(?)이었다. :)

군산시 경암동 철길마을 - 리루서점

학생들을 이끌고 군산으로 인문학 기행을 다녀왔다. 근대역사박물관부터 시작했는데, 어릴 때 기억하는 진해 같기도 했고, 높은 건물이 없어서 경주의 한쪽 골목 같다는 생각도 했다. 진주에서 차로 3시간(마이산 휴게소에서 15분) 정도 걸려 갔는데, 운전을 하지 않으니 그 시간이 길지 않았다. 음악도 듣고 책도 읽고 다른 사람이 실어다 주는 여행은 훨씬 편하다.  경동 기차 마을은 내 관심사는 아니었다. 그래도 기차길이 있는 고즈넉한 풍경 따위를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사진으로는 -남기고 싶지 않아서- 남기지 않았으나, 옛날 교복, 각종 간식, 각종 기념품으로 가득했다. 내가 입어본 적 없는 교복으로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는 없다. 결국 옛날 느낌 나는 사진을 찍는 게 좋은 사람은 가도 되는 곳. 쫀득이..

여행/국내 2024.10.20

10월 먼북소리 ‘이방인‘

10월 책 이방인 그리고 양자오 선생의 책을 같이 읽었다. 이방인의 줄거리는 뭐랄까 ‘살인을 저지른 메르소가 사형 당한다.’라고 할 수 있다. 필요한 요소가 모두 들어가진 않았지만 필요없는 요소는 들어가지 않았다.카뮈는 인간 삶의 의미 없음에 대해 말한다. 뫼르소는 이해를 요청한 적은 없는지 대단히 크게 오해받는다. 살인에 대해 추궁당하기 보가 어머니의 죽음에 충분히 슬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추궁받는다. 다른 사람이 기대하는대로 행동하거나 말하면 어쩌면 동정 받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메르소는 동정받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공감받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대신 자기가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 음미한다.뫼르소가 실존적 인물이라면 실존은 괴로워 보인다. 우리는 삶의 방향이나 모양에 대한 희미하지만 거부할 ..

책/책모임 2024.10.19

Perfect days 플레이리스트

자전거를 거래하러 갔던 길이다. 나는 어디서 읽은 걸까. 영화 Perfect days 에 대해서, 그 남자의 삶에 대해서 읽었다. 그 영화 속에 두 권의 책과 여러 개의 음악이 나온다고 했다. 자전거를 받아들고 진주로 오면서 이 플레이리스트를 찾았다. https://music.apple.com/kr/playlist/perfect-days-playlist/pl.u-vxy69yxCW0gD31 모두 익숙한 곡이다. 이렇게 플레이리스트를 꾸려준 분에게 감사한다. Pefect days 는 영어로 쓰고 플레이리스트는 한글로 쓴 내가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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