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세 번째, 딸은 두 번째. 둘 다 기억도 못하는 곳이지만, 나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곳이라 오랜만에 찾아왔다. 그네도 굴렁쇠도 파전도 대장간도 기억나는데, 보호수가 이리 여러 그루 있었는지는 몰랐다.
완연한 봄이라 아이들 그네 밀어주다가 땀이 났지만, 그래도 밀어줬다. 땅에서 벗어나는 기분, 하늘을 나는 기분. 그네 타기는 기분 좋은 일이다. 어릴 때 그네를 타다가 ‘손을 놓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결론은 뻔하지만, 어처구니 없이 위험한 일에 대한 호기심 어린 질문을 가지곤 했던 생각이 난다.
만원짜리 파전을 시켜도 깍두기랑 콩나물 기본찬이 나와서 요기가 되었다. 술을 끊기 전이었자면 막걸리 한 잔이 생각났겠지만, 이제는 아니다.
다 좋았으나, 처음으로 성곽을 따라 걸은 것이 제일 좋았다. 초가지붕이 어여쁘게 버섯처럼 피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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