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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물리학의 실존주의

p141. 참을성 있게 책상 앞에 앉아 촛불을 켜고 노트북을 열고, 심험실에 가서 친구나 논적과 논쟁을 벌이고, 성스러운 섬에 틀어박혀 계산을 하고, 새벽녘에 바위산을 기어오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차를 마시고 벽난로 불을 지피고 다시 자판을 두드리면서 몇 가지를 조금 더 이해하고, 기존의 해도를 집어 들어 그 한 부분이라도 더 낫게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탤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자연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죠.  양자물리학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놀라울 따름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의 내 얄팍한 이해로는 고전물리학 혹은 거시세계가 설명하는 방식과 양자물리학이 세상을 설명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두 가지 방식이 하나의 설명에 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

토요일 샤방 라이딩

샤방 라이딩을 하려면, 샤방라이딩이 가능한 기체가 있어야 한다. 브롬톤도 제이미스 오로라도 샤방하게 탈 수 있는 녀석이 아니다. Krakatoa 이 녀석은 샤방이다. 속도를 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샤방하게.  처음 물건을 받았을 때는 램블바였다. 하지만, 바가 너무 넓어서 차에 싣지 못하는 건 당연하고, 엘리베이터 탈 때도 혼자만 타야 하는 정도였다. 마치 양팔을 벌리고 달리기 하는 느낌. 다른 사람에게 너무 민폐가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이전부터 알바트로스바를 사용해 보고 싶었다. 퀼스템까지 새로 주문하면서 교체. 스템과 핸들바 교체는 아주 쉬웠다. 왼쪽 브레이크 라인은 약간 줄이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지금도 별 문제 없으니 당분간 이렇게 타는 것으로 하자.  사진으로는 이 이쁨을 담..

일상사/자전거 2024.11.19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으로 시작하는 노래를 어릴 때는 많이 불렀다. 정말 좋을까? 정말 좋을까? 글쎄. 거울 속의 나를 보고 놀라는 것처럼, 나 혼자서는 나를 파악할 수 없는데, 텔리비전에 나오면 나를 어쩔 수 없이 객관화 할 수 밖에 없으니 재미있는 경험이긴 하겠다. 그 노래는 '유명해지길' 바라는 바램보다는, '티비에 나오는 건 신기한 일'이라는 정서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지 않았을까. https://youtu.be/RtHRajxZkgw?si=HymPXnY2sp-AvIr_&t=362 수능고사장 준비를 마치고 수능 당일, 학생들이 입실했다는 걸 확인하고 잠시 숨을 돌리려는데, 교문을 지키던 순찰요원(우리 학교 선생님)에게서 연락이 왔다. 서경방송에서 인터뷰를 해달라고 하는데, 나더러 하라고. 대신..

이렇게 마구 책을 권하면…

이렇게 마구 권하는 책이라니.. 감사합니다. 나는 정혜윤 PD의 책으로 독서이 입문했다. 책을 내놓고 아주 좋은 말로 권하는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를 읽으면서, 그 책에 소개된 책들을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넣으면서 책 소비와 책 읽기를 시작했다. 가끔 이런 책을 산다. 이제 뭘 읽어보나. 혹은 요즘 별로 내 마음을 사로잡는 책이 없어.하는 생각이 들면(집에도 이미 읽지 않은 책이 수십권 쌓여 있음에도) 이런 책을 사고 또 장바구니를 채운다. 장바구니에 최소 200권은 채워져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이건 나의 읽를 책 목록이자 살 책의 목록. 한 권 한 권 소회를 밝힌 다음, 이 저자는 ‘이 책만큼은 사라’, ‘이 시집은 꼭 사두라’ 이러니 견뎌낼 재간이 없다. 한번에 다 읽을 책이 아니라..

지난 여름 둘레길 3코스

쉬울 줄 알았다가 물집 2개와 함께 하산했다. 둘레길이라고는 하지만, 인월에서 금계까지 낙타등을 반복했다. 오후에는 비도 예보되어 있어서 좀 더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나는 포기를 잘 모르는 사람이다. 포기해도 다른 방편도 없었다. 애초 하루 있는 방학 동안 둘레길로 간 건, 돌아올 길을 생각하지 않으려면 모르는 길을 가야 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전거를 타고 100킬로를 간다면 분명 집에서 출발했을 것이고, 힘들면 어떻게든 집으로 빨리 돌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둘레길 3코스는 인월에서 출발해서 금계에서 복귀해야 한다. 그러니 중간에 내려온다 따위는 계획에 없었다.   나는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고, 삶을 충분히 느끼며 살고 싶다. 영상으로 만들어 올릴 계획이라 힘든 가운데에도 영상을 찍..

여행/국내 2024.11.11

인간과 인공지능의 시간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를 읽으면서. https://m.yes24.com/Goods/Detail/129777665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 예스242022년 12월 오픈AI 사가 챗GPT를 공개하며 인공지능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눈에 띄게 커졌지만, 그동안의 논의는 인공지능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그런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중심으m.yes24.com 에포크epoch는 시대, 시절을 의미하는 단어다. 그리고 더 긴 시간을 생각하면 특정한 연대를 나타낼 수도 있다. 인간에게 에포크는 우리 인류의 진화 전체(대략 600만년)를 포함하고, 동시대 사람들의 경험을 포함하고, 나의 생애를 기준으로 내가 겪어내는 시간까지를 포함한다.이에 비해 인공지능에게 에포..

뒷담화의 악행

사람 사이의 관계가 좋을 때는 별달리 잘못될 일이 없다. 그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좋은 행동을 반복하려 한다. 하지만, 우리는 각자 너무 다르고,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도 다르다. 그에 대한 반응도 다를 수 밖에 없고, 말이나 행동이 다르면 불쑥 도드라지게 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기적으로 사람과 만나고 헤어진다. 공립교사들은 한 학교에 짧게는 1년, 길면 5년 정도 있는다. 물론 더 오래 있는 경우도 가끔있지만 아주 가끔이므로 무시할 만하다. 그렇게 만나고 헤어지다 보니, 그 사람에 대한 평이 남게 되기도 하고, 그 사람보다 먼저 전해지기도 한다. 나는 이런 소문을 전하고 전해지는 데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지만 내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단, 안타까운 일은 있으니 내게도 일어나..

수능격려문 작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수능격려문 쓰기 활동을 한다. 창체 시간 2시간 동안 한 학급당 1~2개의 작품을 만든다. 격려문 쓰기라고 하면, '몇 개의 문장'을 쓴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종결과물은 수능격려 포스터 그리기에 가깝다.모든 학생들이 작품 완성을 위해 뛰어들지는 않겠지만, 아무튼 완성된 작품은 우리 학교 1층과 2층을 채운다. 올해에도 다양한 작품이 나왔고, 그런 작품은 요새 아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게 뭔지를 알 수 있는 방편이 되기도 해서 보기에 즐겁다.완성된 격려문을 붙이는데, 특히 3학년이 있는 2층에 붙일 때 3학년 학생들이 아주 즐겁게 감상했다. 지금 2학년 학생들은 어떤 마음으로 수능격려문을 만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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