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은 #새벽커피 로 시작하고는 했는데, 지난번 자가격리 이후로는 잔뜩 몸을 움츠리게 되었다. 진주 지역은 코로나 확진자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전국적으로는 여전히 끝나지 않는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몸을 펴고 자전거에 올라타고 앞으로 나아간다. 늘 다니는 출근길이지만, 주말에는 기분이 다르다.
여전히 자전거 피팅 중이다. 시트의 높이는 이제 맞췄는데, 시트의 포지션을 미세 조정 중이다. 몸이 앞으로 쏠리지도 않으면서 어디도 저리지 않아야 한다. 브롬톤을 오래 타고 적응하면서 ‘불편함’이 무엇인지 잘 알아서 이번에는 혼자서도 조정이 어렵지는 않다.
내 몸의 불편함에 예민한 것, 나를 잘 알아가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불편함을 개선해 가는 것도 내 몫이다.
커피를 사가거나 싸갈까 하다가, 시간만 지체될 것 같아서 집에 있던 아들 초코음료만 들고 출동. 잠시 쉬면서 마시는데, 맛이 일품이다.
아이들이 모두 일어나서 엄마를 힘들게 하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돌아가는 길, 자꾸만 바람이 나를 향해 부는 것 같다. 그래도 너무 용쓰지 않고 나아간다 앞으로.
계저의 변화는 오로지 밖에서만 느낄 수 있다. 익숙한 풍경도 갑자기 낯설어지는 때가 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기, 이것은 여행… 이라고 쓰면 클리셰. 익숙한 것이 낯설어 보이면 그저 잘 살고 있는 거 아닐까.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허투루 보지 않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삶을 더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을 찾아서 여행을 떠나지만, 시각을 바꾸면 익숙한 세상도 전혀 다른 모습이 된다.
몇 달전부터 도로를 확장하려고 공사 중이다. 이전에는 제대로 포장도 안된 1차로였다. 덕분에 차들이 많이 다니지 않았는데. 길을 넓히고 제대로 포장을 하게 되면, 더 많은 차들이 다니겠지? 그건 싫은데. 멀쩡하던 바위산은 또 조금 자리를 내주었다. 어쨌거나 저렇게 매달려서 일하시는 분들을 보니 당장 걱정이 되었다. 오랜 시간 견디고 있던 돌산이지만, 수고하는 사람들을 봐서라도 순순히 자기 자리를 좀 내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줄에 매달리려 아침에 출근하는 분들이 매일 안전하게 일하고 퇴근해야 할텐데 하고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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