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째 새벽커피인가. 열 번은 넘은 것 같고, 서른 번은 안 되는 것 같은 그 사이 어디쯤.
어제 밤에 새벽커피 채팅방에 오늘 모임 위치와 시간(7시 30분)을 올렸다.
애초 새벽커피를 할 수 밖에 없는 게, 내가 집을 몰래 빠져나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시간이 딱 새벽 뿐이기 때문이다.
아마 밤에 나갈 수 있었다면, 잠은 좀 접어두고라도 저녁커피 모임을 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6시 40분.
준비하려면 서둘러야 하는 시간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누군가 더 온다는 사람이 없다면 다시 이불을 덮어버렸을 지도 모를 시간이다.
물을 데워서 보온병에 넣고, 내린 커피의 따뜻함을 지켜줄 머그와 텀블러를 하나씩 준비한다.
오늘 모임도 2명일 것 같다.
드립백을 2개 챙기고, 집에 있던 초코 하임 두 개만 넣는다.
영하 8도
자전거를 탈 때는 괜찮지만, 서 있으면 금방 손끝과 발끝이 추워지는 날씨다.
메리노 울 양말을 신고, 따뜻한 이너를 입고, 미드레이어, 그리고 재킷.
혹시나 해서 바람막이, 넥게이터, 털모자를 준비한다.
집을 나서는 데 이미 세상이 밝다.
물안개는 먼저 피어올라 풍경을 블러처리 해버린다.
모호해서 몽환적이다.
https://youtu.be/CNENdOF6gZ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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