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퇴근은 따뜻하다. 칼퇴가 제일 즐겁지만, 아름답기는 해질녘이 그렇다. 요즘에는 7시 30분이 해지는 시간이다. 밤인데도, 하늘은 저녁이라 마음도 몸도 헷갈린다.
오른쪽 바지단이 펄럭여서 두 번 접었다. 이렇게 그냥 바지를 입고 타다간 금방 못 쓰게 될텐데. 엉덩이를 보면, 안장에 닿는 엉덩이뼈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기름값이 출렁여도 자전거 타는 나는 일단 기름값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이리저리 불려 다니는 출장만 없다면, 아예 차도 없어도 될텐데. 늠름하고 믿음직스러운 나의 출퇴근 머신도 한방.
하늘보다 강이 멋지다. 하지만 하늘이 없다면, 멋진 강도 없다. 세상은 음과 양으로 설명하려고 했던 사람들의 생각은 굉장히 냉철한 관찰에 의한 것이 아닐까. 자연도 사람 사이의 관계도 밀고 당기기 같고,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요철을 살펴야 부딪힘이 없고, 그럼 점에서 둥근 사람은 모난 사람도 품을 수 있나 보다.
모두가 나의 행복을 계산 할 때, 다른 사람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은 참으로 천재다. 나는 우등생도 천재도 아니라, 내 모난 데를 자주 살펴본다. 그리고 토닥토닥. 페달을 밟으면서 들뜬 마음도, 울컥이는 감정도 가라앉힌다.
오늘도 평화로운 자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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