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633

시험문제 이렇게 내보세요

다른 선생님은 어떻게 시험 문제를 낼까? 교사들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자신의 영역에 대해서는 드러낼 기회가 별로 없다. 가끔 굉장히 좋은 사례를 가진 선생님들은 여러가지 경로릐 자신이 성취한 것, 혹은 쌓아온 것을 나누고는 하는데, 이게 반드시 그걸 보는 선생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다. 너무 뛰어난 성취와 나의 성취를 비교하고, 내가 하고 있는 괜찮은 것들마저 등 뒤로 숨기게 할 수도 있다. 다른 선생님들은 시험 문제를 어떻게 낼까? 나는 아직 모른다. 모니터 앞에 앉아서 시험문제를 내는데, 그게 정말 시험 내기의 전과정은 아닐테니 말이다. 시험 내기의 전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대상은 나 밖에 없다. 시험 문제를 생각하기와 문제를 만들기를 분리하기 교직을 시작하고부터 계속해서 다양한 시..

진주에서 아이와 주말 보내기

주말에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하는가? 이건 모든 부모의 공통된 숙제다. 아이들과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다. 날씨도 중요하고, 아이의 성향도 중요하고, 부모의 성향도 중요하다. 그리고 나서, 주변에 어떤 아이템이 있느냐도 중요하다. 너무 춥거나 더우면 챙길 것이 많다. 추우면 몸이 움츠러 들고, 갑작스런 온도변화에 대비해서 아이를 잘 입혀야 한다. 요사이 느끼는 거지만, 어른들의 옷이야 워낙 기능이 빵빵해서 걱정이 없는데, 아이들의 옷은 그렇지 않다. 그러니, 더 신경써서 옷을 입히고 여분의 옷이나 방항용품을 준비하는 게 좋다. 너무 더운 날도 걱정이다. 차 안에 들어가면, 실내에 들어가면 시원하기는 하지만, 에어컨이 너무 강하면 아이가 여름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늘..

새로운 그라인더

한 달이 넘게 새벽커피 모임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아니고, 실내에서 만나는 것도 아니지만, 오미크론이 급증하면서 새벽커피 모임을 잠정 중단했다. 이제 코로나 신규확진자가 내리막으로 확실히 돌아섰으니 이제 모임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끝났나 싶어도, 끝끝내 끝나지 않던 코로나인데, 이제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할까? 뉴노멀이라는 용어까지 나왔었는데, 이제 마스크를 벗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면역에 자신이 생겼나 보다. 언제든 코로나 같은 감염병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우려였는데, 그런 걱정은 이제 하지 않는 것 같다. 혹여나 새로운 감염병이 나타난다고 하면, 사람들이 코로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조심스럽게 접근할까 의심스럽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인간은 자신..

일상사/Stuff 2022.04.09

오랜만의 출장- 교육연구정보원 - 창원대 - 의령소바

오랜만에 출장이었다. 출장 때문에 수업을 바꿔서 하느라 월요일에는 23456 수업을 연이어 해서 죽을 맛이었지만, 금요일 혼자 가는 출장길은 놀러가는 느낌도 들었다. 일찍 창원에 도착하니 연수원 안 주차장에 차 세울 곳이 여유가 있다. 차를 세우고 연수등록부에 사인을 하고 자리를 잡아두고 다시 나왔다. 오전 내내 앉아 있어야 하고, 운전 하느라 또 앉아 있어야 할테니 좀 걷고 싶었다. 연수원과 연구정보원만 한 바퀴 돌려고 하다가 창원대로 난 길을 걸어 올라 갔다. 벚꽃은 이제 지고 있다. 그래도 멀리 보이는 메타세콰이어도 좋고, 떨어지고 있는 벚꽃도 좋다. 우리 아들은 여기서 처음 혼자 걸었다. 더 젊은 나와 아내가 있었고, 더 젊은 우리 엄마, 아빠도 함께였다. 아들과 숨바꼭질도 하고 편의점에 들러 과..

학교의 변화는 가능하다

학교의 변화는 가능할까? 어떤 변화를 말하느냐에 따라 답은 다르다. 학교는 늘 변화하고 있으나, 변화되지 않는 부분,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만 너무나 더디게 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코로나가 세계인을 덮쳤을 때, 누군가는 이를 기회로 삼자고 했다. 위기는 곧 기회다 라는 진술은 뭔가 힘을 불끈 나게 하는 매력은 있지만, 뼈를 깍는 노력으로 끝끝내 살아 남은 자만이 그렇게 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사람의 마음을 얻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적어도 학교의 영역에서 여러가지를 좀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잠시 학교가 멈추었을 때, 재빨리 정비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학교 구석구석은 법과 규정의 지배를 받고 있고, 법과 규정이 그렇게 빠르게 바뀔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오늘도 자출 이상무

요즘의 자출, 자퇴는 성공적이다. 필요한 자전거가 있고, 필요한 물건이 있고, 아침에 잘 일어나는 편이다. 잠들기 전에, 다음 날 일터에 가서 입을 옷을 미리 준비한다. 봄날인만큼, 바지에 티셔츠 하나, 혹은 바지에 셔츠 하나를 챙긴다. 집에서는 6시 30분에서 40분 사이에서 나선다. 일터에 도착하면 7시 10분 가량되고, 씻고 머리 말리고 나오면 7시 30분 ~ 40분이 된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칼퇴하는 날이었다. 티셔츠 하나만 입어도 바람이 불어도 전혀 춥지 않은 날이다. 이제 하루살이들도 기승을 부릴 때가 되어서, 버프를 하고 고글을 낀다. 최대한 신호등이 없는 곳으로 자전거를 몰아 봄바람을 가르며 달린다. 마음은 느긋한데, 아침부터 들리던 자전거에서 나는 잡소리에 신경이 쓰인다. 앞쪽에서 나..

일상사/자전거 2022.04.06

까치의 입김

뜻하지 않은 순간에 뜻하지 않은 것을 보게 된다. 그건 우연이거나 기적이다. 오늘 아침에는 요즘 매일 그런 것처럼, 자전거를 금산교를 지나서 새로 난 자전거 도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야 해서 힘주어 페달을 밟는 구간, 영상 3, 4도에서 내 밭은 숨이 따뜻한 입김이 되어 나온다. 내 앞에 있던 까치는 총총 걷다가 폴짝 뛰어서 내 왼쪽으로 빠져 나가 앉았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까치가 내뱉은 입김을. 자전거를 세운다고, 다시 뒤돌아 본다고 그 입김을 다시 볼 수 없다. 앉아서 까치가 다른 입김을 내놓을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다. 그래서 아무 것도 보지 않은 척하며 나는 계속 페달을 밟는다. 그리고 생각했다. "저 장면을 잊지 말자." 일기를 쓰다가 가까스로 그 장면을 생각해 냈고, ..

퇴근과 출근 사이

생일인 것으로 생각되는 하루는 몇 개의 메시지로 시작된다. 나이키에서 생일이니 10% 할인을 해주겠다며 연락을 했다. 이제는 가지 않는 동네미용실에서 생일을 축하한다며 메시지를 보냈다. 분명히 작년에 카카오톡 생일 알람 설정은 꺼둔 것 같은데, 오늘보니 다시 켜져 있다. 얼른 달려가서 설정에서 그걸 지운다. 오늘은 내 주민등록증 생일이다. 꽤 오래전(?) 오늘 내가 태어나기는 했겠지만, 나는 집에서 음력 생일을 지낸다. 특별히 생일날이라고 뭔가 특별한 기분 따위는 들지 않을 것이다. 나이는 새해가 되면 먹어 버리고, 생일이 지난다고 내 나이를 다시금 인식하게 되지 않는다. 다행한 일이라 생각하는데, 나는 늘 내 나이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요즘에는 더 그렇다. 부모님의 나이듦이 걱정이고, 아이들의..

아들과의 새벽 남강 라면 라이딩

꽤 오래 생각만 해오다가 이제 날씨도 풀리고 해서 아들과 실행해 보기로 했다. 자전거 타고 가서 아침 먹고 돌아오기.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면 어려우니, 삼각김밥+라면으로 해보기로 했다. 어제 미리 먹을 것을 사두고, 일단 아들에게는 일찍 잠들라고 했다. 요즘 일출은 대개 6시 30분이다. 더 일찍 나가볼까도 생각했지만, 너무 춥기도 하고 충분히 자지 못하면 아들이 힘들까봐 6시 30분에 아들을 깨웠다. 아들에게는 따뜻하게 입으라고는 했지만, '내복 바지도 입어야 하냐?'는 아들에게 내복까지는 입을 것 없다고 말했다. 왜 그랬을까. 늘 자전거로 출근하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던 감각에 익숙해져서 해도 뜨지 않은 새벽에 가만히 앉아서 라면을 먹으려면 아직도 추울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가끔..

토요일을 보내는 적절한 방법

학교에서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일을 잘 하는 사람은 아주 바빠 죽을 듯 하지 않아야 하는데, 나는 늘 바쁘다. 다른 사람에게 너무너무 바쁩니다. 라고 하지는 않지만, 다른 분들의 인사가 정신없죠? 라서 나도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정말 그렇기도 하다. 학교에서의 일이 어떻게 돌아가든 주말 만큼은 나와 가족에게만 집중하고 싶다. 학교에서는 도저히 수업 준비할 틈이 없어서 주말에 집에서 수업 준비를 하기는 하지만, 그건 아이들이 영상 보면서 놀고 있을 때 짬을 내서 한다. 그리고 어쨌든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그럼에도 오늘은 해보고 싶은 게 있었다. 우리집에서 충무공동까지 늘 가던 방식은 뚝방길 자전거도로를 따라 김시민 대교를 건너 출근하고, 새로 생긴 속사교-금산교 자전거길을 따라 퇴근하는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