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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일기 - 수업나눔, 강의요청

비가 올 것 같은 하늘. 일단 자전거에 오르면 자전거를 세우고 싶지 않다. 세웠다가 다시 밀고 가는 게 제일 힘들어서 그럴까. 힘차게 타야 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 집에 와서야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것 같은 하늘을 사진으로 담아둔다. 일주일, 이제 이틀이 지났는데도 정말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난다. 학교에서는 늘 정신을 차려야 한다. 잠시 정신을 놓고 여유를 부리면 불쑥 튀어나와 나를 놀래키려는 것처럼, 하나가 마무리되면 하나가 튀어 오른다. 완벽하게 건강한 상태가 없는 것처럼, 완벽하게 평온한 상태도 없다. 그런 것을 알면서도 작은 일에도 흔들리게 될 때가 있다. 경상남도교육청에서는 수업나눔 행사라는 걸 운영하고 있다. 어차피 학교에서도 수업 공개는 해야 하니, 누구든 올 수 있게 신청해보는 것도 좋..

내가 참여한 연수 과정이 단체 연수로 선정

오늘의 기분 좋은 일. 학교에서 공람된 공문을 보는데, 도교육청에서 연수비를 지원해주는 연수 과정에 대한 소개다. 주제는 "블랜드디 수업 역량 개발"이었던 것 같다. 거기 1번 연수가 내가 참여한 "디지털 수업능력 스킬 업, 나는 이렇게 수업한다!"이다. 유튜브에 올렸던 내 영상이 인연이 되어, 다른 지역 국어, 수학 선생님과 함께 연수를 만들게 되었다. 코로나가 극심한 시기라 연수 제작은 모두 집에서 했다. 온라인 수업 제작에 대한 내용이라, 집에서 만들어도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그때 더 좋은 마이크를 하나 구입했었어야 하는데, 더 좋은 카메라를 구입했었어야 하는 데 생각하고 있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잘 만들어 냈다. 기회가 된다면 마이크도 카메라도 새로 구비하고 싶지만.... 요즘은 유튜브 영..

수업 준비하기 싫을 때

일을 하기 싫어서 미루게 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그 일을 큰 덩어리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일의 덩어리가 커 보이니, 그 일을 할 엄두가 나지 않고 그래서 미루게 된다고. 그의 해답은 그러니 간단하다. 큰 일을 작은 일로 쪼개면 된다. 그리고 작은 일을 해나가면 결국 큰 일도 해낼 수 있게 된다는 것. 주말에 해야 할 일의 리스트를 안고, 아이들과 놀며, 아내와 시간을 보내며 와중에 머리 속에 그 일을 담고 있었는데, 결국 다 하지 못했다. 이런 불쾌감. 월요일에는 더 일찍 출근해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생각하던 일을 재빠르게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출근하면, 또 그 날의 새로운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수가 있다. 주말에 해야 하는 일은 주말에 했었어야 했는데, 이렇..

일기 쓰는 중

매일 8시 30분에서 9시 사이에는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10시가 되기 전에 잠들어야 하니, 일기를 쓰고, 일기를 쓰다가 블로그 글감을 생각하고, 블로그 글까지 쓰고 나면 10시를 약간 넘기기도 한다. 주말에는 그것보다 여유가 있는데, 그 사이에는 유튜브 영상이 끼어든다. 30분에서 1시간 영상을 보고 나면, 더 늦어지기 전에 얼른 일기를 써야 한다. 엊그제는 여행가서 아이들과 한 방에 자느라 일기를 쓰지 못하고 잠들었다. 그래도 어제는 정신차리고 일기를 쓰고 잠들었다. 올 해 일기를 다시 매일 쓰기 시작하면서 이가 빠진 날은 단 이틀이다. 아무튼 계속 쓰고 있다. 일기를 쓰면 더 솔직해 지거나, 더 감사할 수 있거나, 또 반성할 수 있을거라 기대했지만, 딱히 그렇지는 않다. 일기장이라고 해도 매우 솔..

니로 연비 기록 29.4

오늘의 대단한 일 : 니로 연비 기록 70킬로 미터 정도 국도와 시내 주행을 하고 연비 29.4km/L 주행 중에는 리터당 30km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아무튼 최고 기록이다. 연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아들에게는 '액체인 기름으로 어떻게 차를 움직이게 만들까?'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줬다.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차를 타지 않아야 하겠지만, 타야 한다면 가솔린으로 연비 좋은 차를 타야 하지 않을까. 전기차가 깨끗해지려면 전기를 만드는 과정도 깨끗해야 한다. 국도 제한 속도가 80킬로였기 때문에, 크루즈 컨트롤로 계기판상 85로 맞추고, 더 느린 차가 있으면 잠시 가속해서 추월했다. 에어컨은 실내온도 22.5도 맞춘 상태였다.

북두칠성과 나 사이의 시차

내가 지금 보고 있는 북두칠성은 이미 과거의 북두칠성이라는 점은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다. 거리가 아주 멀어지면, 두 대상은 ‘지금’이라는 시간을 공유하지 못한다. 우주까지 갈 필요도 없다. 자전하는 지구 위에 있는 우리는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시차’를 갖게 된다. 사람 사이에도 시차를 겪는다. 이쯤 되면 반드시 물리적 거리만이 우리에게 시차를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누군가는 과거를 살고, 누군가는 내가 모르는 시간을 산다. 같은 곳에 있어도 다른 시간을 사는 사람이 있어, 우리는 서로 대화가 불가능하다. 대화 만이 우리가 같은 시간을 산다는 증거이므로, 대화가 없다면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증언할 수 없다. 아들과 앉아서 화로를 바라보면서, 아들의 얼굴을 훔쳐본다. 꽤 오랫동안 아들이..

어린이날 외출

어린이날 맞이 2박 3일 여행. 딸의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지만, 그래도 집을 나서면 신난다. 집현에서 명석 방면으로 새로 난 길을 따라 함양. 올해 처음으로 계곡이 발을 담그고 딸과 나는 발로 ‘빠’ 모양을 해본다. 아들은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느라 정신이 없다. 나는 텐트를 치고 혼자 누워 망중한도 즐긴다. 어른도 좋은 어린이날이다.

20220504 자출일기

오늘의 자전거 출퇴근 거리는 22킬로미터 정도. 오가는 길은 매일 변함이 없는데, 오늘은 오는 길에 약간 둘러서 왔다. 학생들이 모두 체험학습을 간 날이라, 나도 조금 늦게 출근하려고 지각을 써뒀다. 아이들 아침 챙겨 먹이고, 빨래도 널고, 설거지도 하고, 아이들 교문 앞에서 보내고 나서 나도 출근을 했다. 육아휴직했을 때는 아들이 유치원에 다니고 딸은 어린이집에 다닐 때였다. 준비를 마치고 나와서 엘리베이터 앞에서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고는 했다. 그 생각이 나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예전 그 포즈를 잡는다. 교문으로 들어가는 아이를 보며 감상에 젖는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했다. 천천히 갈 것이라 출근 복장으로 갔다. 청바지에 반팔면티에, 파타고니아 윈드 셔츠. 가던 길에 윈드 ..

일상사/자전거 2022.05.04

떨치려는 퇴근길

오늘은 좀 늦은 퇴근이다. 할 일이 끝도 없이 있는데, 그 할 일을 정리하지 못해서 조금은 시간은 허투루 보내고 왔다. 그래도 앞에 앉은 사람, 옆에 앉은 사람과 이야기하는 게 모두 일이다. 아니, 그런 대화가 모두 내 일의 일부다. 퇴근하는 데, 손톱달 혹은 눈썹달이 따라온다. 나도 모르게 페달을 빨리 밟다가 잠시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달려야지 생각하는데, 금방 땀이 나려고 하고, 그러다 보면 집 앞까지 도착해 있다. 이제는 밖에서 자전거를 탈 때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날이 지면 나오는 하루살이들 때문에 버프는 해야 한다. 눈으로 입으로 잘못하면 하루살이를 삼켜 버릴 수도 있다. 집으로 와서 오늘 보고 들은 것들을 일기장에 써본다. 어떤 사람의 지친 표정, 어떤 사람의..

남겨진 디저트와 시험 끝

시험이 끝나고 나면 학생들은 대개 곤죽이 되어 있고, 시험 직전에 그랬던 것처럼 수업을 힘들어한다. 혹은 격렬하게 거부 의사를 표시한다. 그 마음이 한편으로 이해가 되면서도, 전~혀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보면, 얼른 수업을 시작하고, 성적이 오를 수 있도록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내일 협의회 간식도 사려고 밖으로 나섰다. 한 커피숍에서 그릭 요구르트 메뉴를 팔았다. 6000원짜리 그 메뉴를 시키고 기다렸다. 플라스틱 커피용기에 그릭 요구르트, 그 위에 시리얼, 블루베리 등이 얹혀 있었다. 그럴듯해 보였다. 차가운 셔벗 같은 요구르트를 기대하며 한 숟가락 뜨려는데, 잘 퍼지질 않았다. 씨리얼과 블루베리를 헤치고 들어가서 요거트를 한 스푼 떠서 입에 넣는데, 약간 치즈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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