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관련/또 다른 학교 이야기

수업 준비하기 싫을 때

타츠루 2022. 5. 8. 22:59
교실

일을 하기 싫어서 미루게 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그 일을 큰 덩어리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일의 덩어리가 커 보이니, 그 일을 할 엄두가 나지 않고 그래서 미루게 된다고. 그의 해답은 그러니 간단하다. 큰 일을 작은 일로 쪼개면 된다. 그리고 작은 일을 해나가면 결국 큰 일도 해낼 수 있게 된다는 것.

주말에 해야 할 일의 리스트를 안고, 아이들과 놀며, 아내와 시간을 보내며 와중에 머리 속에 그 일을 담고 있었는데, 결국 다 하지 못했다. 이런 불쾌감. 월요일에는 더 일찍 출근해야지.. 생각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생각하던 일을 재빠르게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출근하면, 또 그 날의 새로운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수가 있다. 주말에 해야 하는 일은 주말에 했었어야 했는데, 이렇게 후회를 하고 있다.

그래도 수업 준비는 그럭저럭 했는데, 시간이 더 걸린 것은 학생들 1차 고사를 치고 나서, 수업의 방식을 좀 바꿔봐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다. 학생들의 성적도 일단 내 기대에 못 미치고, 2년을 가르치면서 성적에 이렇다할 변화가 없다면, 나도 책임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두 개 반에서는 수업을 하면서 어려웠던 부분, 혼자 공부하면서 좀 더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써보라고 했다. 수업의 가장 많은 부분은 독해를 하는 것이고, 그 속도 조절이 참으로 어렵다.

어떻게 더 나은 강의를 할 것이냐? 는 더 이상 고민이 아니다. 어떻게 학생들이 더 적극적으로 공부할 수 있느냐? 이게 고민이다. 다른 선생님들은 잘 하고 있을까. 이런 이야기를 나누어야 도움도 되고, 힘도 되고, 발전도 가능하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을 내 발전이 가능한 일로 바꾸는 일, 수업 준비부터도 그런 방식으로 해야 한다. 수업 형식을 바꾸고 난다면, 당장 새로운 수업 방식을 도입하고, 수업 공개부터 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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