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책, 읽은 책, 읽을 책 128

어떻게 열린 질문을 할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가 라는 제목이 원서제목 Never Split the Difference보다 나은 것 같다. 제목에 어떻게가 들어간 것도 아주 적절하다. 책 표지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이 책은 FBI가 사용하는 협상의 방법에 대한 책이다. 여러 인질극이 사례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범죄자들을 상대로 하는 협상에 대해서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경영대학원을 다니면서 자신이 갈고 닦은 기술을 비지니스 영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하면서 그 방법을 발전시킨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깊은 이론적 배경이나 ‘마음이란 무엇인가’ 따위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이 사람이 사용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책 앞 장에서 잘 설명하고 있는데, 나의 경우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

슬픈 나막신. 전쟁 통 아이들의 이야기

슬픈 나막신 권정생 지음 2차 세계대전 말, 도쿄의 빈민가. 일본 아이들과 한국 아이들이 모여 산다. 아빠가 아픈 집, 엄마는 일본인, 아빠는 한국인인 집. 맨날 아이를 떼리는 집... 모두 어렵고 힘든 가운데, 일본 아이들과 한국 아이들의 사이가 틀어지는 일도 있다. 무엇보다 큰 위협은 폭격. 그 전쟁의 틈에서도 아이들 마음 속에는 좋아하고, 싫어하고, 당황스러워 하고, 미안해 하는 마음이 인다. 그것을 묘사한 이야기. 어른이 일으킨 전쟁에 아이들의 삶이 어떻게 고통받는 지 보여준다.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소설. “어른들은 모두 나뻐.” 준이가 흐드득 울먹이듯 말했다. “그렇지만, 어른들이 없으면 우린 살아갈 수 없잖어?” 하나꼬도 아주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전쟁을 일으키고, 집..

삶을 읽는 힘, 리터러시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삶을 위한 말귀, 문해력, 리터러시 김성우X엄기호 이렇게 책을 읽지 않고 독서모임에 참여하다니… 아니다 그냥 참여가 아니라 내가 호스트다.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선택했고, 나는 그 중 2장을 간신히 읽었다. 빠지는 분이 생겼지만, 그래도 오늘 나까지 여섯명이 모였다. 세 명에서 시작했는데, 적게 모여도 6명이라니 다시금 대단하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라면 6~7명 정도가 적당하다 싶다. 그 이상이 된다면 운영의 묘가 반드시 필요하리라. 누구에게 마이크를 주고, 누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지, 전체 진행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선택해야 한다. 근황 늘 그렇듯 근황으로 모임을 시작한다. 이제 줌으로 만나는 것도 어쩔 수 없이 적응이 된 것 같다. 다시금 진주에는..

일요일 아침의 책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요조 일요일 아침이 책 읽기는 좋은 때는 아니다. 주말이 늘 그런 것처럼 아이들의 푸닥거리 사이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아이들과 할 수 있는 걸 찾는 날이니까. 오늘은 아들은 혼자, 딸은 엄마와 공부하는 시간이라, 나는 기름에 찌든 에어덕트 필터를 싱크대에 불려두고 잠시 책을 읽는다. ‘아무튼, 떡볶이’를 읽고 요조의 글이 좋아졌다. 그녀의 글은 예쁜 밀가루 반죽 같다. 만지면 촉감이 좋고 맡으면 향이 좋은. 육수에 넣으면 수제비가 되고, 오븐에 넣으면 피자가 될 것 같은 그런 상상을 하게 해주는 글이다. 그래서 어제 진주문고에서 산 책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이런 산문에서는 다른 사람의 생각 덕분에 내 생각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 2021.03.14 오후 1시 2..

'공정'이 민주사회의 유일한 목표가 될 수는 없다

2021년 먼북소리 독서모임 2번째 공정하다는 착각 , 마이클 샌델 참석자 : 5명 장소 : Zoom 시간 : 2021. 2. 19. 19:00 ~ 21:40 진행 한 달 동안 실천한 일 이야기 책에 대한 총평 먼저 각 장에 대한 이야기 총평 1. 한 달 동안 실천한 일 이야기 지난번 책인 어떻게 일할 것인가(아툴 가완디) 를 읽고, 아툴 가완디가 권한대로 꾸준히 무언가에 대해 실천하거나 기록해 보기로 했다. 아툴 가완디는 그 책에서 인도에서 체류하며 관찰한 의사들의 뛰어난 성과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제대로된 의료장비도 기구도 약도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최선의 선택을 하고 아주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개발해 나간다. 그들은 동료와 이야기하고 기록하고 개선해 나간다. 그게 아툴 가완디가 말하는 성실함 이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공유해야 하는 이유

역시나 책 읽기 속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아주 재미있는 책'을 손에 쥐고 있지 않아서입니다. 꽤 오랫동안 '블로그 열심히' 하기가 늘 새해 목표가 되고는 했는데, 최근에서야 좀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매일 글을 쓰는 것도 품이 많이 드는 일이고, 새 학기가 되어 일이 '폭증'하면 과연 그때에도 매일 하나씩 글을 써나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자신이 있든 없든 한 일 년 정도는 멈추지 않고 글을 써나가 봐야지 하는 게 지금의 다짐입니다. 어제부터 열심히 읽고 있는 책은 Show Your Work 라는 책('보여줘라, 아티스트처럼'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되었는데, 2021. 02. 11. 현재는 절판되었습니다.)입니다. 이 저자의 책은 Steal Like an Artist를 먼저 읽었..

책 한번 써보세요

장강명. 한겨레출판. 2020. 이렇게 쓰면 된다라고 쓰지 않은 책이라 좋다. 더 많은 ‘쓰는 사람’이 탄생하길 바라는 저자의 바램이 담겨 있어서 좋다. 그리고 결국 전하는 메시지는 ‘지금 쓰라’라는 것이지만, 자신이 생각한 글쓰기의 공학에 대해 말해줘서 더 좋다. 에세이 쓰기, 소설쓰기, 논픽션 쓰기에 대해 모두 다룬다. 이 짧은 책에 그게 가능한가? 가능하다. 결국 문단 단위의 글을 쓰는 사람이 많고, 그 사람들이 책을 읽는다면, 우리 사회는 더 똑똑하고 '사려깊은' 사람이 많이 탄생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글을 쓸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책을 써서 성공한다거나 전업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라는 조언 따위는 없다. 하지만 쓰는 사람이 되..

뭐든 다 겪어 봅니다! (뭐든 다 배달합니다.에 대한 짧은 평)

'강제 야간 자율학습'에 대해 언급하면서 현재의 학교 현장을 암울하게만 그리는 점은 불만이다. 저자가 체험한 산업 현장에 대해서는 관찰하고 통계를 정리했으면서도, 왜 '강제 야간 자율학습'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학교 현장에 대해서 조금 더 찾아보지 않았을까. 타다 사태와 관련해서는 저자는 분명하게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타다'를 기술 혁신으로, '택시사업자'는 구태하고 불편한 서비스 제공자로 묘사하는 부분은 내 입장과 달랐다. 공유경제라는 말이 실상 별로 '공유'하여 나누는 바가 없는 것처럼, '기술'과 '혁신'을 같이 쓴다고 해서 그것이 더 옳은 것처럼 느껴지지도 않는다. 복잡한 이해가 얽혀 있는 데다가 저자도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이야기하고 있지 않기는 하다. 하지만, 쿠팡, 배민, 카카오 대리운전..

노션notion으로 정리한 2020 독서 목록

'산책' 앱에 기록한 것과 차이가 있기는 한데, 올해 총 43권의 책을 읽었다. 틈틈이 다시 돌아보기 좋게 정리했어야 했는데, '간신히' 앱에다만 기록을 했다. 그 내용은 다시 노션에 정리했다. 전체 목록이 궁금하면 아래 링크 www.notion.so/scanner/e2f1d8c904a84ee49ec2e4d8aa54a460 읽은 책 목록 A new tool for teams & individuals that blends everyday work apps into one. www.notion.so 책을 정리하면서, 2020년 초에 읽었던 책들은 무슨 내용이었나 생각도 나지 않는 책이 있었다. 조금 생각해보니 재미가 없었거나 전혀 유익하지 않아서 생각나지 않았던 것이었다. '장대익' 교수의 '사회성이 고민입..

나의 발전을 위해 읽어갈 책 목록

요즘 뭘 배우고 계신가요? 어떤 종류의 독서 목록을 탐독하고 계신가요? 예전에 굉장히 재미있는 블로그를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애자일 이야기' 애자일 이야기 이 블로그의 화두 : 인간적이면서 생산적인 길 찾기, 나날이 자라기, 나와 주변의 긍정적 변화 agile.egloos.com 애자일이 무엇인지 모르는데도, 포스팅 하나하나가 재미있을, 공부가 되는 읽을거리가 되더군요. 그 블로그의 주인장인 김창준 님의 책을 최근에 한 권 읽었습니다. 김창준 님은 번역서도 낸 적이 있는데, 그중 '실용주의 사고와 학습'이란 책도 매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함께 자라기 - 애자일로 가는 길 교사로 일한지도 벌써 10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20년이 되고, 30년이 되는 게 아닐까 겁이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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