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책, 읽은 책, 읽을 책 128

개인은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보복, 즉 응보적 정신으로 징벌을 바라보는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까지 비판한 태도이며 이는 사회에 엄청난 해악을 끼치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섬뜩한 전략으로 이어진다. 이는 범죄의 피해를 보상해주는 전략도 아니다. 더 나은 태도가 분명히 있다. 바로 좋은 부모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태도다. 최근에 회복적 정의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번달 독서 모임을 위해서 마사 누스바움의 책을 읽고 있다. 책을 읽다 보니, 회복적 정의가 가지지 못한 철학을 마사 누스바움의 이 책에서 가지고 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책의 시작은 저자가 ‘트럼트 대통령 당선’을 확인하며 깊은 절망과 당혹감을 느끼는데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잠시 앉아서 그 절망감과 당혹감에 대해 살펴보다가 글을 쓰게 되고, 그..

Well designed life : 사이좋은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

지금 킨들kindle로 읽고 있는 책은 Well Designed Life 입니다.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을 개인의 삶에 어떻게 접목시켜서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것이냐에 대한 책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저자가 그렇게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자신이 다양한 컴플렉스와 실패담을 가지고 있고 공부도 늦게 시작한 편인데, 그런 사정을 모두 들려주며 독자를 응원합니다. 자신 주변의 사람들의 이야기도 가지고 와서 우리가 얼마나 변하기 힘든가설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 나은 삶, 더 건강한 삶을 살기위한 방법을 찾을 것을 독려합니다. 이제 반쯤 읽었는데, 과거의 나(past self)와 미래의 나(future self)가 사이좋기 지낼 수 있도록 현재의 내가 좋은 조정자 역할을..

어떻게 Old Survivor는 500년을 살아남았나?

Old Survivor : 무용함의 유용함 Attention Economy(이걸 우리말로 어떻게 번역해서 사용하고 있나 모르겠다.)은 사람들의 주의, 집중, 관심을 구매의 대상으로 담는 비즈니스를 말한다. 대부분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그렇다. 우리는 페이스북을 쓰면서,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면서 ‘우리의 관심’을 쏟는다. 그리고 그 플랫폼을 만든 사람은 돈을 번다. 아주 많은 돈을 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우리는 사용자 user라고 불린다. 우리는 그저 플랫폼을 사용하는 사람일 뿐이다. 그들에게 고객은 광고주이다. 그들은 사용자의 편의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광고)의 편의를 위해서 UI(User Interface)를 개선한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그들은 더 많은 돈을 벌게 된다. ..

우치다 타츠루가 생각하는 인간상

우치다 타츠루가 생각하는 인간상 대세를 따르지 않는 시민들의 생각법, 우치다 타츠루, 바다출판사, 2019. 8월 먼북소리, 참석자 3명. 19:00 ~ 21:25 대세를 따르라고 있는 법 아닌가? 하지만, 우치다 타츠루는 대세를 따르는 삶을 살지 말라고 전한다. 그가 900 단어로 쓴 칼럼을 엮은 책이다. 근 10년 전에 쓴 글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생각들이다. 평소 우치다 타츠루 선생님의 책과 글을 좋아했던 터라, 먼북소리 멤버들과도 같이 읽기 위해 추천했다. 좀 더 흐름이 긴 글이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딱 좌우 두 페이지로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다 보니, 잘 읽혔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책 속에서 저자는 다양한 대상을 비판한다. 하지만, 가장 많은 비판의 화살을 받는 대상은 일본의 ..

납작한 삶을 포개어 두께를 만든다

재윤이 삶 | 미메시스 | 리디셀렉트 진주문고 혁신점 ‘여름’ 매대에서 봤다. 한달 전 쯤에 진주문고 혁신점에 갔을 때, 거기에는 온통 파란색인 책들과 물건이 그득했고, 그 매대는 “여름”을 주제로 한 매대였다. 그리고 잠시 이 책의 표지를 봤다. 그리고 출판사도. 미메시스는 괜찮은 그래픽 노블을 출간하고 있는 출판사라 기억하고 있었는데, 저 작품도 좋기는 하겠다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쌩~ 지나갔다. 경상도 출신의 한 비혼여성의 서울에서의 삶이 소재다. 대략 그녀의 나이를 예측할 수 있는 장면(노래방, 동전노래방 아니고 진짜 노래방), 경상도 출신임을 알 수 있는 말(자연스러운 사투리). 그런 것 덕분에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좋은 것이 아니다. 우선 그림은 군더더기 없지만, ..

그래픽노블 | 시간의 주름

방학 이틀 째, 일을 해야 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고 집 안은 덥다. 책도 손에 잡히지 않으니 [[그래픽노블]] 읽기에 딱이다. 시간의 주름 A Wrinkle in Time 매댈렌 랭글 지음, 호프 라슨 그림, 심혜경 옮김 이숲 출판사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에 출판된 이 책은 절판되었다. 그래서 알라딘에서 중고로 구입했다. 좋은 작품임에 분명하니 중고가격이 뛰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라고 서평을 쓸 수는 없고. 아무튼, 메그 머레이라는 아이가 아빠와 동생을 구하기 위해 광속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우주를 관통한다.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선형적 시간이 아니라, 시간의 주름을 만들어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데서 이 작품의 제목이 나왔다. 저자는 이 책 한권으로 끝낸 게 아니라..

죽음이 남긴 자리를 치웁니다.

죽은 자의 집청소 책 제목을 보라, 읽지 않더라도 제목 때문에 책을 한번 더 보게 된다. 나는 몇 몇 미디어에서 책을 접했고 결국 사두기는 했다. 그럼에도 또 몇 달간 읽지 못하고 두었다. 스스로를 중년 남성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별로 없지만, 건강에 염려하는 부분이 생길 때마다 내가 어릴 적보다 훨씬 죽음에 가까워졌구나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들면 도리어 뒤로 물러서서 겁을 먹게 될 때가 있다. 아예 이야기하지 않는 게 좋은 소재라는 생각,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은 소재라는 생각. 책을 펼치고 저자의 문장에 놀라게 된다. 이 책은 청소하는 노동자로부터 시작한다기 보다 시인을 꿈꾼 사람에서 시작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려고 하다가 그는 어쩌다가 특수청소라는 분류하기도 어려운 일을 하..

아빠가 먼저하는 수학 공부 : 유클리드 원론

‘이처럼 아름다운 수학이라면’ 을 읽을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책이 바로 유클리드의 ‘원론’이다. 원론은 주로 '기하학'을 그 주제로 다루고 있고, 기하학geometry는 '땅을 측량하다'라는 뜻에서 왔다. 유클리드는 기존에 있던 기하의 체계를 정리했고 주로 유추를 통해 어떤 결론을 이끌어 냈고, 이 유추를 위해 5공리와 5공준을 만들어 냈다. 유클리드의 5공리 동일한 것의 같은 것은 서로 같다. 같은 것과 같은 두 개의 것은 서로 같다. A=B, A=C이면, B=C이다. 서로 같은 것에 같은 것을 각각 더하면, 그 결과는 같다. A=B이면, A+C=B+C이다. 서로 같은 것에서 같은 것을 각각 빼면, 그 결과는 같다. A=B이면, A=C=B-C이다. 서로 일치하는 것은 서로..

온탕과 문학의 공간

폭염 속 뙤약볕 아래에서 자전거 페달을 밟은 느낌은 허벅지 깊이의 목욕탕 온탕, 그 온탕 안을 밀며 걷는 기분이었다. 볼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집은 비어있고, 실내 온도는 30도 라는 데 시원하게 느껴졌다. 내 앞에 있는 국어 선생님이 ‘글을 쓰려면 이 책은 꼭 읽어야 해요.’ 라고까지 말씀하셔서 나는 책을 사러 오늘 동훈서점까지 다녀왔다. 글을 쓰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의 목록이 정해진 것은 아니겠지. 하지만, 내게 벽 같은 책을 만나지 않고서야 그 벽을 넘지 않고서야 생각의 지평이 넓어질리 만무하다. 내가 좋아하는 우치다 다츠루 선생님의 책은 거의 다 읽어가는 데, 남은 책은 ‘자크 라캉’에 대한 것이다. 결국 우차다 다츠루 선생님의 배움의 원천에까지 가봐야 하지 않겠나. 선생님이 말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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