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책, 읽은 책, 읽을 책 135

쌈채소 먹기 같은 ‘소설 읽기’

숲과 별이 만날 때 글렌디 벤더라 아직도 책을 ‘많이 읽지’ 못하고 있지만, 소설은 손이 가지 않는다. 서점에 가도, 도서관에 가도 인문, 사회, 과학, 자기계발서까지는 아주 차근차근 살펴보지만 소설은 그렇지 않다. 왜 일까? 지은이의 말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소설가는 ‘내 소설은 이러이러한 내용으로, 이러이러한 주제를 전하고자 한다.’ 라고 밝히지 않는다. 독자가 소설을 읽음으로써 내용과 주제를 밝혀내고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얻는 내용과 주제라는 것이 실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소설이 아닌 책의 경우, 저자의 말을 듣고, 책의 목차를 꼼꼼이 보고, 책 중간 쯤을 펴서 읽어보면 된다. 실패와 관련이 있을 지도 모른다. 소설을 혼자서 선택하게 되면, 실패하기 쉽..

또 다른 글쓰기 책이 가리키는 그곳

제목 : 하버드대 까칠교수님의 글쓰기 수업 원제 : Unless It Moves the Human Heart: The Craft and Art of Writing 저자 : 로저 로젠블랫 돋을새김. 2011 2022.01.03 - [책/읽는 책, 읽은 책, 읽을 책] - 오랜만에 글쓰기 책 : 마흔의 글쓰기 (명로진) 명로진 작가님이 자신의 책에서 언급한 책이라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온라인 서점에는 '품절'이라고 나오는데, 인기가 없어서 절판된 것이겠지. 40년 이상 글쓰기 강의를 하고 거기서 얻은 이야기를 써낸 책이다. 등장하는 학생들은 저자가 만난 학생들의 일부와 일부가 만난 조합물이 아닐까. 주로 학생들과 대화하는 식으로 이어지는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준다. 그 목적으로 충분하다...

질병은 우연이지만 환자됨이 필연은 아니다

미야노 마키코, 이소노 마호 지음, 김영현 옮김.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다다서재 2021. 이 기묘한 편지를 써보자고 말을 꺼낸 사람은 바로 저, 미야노 마키코입니다. 처음 기획할 때만 해도 꽤 폭넓은 분야를 아우를 예정이었지만,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보니 결국 생과 사를 둘러싼 다큐멘터리이자 생과 사를 함께하는 사람들의 해후에 대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혹은 병에 걸린 한 철학자가 '영혼의 인류학자'에게 기대며 내보낸 말들을 기록한 책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습니다.. 이 책을 쓴 두 저자 중 한 명인 미야노 마키코는 책의 들어가는 말을 저렇게 시작했다. 그녀는 거의 숨을 거두기 직전에 이 책의 들어가는 말을 썼다. 두 저자 사이의 편지를 보건데, 거의 마지막 즈음(이라고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미..

선입선출 - 가끔 책을 보내야

나의 집은 크지 않고, 내 책장의 책들은 아이들 책과 다투느라 그 자리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지난번 새 책꽂이를 들이고 나는 내 책을 꽂을 생각에 기뻤지만, 어디서 온 것일까, 아이들의 책이 그 책꽂이의 2/3를 차지했다. 이미 읽은 책들 중 고전이나 명작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들을 이제 고르고 있다. 충분히 좋았던 책이지만 두고두고 읽을 것 같지 않은 책도 한 권씩 고르고 있다. 그렇게 그 책들은 떠나가게 될 것 같다. 지난 해 읽은 책들 중, 읽은 책 목록에 기록하지 못한 것들을 찾느라 책장을 뒤적이다 이 책들을 꺼냈다. 좋은 책은 많으나, 가지고 있을 책들도 많을 수는 없다. 집의 벽을 모두 서가로 채우고 살 수 있다면 훨씬 여유가 있을텐데... 이 책들을 조금씩 옮기는 것은 어떨까. 내가 열쇠를 받..

나의 권리와 타인의 권리를 모두 살피는 방법

내 권리는 희생하고 싶지 않습니다 김지윤 지음 아마도 내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이 분을 몰랐던 것 같다. 백분토론 진행도 하셨다는 데, 나는 이 분의 얼굴도 이름도 낯설었다. 정치분야에 대한 관심도 없었던터라 더 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유튜브영상에서 이 분을 알게 되었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궁금해서 책이나 영상을 찾다가 김지윤 님의 채널을 보게 되었다. https://youtube.com/c/%EA%B9%80%EC%A7%80%EC%9C%A4TV 김지윤의 지식Play #국제정치 #미국문화 #역사 MLB 광팬, Jazz 매니아 김지윤 박사가 역사, 인문, 영화, 음악, 미국 정치까지 깨알같이 풀어드립니다. www.youtube.com 영상을 여러개 보지는 못했지만,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긴장 ..

가정에서 시작하는 독서, 학교에서 완성되는 독서 - 도란도란 책모임(백화현)

내가 좋아하는 건 분명 책 읽기라는 걸 독서모임 4년 만에 확신하게 되었고, 이제는 학생들과, 동료 선생님들과, 가족과도 책모임을 해보고 싶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책모임을 하고, 학교에서는 특히나 어떻게 학생들과 책모임을 해갔는 지 궁금하다. 이 책은 2013년 발행되었고, 백화현 선생님이 그 이전부터 실천해온 독서 모임을 꾸준히 기록하고 발전시켜 온 결과물을 엮은 책이다. 이렇게 한 학교에서의 다양한 독서 동아리가 이슈화 되는 일은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이미 7년 전의 책이지만, 아직도 전국적으로 학교 독서모임이 전파된 것은 아니니, 학교에서 함께 책 읽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란 건 확실하다. 책의 내용을 보자면 최근에 읽었던 독서동아리 100개면 학교가 바뀐다(서현숙,..

최재천 교수님의 - 호모 심비우스

부재 : 이기적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는가?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읽어버린 두 번째 책. 이음출판사, 2011년. 이기적 인간은 살아남을 수 없다.라기 보다는 우리 이제는 서로를 돌보며, 지구를 돌보며 살자라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어떻게? 지구상의 동물들이 (의도가 있든, 그렇지 않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지에 대해 여러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협력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최재천 교수가 생각하는 새로 정립해야 할 인류의 이미지인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공생인)로 이야기를 끌고 가기 전에 지구에서 살아가는 동식물들의 생활상을 이야기 한다. - 경쟁 - 포식 - 기생 - 공생 모든 종의 동물들은 자연히 그들의 생계수단(자원)에 비례하여 증식하며, 어느 종도 그 이상으로 증식할 수는 없다..

오랜만에 글쓰기 책 : 마흔의 글쓰기 (명로진)

나이가 들어간 책 제목은 선택하지 않는다. 이 책은 순전히 저자 때문에 고른 책이다. 명로진 EBS 라디오 진행자이면서, 여행가이면서, 작가이자 글쓰기 강사. 이 책은 7년 전인데 그 당시 37권의 책을 썼다고 했다. 마치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어디서 살고 있는 사람 같지만, 그런 생각은 빨리 접자. 내가 원하는 삶은 나만 살 수 있으니까. 다른 사람의 삶이란 흘끗 보고 평하기는 좋지만, 나의 것이 아니다 아무튼 그이 목소리와 그가 영어를 말할 때의 톤 때문에 라디오에서 갑자기 마주치면 차에서 내릴 때까지 듣고는 했다. (일부러 찾아서 듣는 열성팬이 아닌 점은 갑자기 미안해지지만. 팬이란 하나의 주체가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이라는 점에서 나 같은 팬도 팬이다.라고 해두자.) 아들과 도서관에 가서 혼자 책..

20220102 연암도서관에서 빌린 책

빌린 책이 집에 들어오면, 원래 있던 책들 사이에 숨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아들은 ‘손홍민’, ‘해리포터’로 검색해서 책을 찾았나 보다. 다른 책들은 학교에서 준 필독도서 목록에 있는 책들. 아들이 혼자 책을 고르고 대출까지 할 수 있게 되니, 나도 혼자 책 구경이 가능하다. 도서관에서는 책값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책은 사서 읽자라는 주의지만, 집이 좁아지고 있으며 나의 공간 따위는 없어서 책을 자꾸 들이기가 어렵다. 서가를 오가다가 명로진이름을 보고 빌리지 않을 수 없다. 최재천 박사님의 책도 한 권, 그리고 이해도 못하지만 시집도 한 권.

초등 아들과 뽀모도로 연습하기

삼일 전부터 아들과 같은 책을 읽기 시작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책이다. 오른쪽의 영어 원서 제목이 더 좋고 표지도 좋은 것 같은데, 우리말로 직역한다고 해서 좋은 제목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분명 번역해서 출팔하는 측에서도 고민은 많이 했을 듯. ‘배움에 대해 배우기’ 정도면 어땠을까 싶지만, ‘배움’은 ‘공부’보다 폭넓어서 출판사에서는 ‘공부 방법’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책의 내용을 잘 드러내는 제목은 번역책이기는 하다. 뇌신경학자가 뇌과학을 기반으로, 효과적으로 생각하고 기억하고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그 공부가 반드시 성적에 대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생각하고 공부할 것인가? 에 대해 설명하는데, 글이 쉽고 초등고학년 정도에게도 어필할 만한 재미있는 비유와 삽화를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