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책, 읽은 책, 읽을 책 134

존재하지 않는 게 낫다면, AI 또한 존재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작별인사김영하2022작별인사를 읽으면서, 인간이나 인간과 유사한 존재로 만들어진 것들의 이야기를 생각한다. 달마라는 개체는 인간이 스스로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다른 개체들의 데이터를 하나의 공간에 집어 넣는다. 하나의 거대한 정신이 남게 된다.그리고 그 거대한 정신은 인간의 신체 혹은 사물의 부피 없이 영생하게 된다. 하나의 통합된 인지가 되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고, 모든 곳을 보고 어느 곳에든 갈 수 있는 상태가 된다.인공 지능을 대표하는 달마,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가장 인간 생명체에 가까운 선이, 인간과 너무나 닮았지만 인간이 아닌 철이. 세 존재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각자의 주장을 한다. 선이는 우리는 모두 죽고 결국 우주의 거대한 정신에 ..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만화로 읽다니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 50선하이데거 존재와 시간비봉어린이 도서관에 갔는데, 서울대 선정 인문고전을 만화책으로 만든 시리즈가 있다. 최근 '존재와 시간 강독'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 만화책 시리즈에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이 있었다. 기껏 해봐야 초등학생들이 와서 책을 보고 빌려가는 어린이 도서관인데, 뭔가 어마어마하다 느꼈다.이걸 만화책으로 만들기 위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사람은 어떤 생각이었을까. 만화로 읽는다고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읽어낼 사람이 있다고 만들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대한 소개글을 보면,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도 읽어도 좋겠다고 썼다. 과연 그렇다. 그래서 저 책을 집어 들었다.너무 뛰어난 철학자나 사상가의 글을..

도시는 왜 역사를 보존하는가. 북토크

책을 읽지 않고서 북토크에 가는 일은, 책을 읽지 않고 책 모임에 가는 것과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를 보고 싶은 마음에 지난주말 진주문고에 다녀왔다. 파우저 선생님은 '외국어 전파담'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미국에서 태어나, 일본어와 일본문화를 전공하고 일본에 온 김에 근처 한국까지 와서 한국어까지 배운 사람. 그러고 보니 영어 모국어 화자가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건 처음 보는 것 같다. 책에서 본 사진에서 선생님은 좀 '커' 보였는데, 보통 상상하는 미국인의 풍채는 아니어서 좀 더 친근했다. 시간도 생각하지 않고 말씀을 이어가신 덕분에 북토크와 질문 시간은 2시간이 지나서야 끝났다. 아들도 데리고 갔는데, 강연을 재미있어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선생님과 인사하고 사인 받는 건 좋아했다. ..

오늘 도착한 책 : 길가메쉬 서사시, 끝나지 않은 일, 힉스 신의 입자 속으로

오늘 도착한 책. 1.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김산해. 휴머니스트출판그룹 절판되었던 걸로 기억하는 데 재출판. 김산해님은 길가메쉬 관련 책을 거의 유일하게 꾸준히 내고 계신다. 궁금해서 선택한 책 2. 끝나지 않은 일. 비비언 고닉. 글항아리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 밖에 없다는 추천사에 끌려 사게 되었다. 책 읽는 기쁨에 대한 이야기는 가끔씩 또 읽을 수 밖에 없다. 3. 힉스, 신의 입자 속으로. 짐 배것. 김영사 고등학교 공통과학 교과서를 읽고 있고, 최초의 3분을 읽고 있다. 수식은 모르지만 물리학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집어 들었다. 이렇게 이쁜 책이라니.

원서 읽다가 집중이 안될 때는..

한글로 된 책도 잘 읽힐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은 때가 있는 것처럼, 영어 원서를 읽을 때도 어떤 리듬이 있다. 그래도 일단 책이 재미있으면 어디서든 책을 꺼내게 되는데, 초반부터 눈에 내용이 들어오지 않을 때도 있다. 연휴를 맞이해서 집에서 책을 읽는데, 다른 가족들 때문에 내 주의력이 분산된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집이라서 소리내어 읽어도 된다는 점.나는 영어를 좋아하는데, 특히 그 소리가 좋다. 우리말도 그렇지만 외국어가 가지는 우리말과 다른 발음들은 특히나 매력적이다. 요며칠 집에서 소리내어 책을 읽는다. 소리를 내지만, 내용에 집중한다. 그러다가 소리를 내지 않고 눈으로만 읽는다. 단, 눈으로 읽으면서 마음 속에서 소리를 내지 않는 게 좋다. 소리를 내서 읽던 마음 속에서 소리를 내서 읽든 소리를..

다윈과 인간의 허파

다시 종의 기원 어차피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양이 아니었다. 지난번 독서 모임에서 '종의 기원'은 딱 반만 다룰 수 있었다. 한 달의 시간이 있었지만 간신히 반을 읽어갈 수 있었다. 독서 모임 멤버들이 있는 채팅방에서는 한번에 끝내겠다 호언했었는데, 그렇게 끝내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 달 모임은 '종의 기원'의 남은 반이다. '인간의 조건'을 읽다가,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강독'을 읽으니 이제는 어떤 책이고 못 읽어 나갈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읽다 지쳐 쓰러지더라도 장벽 같은 단어에 겁먹지는 않는다. 그저 이해 못하고 넘어가는 문장이 있을 뿐이다. 내 부족한 지력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방법은 하나 뿐이다. 읽으면서 내가 모르는 게 무엇..

딸에게 읽어주는 책 때문에 울다

딸에게 읽어주는 책 ‘샬롯의 거미줄’ 좋은 상을 받은 책은 좋은 이유가 있구나. 짐짓 진지하게 읽어가다가 오늘은 두 번 눈물이 났다. 윌버를 지켜주던 거미 샬롯은 죽음 준비하고 죽음에 이른다. 세상이 멈추는 것 같은 묘사. 덧없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슬프기만 하지는 않다. 이제 내일만 읽으면 이 책은 끝난다.

2024학년도 교사독서 모임에서 읽을 책 선정

한 권의 책은 하나의 바탕이다. 이건 마치 같은 상식 위에서 이야기 하는 것과 같다. 학교에서 만나는 선생님들 사이에서 만들 수 있는 조직은 전문성을 개발할 수 있는 공부모임이다. 교과나 업무로 조직될 수 있지만 어떤 교사든 참여할 수 있는 주제는 아니다. 교과 모임이라면 동교과인 사람만 가능하고, 사회나 과학의 경우에는 세부 전공이 또 달라서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의 풀이 적어 진다. 같은 책을 읽으면 같은 경계 내에서 움직일 수 있다. 우리가 수업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해도, 결국 시작은 수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협의가 있는 지부터 살펴보게 된다. 교사가 모이면 하게 되는 이야기는 결국 학교와 교육, 학생과 수업, 그리고 교사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모두 같은 자리에서 시작하려면 텍스트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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