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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지 않는 게 낫다면, AI 또한 존재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작별인사
김영하
2022

작별인사

작별인사를 읽으면서, 인간이나 인간과 유사한 존재로 만들어진 것들의 이야기를 생각한다. 달마라는 개체는 인간이 스스로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다른 개체들의 데이터를 하나의 공간에 집어 넣는다. 하나의 거대한 정신이 남게 된다.

그리고 그 거대한 정신은 인간의 신체 혹은 사물의 부피 없이 영생하게 된다. 하나의 통합된 인지가 되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고, 모든 곳을 보고 어느 곳에든 갈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인공 지능을 대표하는 달마,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가장 인간 생명체에 가까운 선이, 인간과 너무나 닮았지만 인간이 아닌 철이. 세 존재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각자의 주장을 한다. 선이는 우리는 모두 죽고 결국 우주의 거대한 정신에 부합되게 될거라 한다.

결국 마지막 인간이었던 선이는 육체의 쇠잔함을 모두 겪고 죽고, 철이도 마지막으로 받아든 신체가 곰에게 공격받고. 결국 끝이 난다.

작별인사

사멸하지 않고 영생하는 것은 생명이 아니다. 생명은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며, 이는 움직임과 활동의 원동력이다. 움직임과 활동에는 에너지가 소모되고, 달마가 말한 것처럼 차라리 존재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존재함으로써 발생하는 고통이나 에너지 소모의 관점에서 보면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면, 기계문맹 혹은 AI는 그 존재를 지속할 이유가 있는가. 유지의 목적은 무엇인가? 유지 그 자체라면, 이는 유지의 목적이 없다면 옳지 않다. 기계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더 유용하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이 번성할 것이고, 존재 그 자체를 유지하기 위한 존재, 살고자 하는 욕망이 없고, 자신의 이야기를 찾을 필요가 없는 존재가 유지되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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