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책, 읽은 책, 읽을 책 128

오늘 산 책 : 그림자를 판 사나이, 문화유산답사기(제주), 낭비사회를 넘어서

오늘 산 책 : 그림자를 판 사나이, 문화유산답사기, 낭비사회를 넘어서 그림자를 판 사나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제주도편) 낭비사회를 넘어서 그림자를 판 사나이 '사람, 장소, 환대'(김현경)를 재미있게 읽고 두번에 걸쳐서 독서모임까지 했다. 그 책의 시작이 저 소설 '그림자를 판 사나이'가 등장한다. 등장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나중에까지 논의를 끌어가는 데 훌륭한 비유로 사용된다. 그래서 골라온 책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제주도편) 오늘 인터넷 알라딘서점에 가보니, 신간으로 나왔더라. 올 겨울 제주도 여행을 가게 될 때를 대비해서 한번 읽어두기 좋을 것 같아서 구입. 게다가 표지가 너무 이쁘다! 낭비사회를 넘어서 제목이 좋아서 펼쳐보고, 내용도 괜찮은 것 같아..

제5도살장 : 드레스덴 폭격과 시간 여행

제5도살장 : 드레스덴 폭격과 시간 여행 외계인에게 납치되고, 시간에서 자유로워진 채로 자신의 결혼식으로, 자신이 탄 비행기가 추락하는 시점으로, 드레스덴의 제5도살장에서 폭격을 목격하던 순간으로 종횡무진 이동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이 책은 어디서 보고 읽어야 겠다고 생각한 것일까. 늘 한 책이 다른 책을 소개하고는 하는데, 일단 알라딘 장바구니에 넣고 나면 잊는다. (알라딘 장바구니는 장바구니로만 쓴다. 주문은 진주문고에 한다.) 아무튼 이 책을 샀다. 제5도살장은 제2차 세계대전이 거의 끝나가던 1945년 2월 13일부터 3일간 4000톤 정도의 폭탄을 드레스덴에 투하한 작전이다. 도심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25,000정도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에 대해서는 들은 적이 있..

포토카피 : 존 버거

글로 쓴 사진(존 버거) 왜 제목이 글로 쓴 사진인가 생각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다시 궁금해져서 역자의 설명이라도 있는 지 봤다. 이 책의 영어제목은 Photocopies 이다. ‘복사본’ 정도의 뜻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책 속의 글은 무엇을 복사한 것인가? 책을 일단 읽어가다가 알게 된다. 그리고 우리 책 ‘글로 쓴 사진’은 굉장히 좋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인 Photocopies 가 원어민에게는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나라의 ‘복사본’과는 다를 게 분명하다. 우리 말에서 ‘복사본’이란 무엇인가? ‘진짜가 아닌 것’, ‘진짜를 대신하는 것’, ‘진짜보다 가치가 현저하게 낮은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Replica와 같은 뜻은 아니다. Repl..

서가명강 |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최영기)

최재천 교수님의 책으로 시작한 ‘서가명강’시리즈.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에서 서가명강 이라는데.. 잘 만든 이름은 아닌 것 같다..만.. 그래도 책은 괜찮다. 최재천 교수님의 책도 좋았고, 그 다음 고른 이 수학에 대한 책도 괜찮다. 그다지 수학을 잘 했던 편이 아니라, 몇 개 안 나오지만 수학 공식으로 설명하는 부분은 따라갈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수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 수학을 배우는 학생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 아이에게 수학을 시키는 부모에게 하고 싶은 것은 뚜렷하게 전해진다. 수학의 시작과 본질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완전한 시각의 제시다. 그리스시대의 수학은 철학의 한 방식으로 사용되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떠한 것도 ‘완전한 형태’를..

‘거울나라의 앨리스’로 가기 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드디어 읽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우리말로 번역된 것을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2시간에서 3시간이면 읽어낼 양이었다. 영어로 읽을 때는 자꾸 실패했는데, 내가 저자 루이스 캐럴의 언어유희를 알아들을 만큼 충분한 영어실력이 없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은 이유는, 그 다음 작품인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읽기 위해서였다. 최근 읽은 책에서나 다른 책에서도 저자들이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인용하거나 언급한 적이 여러번이라 무슨 책일까 궁금해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지 않고 거울나라의 앨리스로 넘어갈 수는 없다. 어릴 때 만화로나 본 적은 있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적은 없다. 그리고 이제 읽지 않고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시기가 되..

책과 책 사이의 책

책이 잘 읽히지 않을 때, 그 원인은 분명 ‘재미있는 책’을 찾지 못해서 라고 나는 굳게 믿고 있다. 슬픔의 모습이 다양한 것처럼, 재미의 모습도 그렇다. 그러니 각기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다양한 책을 책꽂이에, 가방에, 전자책에, 침대 곁에 두어야 한다. 오늘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끝냈다. 잠시 쉬어가며 읽는 책은 새의 언어 . 새에 대해서도 우리 인간이 모르는 게 많다는 걸 깨달으면서, 내가 아직도 모르는 게 충분히 많아도 참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꾸 배울 뿐더러, 많이 생각해야 한다고 나를 응원하고 약간 채근한다. 큰부리비다오리는 수심 200미터를 잠수해서 먹이를 잡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깊이에서 어떻게 물의 압력을 견디는지, 어떻게 목이를 쫓는지, 어떻게 숨을 참는지 아직 인간은..

독서 모임 책 후보 : 화씨451

사람을 자주 보게 되면 ‘아는 사람’이라 생각하게 된다. 책 제목을 자주 듣가보면 ‘읽은 책’이라 착각하게 된다. 화씨451 책이 ‘좋다’는 식으로 말한 글을 10번은 읽은 것 같다. 다행히 이미 읽은 것 같다는 착각은 하지 않았다. 강렬하게 읽어야해 생각만 하게 되었다. 책이 대한 정보가 전혀 없이 읽기 시작했다. 소설을 읽을 때 대개 그런 것처럼 처음 50페이지는 한밤 중에 더듬어 스위치를 찾아가는 것처럼 까마득하고 까마득하게 지겹기까지 하다. 특히나 방화수가 누구인가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 책은 미래사회 - 라고 하지만 우리의 어두운 현재-를 그리고 있다. 아무도 책을 읽지 않게되어 아무도 책을 읽지 못하게 된다. 책이 발견되면 그 집은 불태워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불러줄 줄도 아는..

직업으로서의 천문학자, 진주문고 추천, 과학자의 좋은 글

직업으로서의 천문학자, 진주문고 추천, 과학자의 좋은 글 에세이는 좀 덜 읽어야지 생각하는데도 손이 간다. 이 책은 일단 진주문고에서 서점원이 추천하는 책 매대에 있어서, 표지가 이뻐서 골랐다. 책을 고르는 데 큰 도움을 준 분들에게 감사한다. 그저 인생 잘 살아봅시다류의 에세이, 인생 별 거 없고, 여러분 잘 하고 있습니다로 치장한 에세이는 물론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하지만,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즐겁다. 에세이라고만 하기에는 좀 모자란 것 같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자주 추천하고 좋아하는 책들 중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쓴 이야기가 많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일할 것인가’ 박진영의 ‘박진영의 공룡열전’ 주제가..

다원성 - 인간의 조건(한나 아렌트)을 읽다가

다원성 - 인간의 조건 p57. 어떤 누구도 지금껏 살았고, 현재 살고 있으며, 앞으로 살게 될 다른 누구와 동일하지 않다는 방식으로만 우리 인간은 동일하다. 이 때문에 다원성은 인간 행위의 조건인 것이다. 가끔 이름 문장을 만나면, 나는 평균의 지력에서 한참 뒤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억지로, 저런 문장이란 쉽게 이해되는 문장도 쉽게 쓰여진 문장도 아니겠지 생각하려고 한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점이 절대 변하지 않는 진리인 것처럼, 인간은 너무나 유일함을 뽐낸다는 이유로 인간은 동일하다니. 이 문장을 며칠째 입에 담아두고, 다시 머리로 끌어올리고, 다시 입에 담아두고 머리로 끌어올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어떤 인간을 얼마나 이해하거나 용납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쉽게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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