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삶을 위한 말귀, 문해력, 리터러시
김성우X엄기호
이렇게 책을 읽지 않고 독서모임에 참여하다니… 아니다 그냥 참여가 아니라 내가 호스트다.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선택했고, 나는 그 중 2장을 간신히 읽었다. 빠지는 분이 생겼지만, 그래도 오늘 나까지 여섯명이 모였다. 세 명에서 시작했는데, 적게 모여도 6명이라니 다시금 대단하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라면 6~7명 정도가 적당하다 싶다. 그 이상이 된다면 운영의 묘가 반드시 필요하리라. 누구에게 마이크를 주고, 누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지, 전체 진행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선택해야 한다.
근황
늘 그렇듯 근황으로 모임을 시작한다. 이제 줌으로 만나는 것도 어쩔 수 없이 적응이 된 것 같다. 다시금 진주에는 확진자가 늘었고, 앞으로도 줌으로 독서모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시 만나는 날에는 작은 이벤트라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각자 리터러시의 정의를 해보기
이 책에 대한 감상을 밝히는데, 제목이 내용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렇다. 그렇지만, 유튜브가 제목에 들어가니 뭔가 유튜브와 책의 대결 구도 인 것 같아서, 더 잘 팔릴 수 있는 제목이긴 한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잘 안 팔릴 것을 각오하고라도(그런 각오라면 저자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지만) ’리터러시’가 주제목에 들어갔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만 해본다.
그리고 이 책 모든 논의의 중심이 되는 리터러시에 대해 각자 정의해 보기로 했다. 이하 의견들
- 리터러시는 애초 문장이해능력이라고 보았는데, 훨씬 더 폭넓게 사용된다는 점. 문제 해결능력까지 언급하는데 그게 가능할까. 신선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 행간을 읽어내는 게 문해력이 아닌가 생각했다.
- 아이가 영어를 배우기 시작할 때, 리터러시를 처음 알게 되었다. 글을 읽는 리터러시가 아니라 글을 쓰는 리터러시에 대해서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많이 알게 되었다.
1장부터 5장까지
소제목이 훌륭하다. 대담 형식인데도 자연스럽게 읽힌다. 입말인데도, 입말 같지 않은 건 이 두 분의 말투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직접 들어봐도 좋았겠다 싶었다. 몇 분은 예상했던 것보다 재미있었다라고 반응을 보였다. 나는 다 읽지 못했음에도 재미가 있었다. 김성우 선생님의 펜으로 책을 샀는데, 바로 읽지는 못했었다. 제목에 리터러시가 들어갔으면 읽었을거라고 변명을 한번더 늘어놓는다.
대부분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 저자가 내놓은 걱정에 동조한다. 정말 책이 사라지고, 정말 사람들은 책을 덜 읽게 될까. 그러고 나면 세상은 어떨게 될까? 미래 세대의 우리 아이들이 주로 영상으로 많은 것을 배우면, 그것으로 충분할까? 독서만이 줄 수 있는 장점을 어떻게 아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까.
저자는 리터러시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벌써 권력관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았다. 누가 리터러시를 정의하느냐는 바로 누가 힘을 가지고 있느냐를 보여준다. 지금 문해력, 리터러시를 언급하며 읽지 못하거나 않는 사람을 보면, 그들은 4, 50대의 기성세대다. 영상 미디어에만 충실한 어린 세대를 비판하고, 정규교육도 받기 어려웠던 노년 세대를 무시한다. 이 지점에서 저자는 리터러시를 더 다층적으로 보고, 이어서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보아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나는 리터러시의 달성을 통해서,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의 다리가 되어야 한다는 윤리적 책무성에 대한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배웠다는 인간은 배움으로 인한 힘을 갖게 된다. 그 힘은 어디에 써야 하나? 넓은 아량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써야 한다. 그 힘을 혼자(독서는 개인적 행위이니) 얻었다고 자신을 위해 쓰면 안된다. 스파이더맨은 원치도 않는 힘을 얻었지만, 그 힘을 인류를 위해 쓴다. 누구라도 사회 속에서 힘을 얻었다면 그 힘은 사회를 위해 쓰여야 한다.
글이 아닌 영상으로 상상하고 배우고 정교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다시 책으로 돌아왔다. 책이 더 낫다 라는 선언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이 아닌 것으로 세상을 접하는 사람들에 대한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그들의 입장을 모두 받아들이며 공감할 수는 없고,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는 그들의 입장에 서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는 연습이 되는 사람이 정말 세상을 읽는 리터러시를 갖춘 게 아닌가.
정리
이야기하는 시간은 화살 같이 지나가고, 머리와 마음에 피슝 짧은 탄성을 남긴다.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더 재미있는 책이, 글이 쏟아져 나왔으면 한다고 마무리 했다. 우리가 스스로 읽는 때는 오로지 재미있을 때이다. 그 재미의 종류를 구분하지는 말자. 어떤 형태의 재미이든, 재미는 우리가 또 다른 책을 찾아 읽게 하는 힘이 된다.
그래서 다음 책으로 생각하는 책
- 다시, 책으로(논픽션)
-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논픽션)
- [섬에 있는 서점(소설)] (http://aladin.kr/p/PUo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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