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가 라는 제목이 원서제목 Never Split the Difference보다 나은 것 같다. 제목에 어떻게가 들어간 것도 아주 적절하다.
책 표지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이 책은 FBI가 사용하는 협상의 방법에 대한 책이다. 여러 인질극이 사례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범죄자들을 상대로 하는 협상에 대해서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경영대학원을 다니면서 자신이 갈고 닦은 기술을 비지니스 영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하면서 그 방법을 발전시킨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깊은 이론적 배경이나 ‘마음이란 무엇인가’ 따위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이 사람이 사용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책 앞 장에서 잘 설명하고 있는데, 나의 경우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어떻게 열린 질문을 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교정질문’이라고도 하는데, 상대에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상대가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더 상세하게 설명하게 하거나, 지금 당면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몰아갈 수 있다. 협상의 문제에 있어서 이렇게 질문을 해나가면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나에게 유리한 협상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초반에 책을 읽을 때에는 수업에서 어떻게 열린 질문을 할 것인가 생각했는데, 훨씬 더 다양한 상황에서 확장하여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해결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그 중 특히 학생간 혹은 학생과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있어서는 상담의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함께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는 방식이다. 그리고 자주 교사가 보기를 제시하거나 답을 제시하기도 한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일종의 협상이라고 보고 접근하는 것은 어떨까. 그 협상에서 서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 내고, 결국 학생 행동 변화의 추력을 얻어낼 수 있다면 상담만큼이나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배웠으니, 바로 실행해보면 된다. 이미 학생과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몇 번 책에서 배운 것처럼 질문을 해봤는데, 그 대화에서 얻는 만족감이 컸다. 그리고 학생으로부터 더 많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었다.
이 책은 비지니스 상황에서의 협상을 주된 초점으로 잡고 있지만, 일상을 살아가며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협상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좋은 답을 준다. 일상의 문제를 협상의 과정으로 보고, 더 좋은 질문을 하고 싶다 생각하는 분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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