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801

독서중: 정치화된 주체들

페이스북 친구로 늘 생각할 글을 보여주시는 전성원 선생님의 책을 이제서야 읽고 있다. 두꺼워서 미루고 있었는 데, 인물별로 나뉘어 있어서 되려 읽기에 편하고 진도도 잘 나간다. p175. > 각각의 개인이 지닌 '시민적 품성civic virtue'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서로 고립되어 있다면 이들이 공동체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하다 >역동적인 소셜네트워커들의 출현은 대중민주주의의 발전이란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미디어 혁명의 한가운데에 있는 우리 세대로서는 그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SNS는 물론 현재까지 진화된 그 어떤 뉴미디어.뉴커뮤니케이션 기술 장치도 스스로 정치화된 주체들보다 전복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발췌 분은 소니워크맨을 만들어낸 '모리타 아키오' 섹션 마..

#011 왜 인터넷에 자료를 올리나?

새로 맥 컴퓨터를 사고 Youtube에 올려진 많은 영상을 보고 너무 도움을 받아서, 과연 그들은 왜 자기 시간을 내어 그런 영상을 찍어서 올렸을까 라는 취지로 글을 올리신 선생님의 페이스북 글 아래 내가 남긴 답글. 다니엘 핑크가 말한 세 가지 힘 때문이 아닐까요? Autonomy, Purpose, Mastery. 저는 우선 내가 아는 만큼의 이 얕은 지식도 경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간 받아온 도움들에 대한 일종의 보답을 하고 싶다고 할까요? 자신의 시간을 내어 자료를 만들어 올려준 인터넷 사용자들에 대해 보답하는 방법은 제가 또 제 시간을 내서 누군가를 도와줄만한 자료를 만드는 것이죠. (purpose)/ 그리고 제가 선택해서 하는 거라 큰 부담이 없고, 작업 일정도 주제도 ..

#010 단속사회. 엄기호

우리에게 부재한 것은 실존적 관계의 단절이 아니라 사적인 경험을 공적인 언어로 전환하는 관계의 부재다. 이런 관계가 부재함으로써 자신의 경험을 남도 듣고 참조하면 좋을 이야기로 만드는 능력 또한 정승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참조점이 된다는 것은 우리의 경험이 사회적 가치가 있다는 것이고 그렇게 누군가의 참조점이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사회적 존재감을 획득하고 공적인 존재로 설 수 있다. 내가 참조할 그룹도 없지만 동시네 나 또한 누군가에게 참조점이 되어 조언을 줄 사람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 결과 남는 것은 지극히 사사로운 관계 혹은 동일한 관계다. 이 책의 표지에 쓰여진 글이다. 정치적 공간이란 사적인 경험을 공적인 언어로 내어 놓은 을 수 있는 자리, 사적인 문제를 공적인 것으로 전환하여 시스템이 개입..

#008 반아이들과 서핑을?

EBS의 하나뿐인 지구라는 프로그램의 오늘 주제는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작년 11월에 서핑 강습을 딱 두 번 받고, 그 두 번 밖에 서핑을 해보지 못했지만, 서핑은 최고의 스포츠다. 그리고 EBS의 프로그램에서 나온 것처럼, 서핑을 하면 환경을 생각하게 된다. 서핑은 왜 최고의 스포츠인가? 최고의 스포츠 따위를 선정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하지만, 내가 해본 운동들 중에서 최고로 즐거웠던 운동이 서핑이다. 그러니 왜 서핑이 좋았는 지 한번 생각해보기로 한다. 물에서 하는 운동은 즐겁다. 새벽 수영을 할 때, 새벽에 일어나는 것 빼곤 다 좋았다. 물 속에 풍덩 빠지면, 물방울이 깨지는 소리며, 물이 내 얼굴과 몸에 닿는 느낌이며 모두 좋았다. 그리고 내 몸을 움직이면 물 사이를 내가 지나가게 된..

#006 수험생들에게 보내는 조언

수험생들을 마주했다. 펜만 들면 글이 써질 것 같은 착각을 자주 하고 펜을 잡으면 쓸 말이 무엇있겠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걸을 수 있으면 당장 나가 걸으면서 눈 앞에 꺼내두었던 생각꺼리를 다시 입 안에 넣고 걸으며 씹으며 생각을 펼치고 으게어 또 다른 생각들과 엮기라도 할텐데. 컴퓨터에 앉아서 키보드를 마주하기만 하면 A4 한장은 금새 진솔한 문장들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생각들을 쓸 것 같은 착각이 가끔 들 때가 있다. 그러고 컴퓨터에 앉아서 페이스북을 열면, 노티만 확인하고 손과 키보드를 할 일을 잊는다. 그.래.도. 키보드에 손을 얹고 있으면, 쓸 수 있는 것들이 생각난다. 오늘 내가 담임을 했던 학생들을 만났다. 정말 얼굴만 보려고 진주에서 김해까지 1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운전해서 ..

#004 영어사교육 현장에서 일하게 된다면?

며칠전 페이스북을 통해서 알게 되어 실제로 뵙기도 했던 선생님과 통화를 했다. 대화 중에 “선생님은 사교육으로 오실 생각 없으신가?”였다. 흠. 대화의 주제는 아니었지만, 거기서 일하고 계신 선생님에게 그 질문을 들으니 왠지 혼자 좀 진지해졌다. 그 선생님은 학교에서 학원으로 자리를 옮기신 ‘성공적인 사례’까지 말씀해주셔서 일단 “제가 그렇게 자리를 옮기면, 완전 초짜로 다시 시작해야지요.” 라고 답을 하고, 그에 대해 짧게나마 글로 남겨보면 좋겠다 생각을 했다. 대학시절 과외를 해보고, 동네 작은 보습학원에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수업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건 그냥 ‘맛’만 본 것일뿐 ‘업’으로 삼는 것과는 다르다. 고로, 요즘 학원은 어떻게 돌아가는 지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다. 학교에서 학생..

#003 오랜만에 처음이네요

'처음'과 '오랜만'사이 아이의 언어 발달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영어교육을 전공하며, 학부에서 공부한 짧은 지식이 아이를 관찰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아이의 성장에서 키를 제외하고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 언어다. 그걸 옆에서 관찰할 수 있으니 정말 행복하다. 아들이 요즘 자주 실수하는 표현이 '처음이다'와 '오랜만이다' 왠만에 욕조에 물을 받고 들어가서 씻었다. 아들 : "아빠, 이렇게 물받아서 씻는 건 처음이다." '오랜만이다'를 써야 할 때, '처음이다.'를 쓰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 그래서 일단 두 표현에 대해서 생각나는대로 설명했다. '처음이다.'는 해본 적이 없는 것을 하게 될때쓰는 말이다. 코끼리를 실제로 처음 봤어. '오랜만이다.'는 이미 해봤던 것인..

#002 학생들의 유등은 버려진다

[caption id="" align="alignnone" width="500"] [오징어 아저씨][/caption]아침 직원회의. 교실에서 아이들 자습을 지도하다가 본관에 있는 본교무실로 간다. (아이들 자습 지도한다는 건, 떠드는 아이들에게 앉아서 공부를 시작하라는 지도를 말한다. 내일부터 시험이라 금새 분위기는 진정이 된다. 학교에 도착하면, 아이들에게는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즐거움이 있다. 자습이나 영어듣기는 그 재미를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는 하리라.) 특별한 안건은 없다. 학생들의 외투 착용에 대해 지도해달라는 것. 요즘에는 하복이나, 동복을 어떤 시기에 입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학창시절을 기억해보면 그대로 조금 차이가 생긴 것이다. 예전에는 몇 일부터 하복을 입을 것, 몇 일부터 ..

교수님은 뒷모습을 보이며 걸어가셨다

교수님은 뒷모습을 보이며 걸어가셨다. 내가 사랑하는 교수님을 만났다. 교수님은 서울에 계시고, 나는 진주에 있으니 그렇고, 교수님은 이제 강의를 하지 않으시고, 나도 학교를 다니지 않으니 서로 만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마음으로 그리워하고, 늘 보고 싶은 교수님. 아들과 같이 나가서 인사를 시키려고 했는 데, 아들은 백화점에 갔다가 이미 지친 것 같았다. 요며칠 일찍 일어나서 꽤 피곤했던 듯. 그래서 아들을 얼른 집에 데려다 놓고 교수님을 만났다. 육식은 잘 안 하신다고 해서, 해물칼국수집으로. 나는 손녀를 어떻게 키우고 계신가, 어떤 느낌이신가 궁금했고, 그 얘기들을 주로 했다. 나도 내 아들 얘기를. 교수님께 밥 한 끼 대접하는 데 기분이 너무 좋았다. 커피를 사겠다는 교수님. 자리를 옮겨 커피숍..

자출준비 #1 (23 Jan, 2015 | Cycling | 8.68 km | 00:40:43)

새학기가 되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집에 아내와 제가 차를 각 한 대씩 가지고 있는 데, 아내가 휴직할 계획이라 차를 한 대 처분해야 한다는 게 첫번째 이유입니다. 물론, 출근하는 제가 차 한 대를 사용하면 되지만, 멀지 않은 거리니 충분히 자전거로 출퇴근 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별도의 운동시간을 내는 게 아니라,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는 게 시간의 활용면에서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적지 않은 돈을 주고 집에 들인 브롬톤이 너무 그냥 ‘쉬고’ 있다는 겁니다. 사용하지 않으니 관리도 소홀한 것 같아서 더 많이 사용하면서 더 잘 관리해줘야 겠다 생각 중입니다. 출퇴근 거리 차로 기준 : 6.09km 자전거 도로 기준 : 13.03km 진주는 남..

일상사/자전거 201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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