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의 하나뿐인 지구라는 프로그램의 오늘 주제는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작년 11월에 서핑 강습을 딱 두 번 받고, 그 두 번 밖에 서핑을 해보지 못했지만, 서핑은 최고의 스포츠다. 그리고 EBS의 프로그램에서 나온 것처럼, 서핑을 하면 환경을 생각하게 된다.
서핑은 왜 최고의 스포츠인가?
최고의 스포츠 따위를 선정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하지만, 내가 해본 운동들 중에서 최고로 즐거웠던 운동이 서핑이다. 그러니 왜 서핑이 좋았는 지 한번 생각해보기로 한다.
물에서 하는 운동은 즐겁다. 새벽 수영을 할 때, 새벽에 일어나는 것 빼곤 다 좋았다. 물 속에 풍덩 빠지면, 물방울이 깨지는 소리며, 물이 내 얼굴과 몸에 닿는 느낌이며 모두 좋았다. 그리고 내 몸을 움직이면 물 사이를 내가 지나가게 된다. 물에서 하는 운동은 즐겁다. 물장난, 물총싸움, 빗속을 걷기, 파도 깨지는 소리... 물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서핑은 바다에서 한다. 지구에 있는 가장 큰 물덩어리가 놀이터가 된다.
쉽게 배울 수 있다. 한번 강습을 받으면 누구나 파도를 타고, 서프 보드 위에 올라설 수 있다. 패들링을 해서 보드를 타고 파도를 향해 나아가고, 파도를 기다리고, 또 재빨리 패들링해서 파도에 올라타면 된다. 물론 파도에 올라타는 경우보다 파도에 휩쓸려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래도 즐겁다. 그 뒤 계속 즐기기만 하면 된다. (혹은 될 것이다.)
안전하다. 내가 서핑을 배운 시기는 11월. 겨울이다. 바다는 육지보다 천천히 데워지고 식는다. 11월의 바다는 따뜻하다. 웻수트를 입으면 물이 전혀 들어오지 않고, 엄청난 부력도 생긴다. 한 겨울에 더위를 맛보게 될 것이다. 웻수트를 입으면 물에 완전히 뜨기 때문에(수영이 불가능할만큼 온 몸이 떠오른다.), 발목에 리시를 잘 메고만 있으면 보드와 분리(?)될리가 없다. 바닷물을 조금 먹고, 얼굴은 좀 타겠지만, 위험할 게 없다.
준비할 게 없다. 바다가 있고, 파도만 있으면 된다. 웻수트와 보드는 빌리면 된다. 썬크림을 조금 바르면 된다. 그리고 자기 힘으로 저으면 된다. 나의 힘만 있으면 된다.
보드와 웻수트를 구매하려면 조금 부담이 되겠지만, 서핑을 할 수 있는 해변에는 서핑샵들이 있다. 보드와 웻수트를 빌려준다. 나는 아들이 조금 크면 꼭 같이 서핑을 다시 배우고, 서핑을 하고 싶다. 서핑 강습 두 번하고, 그렇게 재능도 없는 편이라 서핑은 힘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힘든 순간에도 보드에 앉아 파도가 들어오는 것을 보거나, 더 먼 바다를 보거나 하는 것도 너무 좋았다. 그리고 특히나 좀 지쳐서 보드에 누워 있으면 그이상 좋을 수가 없었다. 파도를 타는 것도 좋았지만, 파도를 타지 않는 순간도 좋았다. (서핑하고 먹는 대구탕은 꿀맛이다.)
바다에서 서핑을 하면, 바다를 더 사랑하게 된다. 그 바다에 쓰레기를 버릴 수가 있을까? 바다를 사랑하는 데 지구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아들과의 서핑을 꿈꾼다. 아들이 서핑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니, 그 전에 우리반 아이들과 서핑을 해보러 가면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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