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816

다시 루틴 만들기

오늘 아침 집어든 책은 ‘문버드’라고 불리는 붉은가슴도요새 B95에 대한 책이다. 지구에서 달까지 갔다가 반쯤 돌아올만큼 먼 거리를 비행한 작은 새. 과학자들에게 네 번 이상 관측되었고 최소 20년 이상을 살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책이 출간될 당시 전세계 2만 5천마리 정도 남았었으니 이제는 멸종했으려나.다시 일찍 일어나는 루틴을 만들려고 어제는 10시에 자들었다. 오늘 5시 30분 기상. 물 한잔, 스트레칭, 요가, 김지윤 박사님 영상 하나, 그리고 모닝페이지. 아내에게 커피 한 잔 만들어 주고 나도 한 잔.

2025년 1월 15일. 지하서재로 송무교수님 뵈러.

송무 교수님은 특별한 날이라는 이유로 특별히 연락을 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했던 게 언제였을까? 같이 잠실 롯데월드에 놀러 갔었을 때일 수도 있고, 포항으로 여행을 갔었을 때일 수도 있다. 아니면 연구실에서였을 수도 있다. 아니면 지나가는 말로 하셨던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왜 그 말씀을 기억하고 있었을까. 해마다 맞이하는 설날, 추석, 스승의 날을 맞이하면서도 '교수님께는 반드시 연락할 필요는 없겠지'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근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그렇다면 연락을 했어야 했는데, 특별한 날이 아닌 날이라고 달리 연락을 하지도 않았다. 연락을 해야 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가 있고, 연락을 하지 않는 데에 별 다른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그냥 '사는 게 바빠서..

대장내시경할 때는 물약이냐 알약이냐

친구들이 대장내시경을 하고 용종을 떼어 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살짝 겁이 났다. 대장내시경을 해본 적이 없으니 일단 내 대장 안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미지의 영역이란 우리를 두렵게 한다. 어릴 적 불 꺼진 방, 가로등 없는 골목, 심지어 눈을 감을 때도 겁을 먹지 않았는가. 나는 이 어둠에 대한 두려움은 '미지'(알지 못함, 혹은 알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걱정이 생겼는데, 내시경을 했을 때 '용종'이 발견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올해는 홀수년 생인 나와 아내가 건강검진 대상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아내는 '반드시 해야 할 중요한 일'을 미루는 법이 없다. 작년 12월 우리 두 사람 건강검진을 예약했다. 다시 한번 아내에게 고맙다. 그리고 대장..

딸에게는 생애 최초의 함박눈

인천까지 올라왔는데, 설연휴 폭설이 내리고 한파도 닥칠 거라는 예보가 계속되었다. 운전을 해야 하는 나는 걱정이 많다. 서울, 경기 사람들은 눈이 와도 운전하는 걸 별로 걱정하지 않는 걸까. 오늘 같은 눈이 오면 진주 교통은 완전히 마비다. 그래도 걱정만 하며 지낼 수는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조심히 운전하는 수 밖에 없고 운전을 하지 않는데 하늘을 보면서 걱정만 할 수는 없다. 때마침 오늘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우리 딸은 태어나 처음으로 함박눈을 구경하고 눈이 쌓이는 걸 봤다. 장갑을 끼고 그 위에 실리콘 장갑까지 끼고 엄마 아파트 놀이터로 뛰어 나갔다. 미친 듯 뛰어다니는 아들 덕분에 약간 재미있는 사진이 되었다. 아들은 슬라이딩을 하고 눈에 몸일 비빈다. 물도 눈도 좋아하는 우리 아들. 딸은..

딸과 올랐던 우리 동네 뒷동산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생기면서, 뒷동산이 새롭게 단장을 마쳤다. 아마도 아파트 건축을 하면서, 주변 경관을 정비하면서 뒷동산을 개발해(?)준 게 아닌가 싶다. 덕분에 좋은 산책코스가 추가되었다.   아들도 데리고 가려고 했지만, 따라간다고 하더니 결국 나서지 않았다.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다. 딸은 쉽게 일어나고 얼른 따라 나섰다.   분명히 집을 나설 때는 좀 추웠다. 그래도 언덕을 오르고 나니 몸이 데워졌다. 언덕 위에 짚라인이라니. 아무런 경쟁없이 딸은 원 없이 짚라인을 탈 수 있었다. 손이 시려서 많이 타지는 못 했지만, 짚라인 타고 싶다면 언제든 올라도 되겠다.

겨울방학, 내게 허락한 단 하루

2024.08.11 - [여행/국내] - 여름방학 단 이틀의 휴가 - 지리산 둘레길 3코스여름방학 내가 가진 혼자만의 휴가는 '지리산 둘레길 3코스'였다. 재미가 있기는 했지만, 좀 힘들었다. 하루가 지나고 나니 겨울에 한번 더 가보는 것도 가능했다 싶지만, 다시 반복하고 싶을 만큼 빼어난 코스는 아니었고 무엇보다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오늘의 코스는 별다른 계획이 없었다. 학교 선생님이 추천한 구제 옷집에 가보고 싶다는 게 일단 목표이긴 했다. 필요한 옷은 '파타고니아'에서만 산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약간은 포멀한 옷은 파타고니아에서 살 수가 없다. 어쩌면 내가 필요한 옷(셔츠나 카디건)이 있지 않겠나 싶어서 일단 목적지를 거기로 정했다. 이동수단이 자전거인 만큼 샤방 라이딩이기도 하다. 집안일..

2025년 남강변에서 바라보는 월아산 일출

새해 첫 메시지는 제주도 윗새오름에서 찍은 일출 사진이었다. 작년에 교감으로 발령받아 즐겁게(?) 생활하고 있는 선배님이 보내준 사진이다. 12월 마지막 제주행을 예약하고, 1월 1일 새벽 오름을 오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마치 기도하는 마음 같은 거 아니었을까. 어제의 해와 오늘의 해가 극명하게 다른 점 따위는 없다. 인간이 어떻게 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지가 중요하다. 인간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세상을 가지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내일부터라도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얼마나 대단한 삶인가. 마치 세상의 결정을 내가 할 수 있는 것 같은 자신감으로 자기 삶에 일어나는 일에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오늘 새해 첫날, 나는 작년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해를 보기 위..

진주시향 송년음악회, 가향 칼국수, 구진주역 크리스마스트리

클래식은 모르지만 딸 덕분에 올해에는 공연 구경을 다니고 있다. 무료로 진주시향 정기공연 관람. 거의 만석이었다. 작은 도시라 공연을 보러 가는데도 부담이 없다. 진주는 정말 적당한 크기의 도시다. 공연을 다 보고 칠암곰탕에서 밥을 먹어야지 생각했었는데, 문을 닫았다. 가향에서 칼국수. 국물은 맛있는데 면 양이 너무 적었다. 그릇이 너무 무거운데 나이 제법 있는 사장님 내외 두 분이 한다. 그릇을 옮기다가 손목이 정말 안 좋아질 듯. 구진주역 뒷 공원에 트리가 있다고 해서 잠깐 들렀다. 최근 휴대폰이 생긴 딸은 정말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마치 취재진처럼. 토요일 외출 끝!

교무부장의 교무수첩, 업무수첩

나의 수업 소개 교무부장으로 1년을 보내면서, '수첩의 힘'을 다시금 느꼈다. 매일 쓰고 있는 일기도 마찬가지다. 한 해 동안 사용한 교무수첩과 일기장, 할 일 목록 수첩을 소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어떻게 정리하는지, 어떻게 정리하니, 어떤 도움이 되는 지를 기록하는 글이다. 그렇게 영상을 찍어 올렸는데, 내 채널의 평소 영상보다 시청횟수가 많고, 새로운 구독자의 유입도 있다. 흠흠. 이게 사람들이 관심있어 하는 주제일까. 관련해서 영상을 더 찍어봐야 겠다.   내가 사용하는 제품 - 양지사 Usually 18 - 로이텀 소프트커버 미디어(A5)

일상사/Stuff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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