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821

진주 아침 자전거 출근길 - 안개 도시

어쩌면 안개는 늘 아침마다 자욱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살던 부산도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핸들바를 적실만큼 안개를 헤치고 다니는 건 진주에 와서 자전거 출퇴근 하면서만 하게 되는 경험이다. 안개가 자욱한 날이 자주있는데, 오늘은 유독 심했다. 빠르게 달리는 차라면 위험하겠지만, 자전거는 느리다. 그래도 다른 사람이 나를 봐야 내가 안전하고 그도 안전하니 프론트 라이트도 후미등도 깜빡이게 만들어 놓고 자출을 나선다. 아내 덕분에 전기장판을 켜고 잔 건 벌써 열흘이 넘었지만, 바닥 난방은 하지 않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 밖은 너무 차갑다. 떨치고 일어나 나와야 하는데, 다시 움츠러 든다. 잘못 뛰쳐 나온 것처럼 일어났다가도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아니다. 어쩌면 추워서 라기 보다는 어제 늦게..

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수화물로 자전거 보내기

클앤빈에서 구입한 모토베캉 슈퍼미라지를 판매했다. 양산까지 달려가서 사왔건만... 드롭바 타입은 내게 한 대면 될 것 같다. 나에게는 편한 자세가 아니고, 나는 빠르게 달리기를 원치도 않는다. 아무래도 로드자전거 타입은 아닌 듯. 진주-수원버스로 4시간이다. 보통의 수화물은 9,000원이면 된단다. 자전거는 2만원을 받았다. 혹시 파손이 있어도 5만원까지만 배상이 된다고 했다.  내 자전거 빼고는 짐이 없었다. 그래서 저렇게 넣어 보냈다. 클앤빈에서 본 한 게시물에서 저렇게 정리를 해두셨길래 나도 저렇게 보냈다. 드롭바의 경우 핸들바가 가장 튀어 나와 있으니 저 부분만 정리를 잘하면 큰 문제를 없을 것 같았다.  아래는 상세 포장 사진. 혹시나 모르니, 바닥에 닿을 수 있는 부분은 뽁뽁이로.   이 부분..

일상사/자전거 2024.10.30

주말 농월정. 가을가을

가을가을했다. 언제부터 명사를 두번 반복해서 써서 그 의미를 강조했을까. 그렇다고 그런 용법이 어떤 단어에나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가을가을. 만큼 어울리는 게 있을까. 두 번 반복되는 소리가 가을이 담은 색의 깊이를 더 해주는 것 같다. 가을은 정말 캠핑의 계절. 농월정 오토캠핑장에 빈 자리가 없다. 사람들은 부지런히 내일 부술 집을 오늘 세운다. 우리는 '구로'에 짐을 풀고 잠시 쉰다. 이웃과 같이 온 덕분에 우리는 의자만 꺼내어 세팅하면 되었다. 덕분에 지나치게 편하게 쉬다 왔다. 그래서 그럴까. 사진도 별로 없다. 아니다. 아들은 그저 방에 들어가 형이랑 게임을 해서 그렇다. 노는 모습이 적으니 사진도 적다.   해먹 안에는 내 사랑스러운 딸이 들어가 앉았다. 밀고 당기며 장난을 치는데, 10분도..

수능 응원을 위한 월아산 산행

진양고에 오기 전에 진주여고에서도 동료 선생님들과 지리산에 간 적이 있다. 그냥 ‘가고 싶은 마음’으로 갔다. 그리고 가는 김에 수능치는 학생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써갔다. 진양고에 와서도 좋아하는 부장님들에 우리 아들까지 대동해서 중산리로 천왕봉에 갔다. 작년에는 지리산은 무리라는 의견이 있어 가까운 월아산으로 갔다. 8시에 만나 산을 오른다. 별로 힘들지 않은 코스라 부담이 없다. 편안한 옷차림. 나는 모카포트 6인용을 꺼내어 커피를 준비해 갔다. 만나는 시간이 8시. 좀 이른 시간이었지만 늦는 사람없이 도착. 쉬엄쉬엄 산을 오르니 10시. 간식을 먹고 주무관님이 준비해준 플래카드를 들고 사진도 찍었다. 하산하고 바로 개성삼계탕으로 가서 삼계탕. 좋은 응원(?)이었다. :)

Perfect days 플레이리스트

자전거를 거래하러 갔던 길이다. 나는 어디서 읽은 걸까. 영화 Perfect days 에 대해서, 그 남자의 삶에 대해서 읽었다. 그 영화 속에 두 권의 책과 여러 개의 음악이 나온다고 했다. 자전거를 받아들고 진주로 오면서 이 플레이리스트를 찾았다. https://music.apple.com/kr/playlist/perfect-days-playlist/pl.u-vxy69yxCW0gD31 모두 익숙한 곡이다. 이렇게 플레이리스트를 꾸려준 분에게 감사한다. Pefect days 는 영어로 쓰고 플레이리스트는 한글로 쓴 내가 우습다.

아침 커피, 혼자서.

아침에 늑장을 부려서 딸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고 다급히 나갔다. 덕분에 접이식 의자는 두고 갔고, 마음에 쏙 드는 곳에서 커피를 마시지는 못 했다.  브롬톤이 아니라 다른 자전거를 끌고 갔었어야 했는데... 우체부 아저씨 전화를 받지 못해서 등기로 받아야 하는 QR볼트를 받지 못했고, 그래서 브롬톤으로 대충대충. 그래도 마라톤 타이어를 끼운 브롬톤은 그래블이 별로 안 무섭다.   다음에는 여기에 자리를 펼쳐야지 혼자서 찜 해놓고. 여러가지 커피 도구를 시도해봤지만, 밖에서 즐기기에는 에어로프레스 Go 가 가장 좋다. 나오는 커피 똥 처리도 깔끔하고 굳이 씻어야 할 필요가 없어서 집에 와서 처리 하면 된다. 따뜻한 물과 원두만 있으면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 쿠키를 담아가고, 거기에 커피 찌꺼기를 담아..

Brita 휴대용 필터 물병

집에서 브리타 정수기를 사용한지 1년도 넘었다. 아이들은 정수기를 쓰고 싶어 했고, 아내는 그냥 패트병 생수를 샀다. 우리집에서 마시는 물만으로도 패트병 양이 엄청났다. 나는 새로운 전자기기는 들이고 싶지 않았고, 정수기 회사도 별로 신용하지 않는다. 그렇게 알아보다가 알게된 브리타 정수기. 필터만 교체하면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필터마저 이 회사는 재활용한다. 그리고 원서를 구입하려고 아마존을 구경하다가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물병을 구입했다. 이미 봤었던 물병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비쌌다. 아마존에서 $49를 넘기면 무료 배송을 하고 있어 봐둔 원서, 물병, 여분의 필터까지 해서 한 번에 주문했다. 우리나라까지 오는 데 시간은 좀 걸렸지만, 만족스럽다.  막대형 필터를 15초 정도 헹구고 저 대..

일상사/Stuff 2024.10.13

ATB 영입

20241009 새 자전거 영입이다! 26인치에 굵은 바퀴. 강릉에서 내려온 녀석이다. 진주까지는 차편이 없어서 마산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서 데리고 왔다. 마삼시외버스에서 버스 화물을 받으려면 터미널이 아니라 터미널에서 50미터 걸어올라가면 있는 하차장에서 기다리면 된다. 누워 있어도 너무 이쁘다. 공구통인 줄 알았던 저 노란 가방은 반사 조끼였다. 사이즈는 내게 딱 맞다. 싯포스트와 시트 세팅도 힐겸 딸과 나갔다. 한번에 세팅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다가 힘을 너무 줘서 QR볼트를 끊어 먹었다. ㅠ 판매자분이 여분을 내일 보내주신다고. 출퇴근과 세벽커피를 위한 세팅만 하면 된다. 프론트랙을 비꿔줄 생각.

일상사/자전거 2024.10.12

한글날 딸과 자전거 데이트

아이들과 가기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코스는 혁신 진주문고다. 집에서 30분 가량 걸리는 거리라 충분히 운동이 된다. 스타벅스나 츄러스 가게도 있어 먹을 것도 있고 진주문고에서 책도 구경할 수 있다. 이전에는 몇 번 가고, 딸은 위라이드 코파일럿에 태우고 가기도 했다. 하지만 약간 힘들었는지 이제는 잘 가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동네 한바퀴. 줄넘기 학원 차를 타고 다니면서 제법 동네 길이 눈에 익은 모양이다. 잎장서는 모습이 대견하다. 자전거를 탄 보상이다. 맛뵈기로 민초맛을 먹어보더니 자기 취향이 아닌 것을 알았다. 솜사탕 맛이 좋단다. 동네 힌비퀴를 히는데 한 시간 남게 자전거를 타기는 했다. 이럴거면 충무공동까지 가는 건데.. 지전거 타기 너무 좋은 날씨다. 가을을 붙들어 두고 싶다.

조커: 폴리 아 되

오랜만에 혼자 영화관오랜만에 혼자 영화관에 갔다. 브롬톤을 타고 가고 싶었으나, 아내에게 받은 심부름 꺼리가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로 갔다. 학생들은 많이 쉬는 날(10월 4일 재량휴업일인 학교가 많다)이지만, 직장인들은 많이 일하러 간 모양이다. 100명 정도 밖에 안 들어가는 상영관이긴 하지만, 나를 포함해서 10명 정도 밖에 없었다. 10시 50분 시작인 영화라 집에서 방울토마토를 오븐에 굽고(?), 삶은 계란을 넣어 샐러드를 준비해 갔다. 물론 영화가 끝나고 먹었다. 혼자 가장 좋아하는 C열에 앉아 있는데, 옆으로 아무도 오지 않아서 더 좋았다. 사진 같은 이미지영화는 볼거리가 많았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건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이 너무나 볼품 없이 말랐고 어깨가 앞쪽으로 말려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