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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나막신. 전쟁 통 아이들의 이야기

슬픈 나막신 권정생 지음 2차 세계대전 말, 도쿄의 빈민가. 일본 아이들과 한국 아이들이 모여 산다. 아빠가 아픈 집, 엄마는 일본인, 아빠는 한국인인 집. 맨날 아이를 떼리는 집... 모두 어렵고 힘든 가운데, 일본 아이들과 한국 아이들의 사이가 틀어지는 일도 있다. 무엇보다 큰 위협은 폭격. 그 전쟁의 틈에서도 아이들 마음 속에는 좋아하고, 싫어하고, 당황스러워 하고, 미안해 하는 마음이 인다. 그것을 묘사한 이야기. 어른이 일으킨 전쟁에 아이들의 삶이 어떻게 고통받는 지 보여준다.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소설. “어른들은 모두 나뻐.” 준이가 흐드득 울먹이듯 말했다. “그렇지만, 어른들이 없으면 우린 살아갈 수 없잖어?” 하나꼬도 아주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전쟁을 일으키고, 집..

아들이 자전거를 씻을 수 있다는 말은 ...

“이번주에 자전거 세차하기로 했잖아.” 아들은 지난주에 제가 자전거를 세차하는 것을 보고, 자기 자전거도 세차를 하자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미루지 않고 바로 세차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들은 마치 주말만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자전거가 깨끗해지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모두 아들에게 시킬 수도 있지만, 그렇게 시켰다가는 혹시나 다칠까봐 우선 체인 세척만 제가 합니다. 준비물 주방세제 청소용 솔 디그리스액 체인 세척액 체인 세척기 마른 면헝겊 건식오일 세차의 순서 구동계 뒷타이어 앞타이어 바디 물기 닦기 건조 우선 물을 뿌리고 체인 세척을 준비합니다. 아들에게는 비닐 장갑을 끼고 오라고 했습니다. 체인 세척의 경우 기름떼도 많이 묻고 디그리스 용액이 피부에도 좋지 않을 것 같아서 그건 제가 했습니다. 값싼 세..

벚꽃길 퇴근

퇴근을 시작하는 데, 벚꽃만 눈에 들어온다. 늘 바람이 내 길을 막는 것 같았는데, 오늘은 바람이 뒤에서 밀어준다. 페달을 일부러 천천히 밟는다. 자전거 도로 한쪽 끝으로 붙어서 가까이 있는 벚꽃, 멀리 있는 벚꽃을 번갈아 가며 본다. 봄은 무심하게 온다. 봄을 누리는 사람은 봄을 바라보는 사람 뿐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의 시간이 늦게 가는 것처럼, 주의 깊게 관찰하는 사람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볼 수 있는 것부터 볼 수 없는 것까지. 주위에 관심을 많이 가지면, 더 많은 삶을 살 수 있다. 사진을 한 장, 두 장. 빌딩들을 지나는 데, 빌딩 유리에 내 모습이 비친다. 나는 조금이고, 길에 활짝핀 벚꽃이 빌딩 유리에도 차 올라 있다. 아무리 페달을 천천히 밟아도 나아간다, 앞으로. 그렇게 퇴근 길 ..

온라인 출첵 | 끝말잇기

학생들을 깨우고 공부할 태세를 갖추기 위해 이번주에는 Zoom 으로 실시간 조례를 했습니다. 첫날에는 학생들이 모두 들어오고, 8시 30분이 되었을 때 조례를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에게 무엇이든 괜찮으니 카메라를 켜라고 했는데,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마이크는 켜고 학생들과 이야기하니 좋았습니다. 한 마디씩 하고, 저와 이야기 나눈 학생들은 나가도 좋다고 했습니다. 두번째에는 8시부터 Zoom 회의실을 열고, 들어오는 학생순서대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간단하게 밥 먹었느냐, 세수했느냐로 시작해서 개인적으로 챙길 게 있는 학생에게는 그 이야기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이 모두 올때까지 기다리지 않아서 좋았고, 또 학생들과 한마디 이야기를 나..

얼굴 익히기 - 긴장과 이완

늘 비슷한 시간(아침 7시부터 7시 45분 사이) 자전거를 타고 남강 자전거길을 달리다 보니 마주치는 사람들의 (마스크 쓴) 얼굴이 낯익다. 거의 매일 마주치는 분들은 -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타는 20대 후반의 남성. 핼멧을 쓰지 않고 장갑도 없음. - 생활형MTB 자전거를 타는 50대 여성. 검은 마스크를 하고 늘 같은 후드잠바를 입고 후드를 머리에 쓰고 리어렉에는 플라스틱 우유박스 비슷한 것 안에 어떤 짐을 싣고 달림. - 음악크게 틀고 걷는 50대 중후반 남성. 혁신에 거의 다 오면 - 배터리팩이 리어렉에 달려 있는 전기자전거를 타는 70대 남성 -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고등학교 여학생 오늘은 처음 본 분인데 나도 모르게 인사를 해버렸다. 금산교 넘어가는 길 사거리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

23명의 학생과 하는 두번째 실시간 아침 조례

조종례 시간은 내게 늘 쉽지 않은 시간이다. 이렇게 저렇게 해라 라는 어투에 익숙치 않아서 학생들에게도 뭔가 훈육 하는 내용을 해야 할 것 같은 시간을 그렇게 쓰지 않는다. 전달해야 할 정보가 있으면 따로 정리하고 훈화 말씀은 거의 하지 않는다.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교과목에 대한 출석기록 규정은 있지만, 지각이란 개념은 사실 없다. 실시간 수업을 제외하면, 학생이 반드시 해당 수업을 통상적인 학교 운영 계획에 따라 듣지는 않아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학교에 나올 때처럼,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잠드는 생활 습관을 지킬 수 있도록 아침 출첵을 한다. 온라인 수업 첫주에는 카톡으로 설문을 내고 제한 시간(8시 40분)안에 설문에 답하도록 해서 출첵을 했다. 그런데, 그런 경우 학생이 ..

지금의 내 브롬톤

자출을 다시 시작해서 한 달째 차에 기름을 넣지 않고 있다. 내 오랜 친구 브롬톤. 정확한 연식은 모르지만 얼추 10년은 되었을 것 같다. 지금까지의 주요 교체 내역 - P바에서 M바로 바만 교체 - 앞 휠세트 교체(사고로..) - 변속레버 신형으로 교체 요즘에는 (구형) 폴딩바스켓에 가방을 싣고 다닌다. 여차하면 장을 봐서 집에 오기 편하도록. 그리고 폴딩바스켓이 역시 이것저것 우겨넣기에는 좋다. 재킷을 입고 있다가도 더우면 벗어 넣고 가방으로 누르면 된다. 지난 주말 물세차를 해주면서 휠셋을 아주 깨끗하게 씻어줬다. 주행감이 좋아진 건 체감할 수 없지만, 일단 보기에는 좀 깨끗해짐.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늘 자전거로 출퇴근할 수 있는 곳에서 근무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일상사/자전거 2021.03.23

여유가 없으니 핸드드립 대신 에어로프레스

작년에는 커피를 제법 열심히 내려 마셨다. 시간이 좀 나면, 콩을 갈고 필터를 준비하고 물을 준비해서 정성스럽게 핸드드립을 해서 마셨다. 늘 4~5인분 정도를 준비해서 나눠 마셨다. 특히나 내 커피를 즐기는 2명 정도의 선생님이 있어서 좋은 커피 친구가 되었다. 올해에는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져서 커피를 조용히 앉아 마실 여유가 없다. 학교에 커피 머신이 있기는 한데, 맛이 정말 별루다. 그래서 집에 있던 에어로프레스를 가지고 갔다. 주말마다 이런 저런 방법으로 해마시면서 이제는 무엇으로 커피를 추출하든, 내가 내린 건 다 먹을 만 하다. 조용하고 여유롭게 커피를 내릴 여유는 사라졌지만, 내 책상에서 혼자서라도 커피를 즐길 수는 있어서 참 다행이다. (잠깐, 예전 학교와 그 커피 멤버를 그리워하며..) ..

내 머리를 감겨주는 사람

미용실에 머리를 자르러 갔다. 주말에 가도 되는데, 지난 토요일에는 체해서 하루를 앓았고, 일요일에는 그 미용실이 영업을 하지 않는다. 진주로 이사오고 꾸준히 가는 미용실이다. 머리를 자르러 가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열심히 말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나는 열심히 말하는 편이 아니고, 마음에 너무 안 들면 이제 가지 않는다. 일단 내가 별 말 없는데도 내가 마음에 들 게 머리를 잘라주느냐의 문제가 우선이 아니다. 우선, 한 두 번은 잘라보는데, 같은 사람이 잘랐는데도, 내 머리가 늘 비슷한 상태인가도 중요하다. 한 번은 내 그럭저럭인데, 다음번에는 별로라면, 그곳에는 갈 필요가 없다. 원하는 머리 스타일이라는 게 나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라 생각한다. 사진을 가지고 가서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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