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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의 문장

딸은 ‘구름이 이쁘다.’ 라고 말했다. 무언가가 이쁘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나타나는 것일까. ‘이쁘다’라는 말을 알기 전에도 ‘이쁨’에 대한 개념은 아이의 마음 속에 있었을까. 인간은 아름다움, 논리, 간결함을 직관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인간만이 아니라 화려한 색깔의 새들과 꽃들을 봐도 알 수 있다. 생명은 아름다움이 뭔지 알고 있다. 단, 인간은 아름다움을 새로운 도구와 재료로 재현할 수도 있고 추상할 수도 있다. 진양호를 바라볼 수 있는 이 곳에서 아름다움과 함께 책을 읽는다. 며칠 동안 일기도 쓰지 않고 블로그도 쓰지 않았다. 내 글에서 어떤 아름다움, 적절함, 생생한 느낌을 기대했으나 나는 구현해 내지 못하고 있다 생각해서 그렇다. 몸을 뒤틀어 틈을 내려고 잠시 쉬었다. 글의 아름다움..

매일매일 딸과 라이딩

딸과 매일 매일 자전거. 유아용 자전거는 아무리 굴러도 속도를 낼 수가 없다. 오르막은 편하지만, 내리막은 불편하다. 딸은 자기의 자전거가 생겼고, 무려 7단까지 기어가 있다. 뒷드레일러에만 기어가 있어서 '아주 빠른' 속도는 도저히 낼 수가 없겠지만, 유아용 자전거에 비하면 쏜살같이 빠르다. 유아용 자전거를 타고 가던 길을 새자전거로 가면, 딸의 말대로 "진짜"를 백번 붙인 것만큼 쉽다. 어제도 나갔고, 오늘도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내 목표는 10킬로 정도다. 오늘 스트라바 기록을 보니 50분 정도 자전거 안장 위에 있었고, 9.5km를 갔다. 일단 10킬로를 달렸으니, 다음에는 편도 10킬로도 가능하겠다. 우리가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가장 많이 찾는 목적지는 충무공동에 있는 진주문고와 팔공티다. 그..

내가 있어서 엄마 찾기?

아이들이 엄마를 찾기 시작한다. 나랑 자전거도 타고, 서점도 가면서도 엄마를 찾는다. 아직 더 기다려야 하고, 이틀을 더 나와 보내야 한다. 오전 시간, 아들에게는 영상 편집에 대해서 가르쳐줬다. 아이폰에서 아이패드로 어제 찍은 영상을 모두 옮기고, 루마퓨전으로 컷편집을 알려주고, 영상의 배속을 조정하는 방법도 알려줬다. vllo앱으로 음악 넣는 방법도 알려줬다. 컷편집을 하면서 ‘쓸데없이 많이 찍으면 나중에 힘들다’를 실감하더라. 아무튼 3분이 조금 안되는 우리의 영상이 완성되었다. 딸에게는 레고를 하나 펼쳐주고 같이 부품도 찾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내가 계속 도와주지 않아서 그럴까.. 완성은 하지 못 했다. 오늘도 진주문고에 갔다. 오랜만에 본점으로 갔다. 나는 좋아하는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아이들..

아내의 격리와 나의 세 끼 (3)

딸은 일어나자마자 배가 고프다고 했다. 나는 두부부침을 좋아한다. 자주 아이들도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이들이 꼭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워낙 김치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들이 태어났을 때, 당연히 김치를 무지 좋아하는 사람으로 자랄거라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나는 두부 조림도 부침도 좋아하는데, 아이들도 나같지는 않다. 아무튼 내가 좋아하니 두부를 부쳤다. 점심은 아이들이 좋아했던 샌드위치 집으로 갔다. 한 사람당 샌드위치를 하나씩 시켰더니 양이 많았다. 나는 내 걸 다 먹고 딸의 샌드위치의 반을 더 먹었다. 배 불러도 음식은 함부러 남기면 안 되는 법이다. 꼭 샌드위치를 먹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예보를 보니 오늘 특히 더위가 심했고, 에어컨을 틀고 있다고 하더라..

아내의 격리와 나의 세 끼

오늘 하루.. 9시 20분 미니언즈2 예매하고, 아들은 극장에 들여 보냈다. 딸은 쫓고 쫓는 장면이 나오면 안절부절 못하는 성격이라, 어떤 영화도 아직은 보기가 어렵다. 아들을 영화관이 넣고 딸과 나는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냈다. 딸은 동영상 감상, 나는 책 읽기. “최재천의 공부”를 읽기 시작했는데, 모두가 하나하나 차근차근 쌓아가며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고, 아이들의 미래에 필요한 것들을 어른의 시각에서 결정하고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올바른 교육의 방향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에는 공감된다. 10시, 진주문고 문이 열렸을 때, 진주문고로 자리를 옮겼다. 나는 계속 책을 읽고, 딸은 머리핀이며 열쇠고리를 구경하다가 가지고 와서 나에게 사달라고 한다. ‘책으로 골라야지.’ 딸은 책 두 권을 가지고 ..

펑션키가 필요해서 키크론 k4 구입

올해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면서, 나에게 주는 선물로 첫 기계식 키보드를 샀다. 2022.04.22 - [일상사/Stuff] - Anne pro 2 키보드를 사고 팜레스트를 사고.. Anne pro 2 키보드를 사고 팜레스트를 사고.. 이런 게 문제다. 무언가를 살 때는 대개 “사야한다”는 생각으로 산다. 내가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조심해야 할 부분”은 열심히 보지 않는다. 사고 나서 포장을 뜯을 때까지는 욕구 yagatino.tistory.com 기계식 키보드는 처음이라 어떤 스위치로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사무실(?)에서 근무하기는 하지만, 타이핑을 엄청나게 많이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적절하게 경쾌한 키보드 타건음이 나도 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 과하면 안되니 갈축..

일상사/Stuff 2022.07.27

아내의 코로나와 내가 차린 세 끼

아침은 가볍게(?) 그레놀라. 아이들은 원하던대로 누룽지를 끓여준다. 아들에게는 계란 후라이 두 개와 어제 사둔 햄. 햄만 먹고 계란을 그대로 남겼길래 내가 처리했다. 점심은 딸과 나가서 죽을 사왔다. 쇠고기야채죽, 전복죽. 2개를 사서 잘 먹고, 1인분 정도가 남았다. 오늘 택배로 도착한 간식들 중, 제일 맛있던 제주도 과즐. 양이 많지 않았지만, 이에 붙지 않으면서도 맛있다. 아이들 학원 간 사이에 아메리카노 한 잔. 딸과 죽을 사러 갔을 때, 딸이 먹고 싶다는 귤도 샀다. 집에 먹을 게 많은데도, 자꾸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딸. 오늘은 내게 딸기를 내놓으라고 했다. 저녁은 샌드위치와 크림스프. 나는 양배추 삶은 것으로 쌈을 싸서 먹었다. 아이들이 다시 학원 간 사이에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모두 열..

종이 신문 사설과 상금

아들은 사설에서 글쓴이가 “주장”하는 바를 밑줄 그었다. 이건 다 내가 상금을 걸었기 때문이지만, 아들은 별 어려움 없이 찾아냈다. 익숙한 내용도 아닌데, 잘 찾아내서 나도 놀랐다. 저녁 시간 딸의 문제집을 같이 보고 있었다. 짧은 글에서 ‘사실’을 찾아 쓰는 문제였다. 그 문제를 본 김에 ‘사실’과 ‘생각’(의견)을 구분할 줄 아느냐 물으니 그렇단다. 그래서 갑자기 사실과 의견 구분하기 예문을 만들게 되었다. - 아빠는 우리 딸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한다. - 돼지바가 메론바보다 싸다. - 사람들은 여름을 싫어한다. - 내일 날씨가 맑으면 좋겠다. 머리를 짜내어 묻는데, 딸은 잘 맞춘다. 그리고는 “우리 반 애들 다 그정도는 맞혀.” 란다. 나는, 그건 니 생각이지. 사실은 아니야. 라고 했다. 딸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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