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외면일기

창 밖의 문장

타츠루 2022. 8. 15. 10:26


딸은 ‘구름이 이쁘다.’ 라고 말했다. 무언가가 이쁘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나타나는 것일까. ‘이쁘다’라는 말을 알기 전에도 ‘이쁨’에 대한 개념은 아이의 마음 속에 있었을까. 인간은 아름다움, 논리, 간결함을 직관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인간만이 아니라 화려한 색깔의 새들과 꽃들을 봐도 알 수 있다. 생명은 아름다움이 뭔지 알고 있다. 단, 인간은 아름다움을 새로운 도구와 재료로 재현할 수도 있고 추상할 수도 있다.

진양호를 바라볼 수 있는 이 곳에서 아름다움과 함께 책을 읽는다.

며칠 동안 일기도 쓰지 않고 블로그도 쓰지 않았다. 내 글에서 어떤 아름다움, 적절함, 생생한 느낌을 기대했으나 나는 구현해 내지 못하고 있다 생각해서 그렇다. 몸을 뒤틀어 틈을 내려고 잠시 쉬었다. 글의 아름다움, 문장의 적확함. 시인들만 좇는 것은 아닐테지만, 누구나 좇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밭을 갈고 고랑을 만드는 작업을 하듯 힘쓰지 않으면 안되고, 그날 하루의 일감을 끝내지 않으면 안된다.

매일의 문장을 남기는 것, 그게 내가 하고 싶었던 첫번째 일이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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