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자전거길에서 가을맞이. 더위를 겁내지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계절이다. 코로나 확진 기간 같은 방을 쓰며, 다시금 나에게 애착이 많아진 딸은 오늘 20킬로를 같이 달렸다. 갓난쟁이만 쉬이 자라는 게 아니다. 여덟살짜리도 급히 자란다.
계절의 변화는 빠르고, 계절의 변화를 보면서 부모님의 나이듦에 대해 걱정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그래서 걱정만 는다. 어른이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에 대한 자기 실망으로 조금씩 채워질 수도 있겠구나.
아무튼 자전거를 타면서는 주변을 보고, 그러면서도 균형을 잡느라 걱정은 조금 내려놓는다. 힐링 팔이를 삻어하면서도 나는 힐링을 즐긴다. 흐트러지는 마음을, 균형을 잡으며 다 잡는다. 정답이 없는 삶이지만, 질문하고 포기하지 않는 힘이 필요하다.
내일부터는 실로 오랜만에 출근이다. 출근이 싫은 나는 저녁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진 덕분에 때 아닌 휴식을 취한터라 은근히 의욕이 생기기도 한다. 나도 잘 모르는 내 마음을 차근히 살펴본다.
어떤 걱정이든 내일이 가을이라, 출근길은 상쾌하리라 그래서 다행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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