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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에서 천수교까지 적당한 한바퀴

아직도 제이미스 오로라에 앉아 ‘스윗 스팟’을 찾기가 어렵다. 얼마전 핸들바를 낮추면서 시트 포지션까지 모두 바꾸는 바람에 그간의 세팅이 수포로 돌아갔다. 핸들바는 다시 높였고, 시트도 다시 맞춰가고 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바빠게 보내고, 7시가 되어서야 자전거를 타러 나갈 수 있었다. 집에서 출발해서 30킬로니 적당한 거리다. 쉬는 시간을 포함해서 1시간 40분이면 다녀올 수 있는 거리다. 초전 - 천수교 - 초전 코스다. 진주성 부근에서 길이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그 외에는 오로지 자도라서 크게 불편한 점이 없다. 타고 가면서 계속 안장을 손봤다. 자전거이 앉았는데, 바로 불편하다면 자전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내 몸이 어떻게 느끼는 지는 내가 잘 알 수 있으니, 조금씩 손보다 보면 결국 가장 ..

일상사/자전거 2022.10.01

소셜네트워크라는 그럴 듯한 연결

누리과정 수업이 있는 화요일. 꼭 수업을 한다기 보다는 편안하게 이야기 하기를 바라면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다가 오늘 나온 이야기는 시험 기간이 소셜미디어 앱을 휴대폰에서 지워보라는 것. 나는 휴대폰에서 유튜브를 지웠다. 페이스북 앱도 사용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은 검색용으로만 사용하는 계정만 있을 뿐이다. 사려고 하는 중고 물품이 있어서 당근마켓 앱을 설치했다가 틈만 나면 그 앱으로 사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을 물건들의 사진들 스크롤 하는 나를 발견하고 그 앱도 다시 지웠다. 지우고 설치하고 다시 지우고 하는 사이, 내 휴대폰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앱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이 그럴까. 카카오톡은 메시지가 오지 않으면 들여다 보지 않으니 내게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서의 의미는..

엄빠와 써보고 싶은 인생연표

진주문고에 갔다가 이걸 발견했다. 뒤적여 보다가 사오지는 않았지만 다시 들러 사야지 싶다. 내 머릿 속에는 ‘수행’되지 못한 수많은 아이디어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아빠와 엄마의 삶을 기록해 보는 것이다. 나는 아빠를, 엄마를 오로지 아빠와 엄마로만 기억하고 있다. 결혼을 해서 우리를 낳고 내가 기억하는 순간부터 아빠와 엄마의 삶이 내 삶 속에서 진행된다. 내가 결혼을 하고 나서는 아빠와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급격하게 줄었으니, 시간은 흘렀으나 새로운 추억이나 기억이 늘지는 않았다. 아빠와 엄마가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아 왔는지 궁금하다. 정리해 가다보면, 새롭게 알게 되거나, 잊고 있던 것들이 떠오르지 않을까? 아빠와 엄마의 삶 속에서 나는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 하고 있을까. 줄어가지는 않는다는 걸 요..

함안에 가면 요링

우리가족은 외식을 잘 하지 않는다. 동네에 이삭토스트가 생겨서 줄이 한참 길 때도 우리는 모른 척 했고, 소고기집이 새로 생기고 매일 손님으로 들끓어도 최근까지 가보지 않았다. 우선 아내는 밖에서 돈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맵거나 짠 음식들이 아이들에게 맞지 않아서 외식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제 아이들은 제법 커버렸고, 새로운 맛있는 음식에 도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아이들과 아내가 함안박물관의 전시물을 열심히 보는 사이에 나는 카페와 음식점을 검색해 보기 시작했다. 나는 늘 밖에 나가면, 근처에 좋은 카페가 있는 지 찾아본다. 대개 그 카페에 가게 되는 일은 없다. 나만 커피를 마시니까. 그래도 카페를 찾아본다. 딸이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는 이야기..

여행/국내 2022.09.25

외출이 여행이 되어 함안

외출이 여행이 되어 함안 자전거를 타고 온 나는 낮잠을 조금 잤다. 이런 가을에는 한 시간이라도 더 밖에 나가 있어야 한다. 어디든 가자는 내 말에 아내는 '함안박물관'이 어떻겠냐고 했다. 가본 적은 없는 곳이지만, 출발. 도착해 보니, 여러 고분을 뒤로 한 박물관 건물이 멋지다. 불꽃무늬 토기에서 디자인을 차용한 것도 좋았지만, 입구에 얕은 물을 깔아둔 게 좋았다. 박물관을 사원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준다. 전면 리모델링을 마치고 2022년 4월에 재개관했다고 하니, 모두 번쩍번쩍 새것이라 할 수 있다. 입구로 들어가면, 아이들이 박물관을 돌아보며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학습지를 하나 준다. 다 찍고 나면, 1층 입구 공간에 마련된 북카페에서 색칠하기 학습지를 할 수가 있었다. 유물 전시도..

여행/국내 2022.09.24

새 신을 신은 제이미스 오로라 엘리트

검월타이어로 신발을 바꾼 내 제이미스 오로라 엘리트. 타이어가 일본에서 도착한 지는 벌써 2주가 지났는데, 틈을 내지 못해서 타이어 교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완전 새카만 색으로 뒤덮인 자전거라 어떻게 좀 더 이쁘게 만들까 고민했는데, 일단 타이어가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매끈한 검월이 아주 아름답기까지 하다. 바테이프도 바꾸고 싶은데, 색깔이 고민이다. 가죽 느낌이지만, 좀 더 밟은 색이면 좋겠다. 검월타이어의 검월보다 조금만 더 어두운 색이면 어떨까. 사진을 찍어주려고 출근길에 한번 멈췄다. 자전거가 점점 더 무거워 진다. 또 뭘 더 추가해보나..

일상사/자전거 2022.09.23

꿈 기록 하나

꿈을 꾸고 그걸 기억하는 경우는 드물다. 얼마 전에는 저런 이미지의 꿈을 꾸었고 깨고 나서도 잊지 않았다. 딸이 일종의 물로 된 큐브 같은 곳에 빠졌고, 누나가 그 큐브 속으로 손을 넣어 꺼냈다. 별다른 불길할 것 없는 느낌이었다. 꿈을 꾸면, 이미지 그 자체보다도 그 꿈에 깔려 있는 분위기가 있지 않나. 나는 꿈 속에서 관찰자였는데, 별다른 불안함 없이 저 장면을 지켜봤다. 그리고 그림으로 그렸다.

아빠 모시고 봉생병원

아빠와 병원에 갔다. 이제는 아빠와 병원에 같이 들어가면, 내가 아빠의 보호자다. 엄마 말에 따르면, 내가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부터 아빠가 부쩍 활기찼다고 한다. 어제는 세 끼를 다 먹고, 깨끗이 씻고, 기분도 좋았다고. 오늘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서 씻고 밥을 먹고 나를 기다렸다고. 아빠가 약해지는 걸 옆에서 보며, 나는 마음이 안 좋다. 그저 계속 내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하지만, 그건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과 같디 않나. 나는 이제 아빠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어야 한다. 아빠가 정말 밝고 강하게 생각되던 때가 있다. 나는 아빠의 멋진 모습을 보고, “우리 아빠는 몇 살일까? 나도 이빠 나이가 되면 저렇게 건강하고 듬직해질까?” 생각했다. 그때 아빠의 나이는 서른 여섯이었다. 지금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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