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634

맨투맨티셔츠와 책

오랜만에 아침 뉴스를 틀었다.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언니가 입고 있던 맨투맨티셔츠. 그걸 입혀준 분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는 트위터. 그걸 보며 눈물이 나서 먹고 있던 오트밀을 삼키지 못할 뻔 했다. 정말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학교에서 바쁜 하루를 보냈다. 당장 이 사태에 대해서 뭐라도 이야기 해야 하는 개 아닌가 싶은데, 그러지를 못하고, 아무 일 없는 하루를 보낸다. 늦게까지 일하고 오니, 딸의 아랫 입술이 부어 있다. 어지밤 책장애 붙어서 자다가 부딪혔다. 새벽에 한참 울다 다시 잠들었는데, 나는 새벽에 출근하며 딸의 상태를 확인하지 못했다. 날 반겨준 딸과 잠시 알콩달콩 하다가, 딸에게 책을 읽어준다. 빨리 재워야 하지만, 그래도 놀고 싶다. 한 권을 다 읽고 났는데, “와, 아빠는 어떻게..

가야산 독서당 정글북 체험

지난해에는 책 읽고, 체험 활동하러 자주 왔었다. 자주 왔는데도, 편도 한 시간 반은 우리 가족에게 가까운 거리는 아니라 올해에는 좀 뜸했다. 그래도 숙소예약이 선착순에서 추첨제로 바뀌면서 곧 당첨되지 않겠나 기대하면서 기다렸다. 그리고 결국 당첨되어 오늘 오게 되었다. 입실 11시, 퇴실 11시. 우리는 체크인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방은 여기와서 뽑기로 배정받는데, 우리는 8번. 다락방 공간이 되기를 고대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아내와 아이들은 책도 보고 갖가지 체험도 한다. 우리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체험은 ‘슈링클’이다. 오븐만 있으면 가능하니, 이런 활동은 고등학생들도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이 나는 일, 일, 일. 조용히 일할 수 있어서 진도가 제법 나갔다. 물론 내..

아들 때문에 외출

뭔가 눈에 들어가서 아프다는 아들의 전화. 덕분에 어제는 급히 외출을 쓰고 나와야 했다. 아들과 병원에 간 김에 점심까지 먹었다. 아들이 좋아하는 칼제비. 그리고 후식으로 플랫화이트와 에이드 한 잔. 은안제는 두번째인데, 노키즈존으로 운영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다. 14세 이하 아이들은 받지 않는다고. 어렵게 한 결정이라지만, 어쨌든 나는 환영할 수 없는 선택.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지만, 플랫 화이트는 맛있었다. 아들 병원 때문에 외출한 것이지만, 맛있는 걸 먹고 아들이랑 이야기도 하고 나니 다시 학교로 들어가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충전이란 필요하구나. 나는 제법 찌들어 있었구나. 점심 식사 후, 산보라도 해야 하나 보다. 한 가을 날의 기록.

엄마는 정수리만 하얗다

상을 치우려는 엄마 머리 정수리를 보니 하얗다, 눈밭 같다. 앉은 엄마를 보지 못해서, 뒤늦게야 발견했다. 염색도 않고, 오늘 내 전화를 받고 바로 장보러 다녀온 엄마 상에 회를 올리고, 미역줄거리 볶음, 더덕무침, 새로 담근 무김치, 들기름을 넣은 호박볶음, 고추가루를 넣은 콩나물무침. 더 먹으라고 하고, 나는 못 먹겠다고 했다. 아이들과 내려와 간신히 저녁만 먹고 두 손에 반찬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시 내 집 으로 돌아온 나 야속한 아들이다, 내가. 엄마가 보내준 반찬을 냉장고에 넣는다 엄마의 하옇게 쇤 정수리 그 머리만 생각난다.

연휴를 보내며, 가을 천왕봉

연휴의 찻날인 토요일, 학교 선생님 몇 분과 아들과 지리산 중산리로 천왕봉에 올랐다. 다시금 느끼지만, 천왕봉에 오르는 가장 빠른 길은 맞지만, 길이 험해서 산행의 재미는 좀 떨어진다. 다음에는 천왕봉이 안 가더라도 지리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는 코스로 다녀오고 싶다. 그렇다고 이번 산행이 즐겁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산행을 같이 한 분들이 모두 좋았고, 천왕봉의 날씨가 맑고 따뜻해서 정상이서 제법 쉬다가 내려올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가을은 가을이다. 눈이 맑아지고 코가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30분 정도를 줄 서서 기다렸다가 표지석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보온을 위한 옷을 하나 더 챙겨갔어야 했는데, 파타고니아 R1 하나에 알파인 후디니 재킷만 챙겨서 갔다. 그래도 날이 춥지 않아서 괜찮았는데,..

진주 베트남 음식점, 하이퐁, 쌀국수

자주 가는 진주문고가 있는 충무공동 CGV 건물에 이런 음식점이 있었다. 어제 비온 뒤 갑자기 차가운 바람을 맞으니 쌀국수가 먹고 싶었다. 요즘 아이들과 즐겨보는 여행유튜버인 ‘원지’님의 영향도 있다. (그녀는 해외여행을 가서, 뜨뜻한 국물이 생각나면 늘 쌀국수집을 찾는다. 전세계에 어디에나 쌀국수 집은 있다며) 아무튼 ‘진주 쌀국수‘로 검색하니 하이퐁이 나왔다. 아이들과 아침 산책을 마치고 출발~ 블로그를 보니 평일 점심에는 예약을 하는 게 좋다고 되어 있었다. 오늘 가게에 들어섰을 때 비어 있는 좌석이 많았는데, 그 중 세 개는 예약이 되어 있었다. 평일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으러 많이 찾는 모양이다. 닭고기 쌀국수와 쇠고기 쌀국수가 있었는데, 쌀국수를 선택했다. 쌀국수 2(8,000*2), 월남쌉 4..

지리산 천왕봉 준비

지리산은 중산리로만 세 네번 정도 오른 것 같다. 군 제대 후 고향친구들과 한 번, 학생들 인솔해서 한 번, 같은 학교 선생님들과 한 번.. 올해에는 내가 갑시다 해서 엉겁결에 내일 지리산으로 간다. 우리 아들을 포함해서 딱 차 한 대, 다섯명이다. 중산리로 올라가서 천왕봉만 찍고 내려오게 된다. 사람들이 한창 많을 때라서 걱정도 조금 된다.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가는 산행은 좀 재미가 없다. 사람들 사이의 거리가 적당해야 산행도 즐길만 하다. 사람이 붐벼도 지리산은 지리산이고, 천왕봉은 천왕봉이리라. 정상에 서서 보면, 잠시 하늘을 나는 새 같은 기분을 느끼며, 천하를 호령하는 위치에 선 듯한 착각을 잠시나마 할 수 있겠다. 내일 같이 나눠먹을 간식을 포장하면서, 들뜬 마음이 된다. 이게 소풍이다. 누..

수행평가 개발 및 채점기준표 작성 워크숍

연수를 듣기만 했지만, 기획하고 추진해 본 적이 작년까지는 없었다. 강사들로부터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 원고까지 받는 것도 해본 적이 없다. 올해에는 이제까지 해보지 않았던 혹은 하지 않아도 되었던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 중 신청을 받아서 수행평가 개발 연수를 했다. 맛있는 것도 먹여드리고, 장소도 좋은 곳으로 하겠다 생각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아시아*이크 사이드에서 진행 대관한 홀은 창문이 전혀 없었다. 창문만 있으면 좋은 경치를 보면서 연수를 진행할 수 있었을텐데. 비슷한 인원이라면, 다음번에는 '고립된' 느낌이 들지 않는 곳으로 장소를 정해야지 생각했다. 연수 학생 평가 지원단 선생님들 중 5분을 모셨다.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선생님들은 과목별로 4명 이상..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