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외면일기

지리산 천왕봉 준비

타츠루 2022. 10. 7. 21:42


지리산은 중산리로만 세 네번 정도 오른 것 같다. 군 제대 후 고향친구들과 한 번, 학생들 인솔해서 한 번, 같은 학교 선생님들과 한 번..

올해에는 내가 갑시다 해서 엉겁결에 내일 지리산으로 간다. 우리 아들을 포함해서 딱 차 한 대, 다섯명이다. 중산리로 올라가서 천왕봉만 찍고 내려오게 된다. 사람들이 한창 많을 때라서 걱정도 조금 된다. 앞사람 엉덩이만 보고 가는 산행은 좀 재미가 없다. 사람들 사이의 거리가 적당해야 산행도 즐길만 하다.

사람이 붐벼도 지리산은 지리산이고, 천왕봉은 천왕봉이리라. 정상에 서서 보면, 잠시 하늘을 나는 새 같은 기분을 느끼며, 천하를 호령하는 위치에 선 듯한 착각을 잠시나마 할 수 있겠다.

내일 같이 나눠먹을 간식을 포장하면서, 들뜬 마음이 된다. 이게 소풍이다. 누군가와 어딘가로 함께 가고 싶은 마음.

묻지 말아야 했을 말을 물었고, 덕분에 아들 먹일 컵라면 하나를 챙기고, 내일 새벽에는 잊지 않고 뜨거운 물을 보온병에 넣어 가야 한다. 나도 한입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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