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816

빗방울에 맞은 신경세포

아침부터 꾸물꾸물 비가 올 날씨다. 뉴스에서는 오늘은 가을장마가 남부지방으로 조금 내려올 거라고 했다. 밤이 되면 많은 비가 올 수도 있다고 한다. 비가 온다고 해서 늘 오는 게 아니고, 정말 온다고 해도 늘 많이 오는 것도 아니다. 폭우나 태풍이 아니라면 자전거를 타는 데 별 문제가 없다. 어차피 브롬톤 앞에 달아둔 C백은 옷+아이패드만 넣어다는 용도가 되어 버렸다. 다른 짐은 늘 학교에 있다. 제대로 된 판초우의를 일단 하나 챙겨 넣고, 밖을 보고 나서는 비가 조금 뿌릴 때를 생각해서 파타고니아 토렌쉘 풀오버도 챙겨 넣었다. 비가 조금 올 때라면 상체만 비를 막아도 충분하다. 판초우의는 더 거추장스럽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비가 부슬부슬 온다. 풀오버를 걸치고, 가방에는 레인커버를 씌워 준다. 그리..

일상사/자전거 2021.09.02

학교 종이 ...

오랜만에 학교에 종소리를 실컷 들었다. 지난주에는 학교에 종이 울리지 않았다. 방송 장비가 고장이 나서 아예 기기를 교체해야 한다고 했었다. 그래서 나흘 정도 종없이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불편했다. 8시 30분 아침 조례 시간임을 알리는 종부터 치지 않으니, 학생들은 제시간에 교실에 가지 않는다. 수업 시간에 늦게 들어오고, 선생님도 수업 시간에 좀 늦기도 한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서야, 학교에 꼭 종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 치지 않으니 시계를 자꾸 본다. 평소에도 수업시간에 딱 맞춰 들어가거나 종이 울리면 곧바로 교실로 가려고 애쓴다. 1분씩 늦어도 50번이면 50분이다. 학생에게도 수업 시간에 맞춰 들어오라고 말하니, 교사도 맞춰 들어가야 한다. 종이 치지 않으니 더 신경을 쓰게..

화이자 2차 접종

자가격리를 하게 되면서 기존에 예약해둔 날짜에 2차 접종을 하지 못했다. 어렵게 예방접종센터로 전화해서 오늘로 다시 예약했다. 화이자 2차 접종의 경우, 고열이나 몸살을 호소하는 분들이 주변에 좀 많았다. 1차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학교에 공가를 내고, 오랜만에 딸 등원도 시키고 8시 30분쯤 도착. 번호표를 보니 11번 “8월 30일 예방접종 시작하겠습니다.” 라는 한 종사자분의 큰 목소리와 함께 9시에 접종이 시작되었다. 기다리는데 보니 옆에는 아스트라를 맞는 분들도 따로 줄을 만들어 대기하고 계셨다. 예진표 작성하고, 접수창고에서 접수하고, 예진표 점검하고, 의사선생님과 문진하고 접종. 접종완료 확인서와 확인 뱃지를 받았다. 1차 때와 같이 15분 타이머를 목에 걸고 앉아 있는다. 별 일 없이 1..

진주 | 브롬톤 위라이드 코파일럿 조합기 | 사용기

맑은 토요일은 자전거 타는 날. 이렇게 타다가는 아마 딸은 혼자 타는 두 발 자전거는 안 배우려 하지 않을까? 딸이 자전거를 나랑 같이 타고 싶다고 하고 잠시 고민하다가 바로 위라이드 코파일럿 을 구입했다. 가격은 어린 아이들 한 대 값이다. 그렇지만 좋은 선택이었다. 왜 위라이드 코파일럿(텐덤라이딩)이 좋은가 1. 이미 자전거를 잘 타는 아들과 함께 탈 수 있다. 아들은 나랑 60킬로미터까지 자전거를 타 봤다. 쉬엄쉬엄 탄다면 더 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 아직 보조바퀴를 달고 자전거를 타는 동생과는 함께 자전거를 탈 수가 없다. 하지만, 딸과 내가 브롬톤+위라이드 조합으로 타면, 셋이서 함께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아들과 둘이서 타는 것만큼 멀리, 빨리 달릴 수는 없지만, 셋이라서 더 좋..

일상사/자전거 2021.08.28

책이냐 글이냐

책이냐 글이냐 역시나는 역시나다. 개학을 하고 학교에서의 생활은 바쁘다. 그리고 집에 와도 바쁘다. 내가 여유를 가지는 시간은 9시. 그래도 9시부터 10시까지는 나의 시간. 방학 동안에는 늦은 시간에 영화도 보고 늦게까지 잠을 자기도 했지만, 이제 그러면 안된다. 잘 자고 건강해야 학교 생활을 잘해나갈 수 있다. 이렇게 쓰니 이건 마치 모범학생의 다짐같아 보인다. 사고 난 차량 수리가 끝났다. 엊그제 차를 맡길 때는 빗 속에 서라 일단 좌측 문 눌림과 도색 벗겨짐, 뒷 펜더만 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제 새로 도색된 차를 보니, 차량 하단을 감싸는 사이드 레일..(?) 플라스틱도 까져 있다. 오늘 공장으로 전화를 했고, 5시 30분 전에만 오라고 하더라. 오늘따라 때마침 직원 모임이 길어졌고 ..

태풍 오마이스는 지나가고

태풍 오마이스는 지나가고.. '내일은 자전거 타고 출근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 게 어제다. 비가 많이 온데도 기껏해야 내 출근길을 걱정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이기적인 인간인가 싶은 생각도 잠시 했다. 그래도 금세 너무 비가 오지 말아야 할 텐데 하며, 농사짓는 분, 저지대나 산지 근처에 사는 분들 걱정을 했다. 이 나이쯤 되면, 예전보다 쉽게 누군가를 걱정하게 되는 것 같다. 걱정이라기보다는 '염려'가 더 맞는 말이려나. 어젯밤, 물을 쏟아내는 것 같은 비를 아파트 7층에서 내려다보다가, 그나마 열려 있던 문을 다 닫았다. 거실문 닫고, 안방 밖에 있는 베란다 창문을 닫았다. 이중창의 밀폐는 대단하구나. 소음도 소리도 없다. 밖에 내리는 비는 소리 없이 끝없이 움직이는 gif 이미지 같다. 진주는 비..

교통사고는 피해자의 탓인가

2020년 한 해 동안 일어난 교통사고가 1,247,623건이다. 사망자수는 3,081명, 부상자 수는 2,061,788명. (근거 TAAS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 통계) 다른 건 무시하고 대략 매일 3,41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꼴이다. 운전을 할 때마다 1/3418의 주인공을 뽑는 뽑기에 참여하는 것과 같구나. 오늘은 내가 당첨. 부산 집에 한번 오라는 엄마의 문자를 받고 나는 아침도 먹지 않고, (늦게 일어났기 때문에) 혼자 부산으로 가려고 차를 몰고 나섰다. 차들이 가득한 도로를 달리는데, 이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자전거 출퇴근을 하면서 즐거움이나 체력 같은 양적 보상을 받기도 하지만, 차를 탔을 때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두 ..

코로나 검사 줄은 길기만 하고..

오늘 9시부터 2시 사이 시간에 격리해제 전 검사를 받으라는 전화를 받았다. 지난번 검사를 할 때 검사 시작 시간인 9시가 되기 전에 검사소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오늘은 좀 더 서둘렀다. 8시 35분에 도착했는데, 앞에 8명 가량 이미 줄을 서 있다. 지금은 8시 54분, 대략 50명 정도가 대기 중. 오늘 뉴스에서는 어제 오후 기준으로 확진자가 2000명 넘었다는데… 진주 지역은 지금 3단계인데, 더 악화되지 않아야 하는데… 이제 통제라기 보다는 운에 맡겨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델타, 람다.. 등 변종의 전염성이 높다는 데, 그저 실냐에는 안가고, 모르는 사람과는 야외에서도 왠만하면 같은 공간에 머무르지 않아야 하나…

아프가니스탄, 파르바나, 면도, 격리 해제전 검사

아프가니스탄, 파르바나, 면도, 격리 해제전 검사 뉴욕타임스를 구독해서 보고 있었으나, 생활이 바빠지면서 하루 하나의 기사도 읽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그래서 구독을 해지하려고 했다. 해지하러 들어가니 잠시 중단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묻는다. 그래도 해지하겠다고 하니, 할인해주겠다는 팝업이 뜬다. 솔깃해서 잠시 고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지를 눌렀다. 일단 한 달분은 결제가 되었고 어제가 마지막 날이었다. 그리고 때마침 수업 준비도 할 겸 뉴욕타임스 기사를 뒤적이는데, 허용된 공짜 기사는 다 봤다고 다시 가입하는 게 어떻겠냐고 묻는다. 응? ‘아니야, 읽게 될 리가 없어.’ 라고 생각하는 데, 가격이 괜찮다. 한 달에 2천 원 정도는 뉴욕타임스에 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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