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외면일기

책이냐 글이냐

타츠루 2021. 8. 25. 21:24

책이냐 글이냐

레고 맥

역시나는 역시나다. 개학을 하고 학교에서의 생활은 바쁘다. 그리고 집에 와도 바쁘다. 내가 여유를 가지는 시간은 9시. 그래도 9시부터 10시까지는 나의 시간. 방학 동안에는 늦은 시간에 영화도 보고 늦게까지 잠을 자기도 했지만, 이제 그러면 안된다. 잘 자고 건강해야 학교 생활을 잘해나갈 수 있다. 이렇게 쓰니 이건 마치 모범학생의 다짐같아 보인다.

사고 난 차량 수리가 끝났다. 엊그제 차를 맡길 때는 빗 속에 서라 일단 좌측 문 눌림과 도색 벗겨짐, 뒷 펜더만 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제 새로 도색된 차를 보니, 차량 하단을 감싸는 사이드 레일..(?) 플라스틱도 까져 있다. 오늘 공장으로 전화를 했고, 5시 30분 전에만 오라고 하더라. 오늘따라 때마침 직원 모임이 길어졌고 5시가 조금 지나서 도착했는데, 직원이 별로 없다. 그래도 잠시 기다려서 교체를 받았다. 나사 하나 빼고 눌러서 뜯은 다음, 새 제품 장착! 덕분에 이제 우리 차 왼쪽과 오른쪽의 색이 차이가 난다.

딸의 이야기, 아내의 이야기 폭격 속에 저녁을 먹으며 맥주 한 캔을 마셨다. 약간 노곤해지고 싶어 마시긴 했는데, 요즘에는 다시 술을 완전히 끊을까 생각 중이다. 지금 마시는 양도 얼마 되지 않는다. 한 달에 큰 맥주캔 한 캔이 안되니까. 빨래 개고, 아들 영어 학원 단어 시험 봐주고, 이제 9시다. 책도 읽어야 하고, 글도 써야 하고, 영어 공부도 좀 해야 한다.

일찍 잠을 자려니,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들 사이에 다툼이 있다. 일찍 잠들고, 좀 더 일찍 일어날 수 있을까? 한 5시 반에 일어나서 한 30분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때 책을 읽을 수 있을까? 늦게 자면 가능하겠지만, ‘잠을 늦게 잔다’는 해결책이 아니다. 결국 출근을 위해 일어나는 시간은 고정되어 있으니 잠을 줄이게 되는 격이기 때문이다.

10시에 잠드는 게 가장 내 몸에 맞는 것 같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잠을 줄이고 싶어 한다. 학교에서는 당연히 책 한 자 읽을 수가 없어서 책이 고프다. 시간을 쪼개어 책을 읽어야 하니 더 감질 난다. 자가격리 기간 동안 충분히 책을 읽지 않은 나를 탓한다. (그래도 다시는 자가격리하고 싶지 않다)

이제 영어 좀 듣고, 책 읽으면 된다. 내게 남은 시간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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