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816

자전거길 담배!빵

매일 아침, 자전거로 페달을 젖어 들이마시는 공기는 상쾌하다. 공기를 가르며 바람을 일으키는 일은 즐겁다. 자전거 전용도로이지만, 보행자가 걷고 있는 건 이제 참을만하다. 물론, 두 사람이 길을 모두 막고 주변에 신경을 쓰지 않고 걸으면 상당히 방해가 되기는 한다. 하지만, 어쨌든 사고가 난다면 자전거를 탄 나는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운동하는 물체이므로, 보행자를 먼저 배려 해야 한다. 쏜 살은 아니어도, 잠자리처럼 씽씽 달려가고 싶지만, 보행자 덕분에 브레이크를 잡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건 이제 제법 익숙해졌다. 그런데 자전거로 달리는 거리에서 맡게 되는 담배 냄새만은 참을 수가 없다. 어제 아침이었다. 본격적인 자전거 도로로 접어드는 데 담배 냄새가 난다. 바로 앞에는 사람이 없었는 데 냄새..

쓸 만한 아빠가 되어 타이어를 갈자

뭐든 배워두면 도움이 된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뜻깊다. 나 혼자 자전거를 타는 건 즐겁지만, 아들의 자전거 타이어를 갈아주면서 나는 스스로 뿌듯하다. 아들은 아빠가 완벽하지 않다는 걸 곧 알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지도 않고, 가장 똑똑하지도 않고, 최고로 부자가 아니라는 것도 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아주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가기를 아빠는 바란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는 자꾸 내 한계를 높여가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게 그렇고, 책을 읽으려고 애쓰는 게 그렇고, 다른 사람들과 모여 책 이야기를 하는 게 그렇다. 아내와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게 그렇고, 되도록 술은 아이들이 보는 데서는 안 마시려는 게 그렇..

매일 글쓰기 위해서 매일 자전거를 탑니다

가을입니다. 아직도 낮에는 반팔티셔츠를 입고 있지만, 가을입니다. 산으로 가면 붉은 잎들을 볼 수 있고, 이미 떨어진 나뭇잎들을 사각사각 소리를 냅니다. 오늘은 특히나 하늘도, 구름도, 햇볕도 좋아서 신이 났습니다. 퇴근하는 길에는 (아침 자출 복장인)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지 않고,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채로 퇴근했습니다. 아무래도 너무 좋은 그림이라 자전거를 타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매일 자전거를 타고 있어서 좋습니다. 요즘 읽고 있는 책 중에, Well Designed Life 라는 책입니다. ‘디자인 씽킹’ 관점에서 어떻게 일상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해 쓴 책입니다. 제법 인기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한국어로 번역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이소토 성공적

캠핑가서 불 붙이다가 털 태워보신 분? 스토브가 몇 개 있는데, 제가 쓰는 초소형 스토브에는 점화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가스 밸브를 열고 라이터를 갖다대는데, 검지 손가락 털을 몇 번 태워먹었습니다. 그런 사태를 막으려고 소토 토치를 구입해서 사용하더군요. 길이 조절되는 터보 라이터가 3만원 정도라니; 흠. 그냥 사버릴까 하다가 검색을 하니, 다이소에서 구입할 수 있는 재료로 제법 괜찮은 토치를 만들 수 있어서 오늘 따라 해봤습니다. 긴 라이터와 터보라이터(각 천원)만 사면 됩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유튜브 영상에서 하라는 것처럼 따라하기만 하면, 불꽃이 조금 휘었지만.. 완성!!! 소중한 내 손가락. 털.

일상사/Stuff 2021.09.25

올해 같기만 한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은 숲이다. 어제와 달리 하늘도 맑았고, 애들 아침 공부를 마치고 우리는 말티고개로 갔다. 아들은 뭐에 마음이 상했는지 집에 있겠다고 했다. 그냥 놔두고 나와 아내와 딸만 차를 타고 말티고개를 향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아들 혼자 있게 되고, 이렇게 우리 가족 모임에서 빠지게 되는 일이 늘어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떤 이유로든 가족 모임에 빠지고 혼자 있겠다니 많이 컸다는 점에서는 좋지만, 아쉬운 마음이 컸다. 그저 나만 보며, "아빠랑 같이~"라고 소리치던 때가 오래되지 않았는데. 말티고개 아래 새로(라고 하지만 조성된 지 벌써 시간이 좀 되었다.) 잘 조성된 주차장에 차를 댔다. 그리고 오르막을 오른다. 선학산전망대 쪽으로 가도 되지만, 진짜 조망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티고개..

추석의 실패

이틀 전에 부산의 문구점에서 사준 작은 수첩. 딸은 거기에 우리 가족 이름을 쓰겠다고 했다. 먼저 딸은 자기를 시작으로, 엄마, 아빠, 오빠의 이름을 썼다. 그리고 부산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을, 그 다음에는 진주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름을, 그리고 고모, 고모부, 사촌들 이름, 삼촌, 숭모, 사촌 이름까지. 딸이 그렇게 이름을 쓰고 있으니, 이참에 가계도를 그려 보는 게 어떨까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작은 수첩에 달린 열쇠 잠그고 여는 걸 알려주느라 그 생각을 잊어버렸다. 내 어머니는 8남매 중 셋째고 덕분에 어린 시절에는 많은 사촌들을 만났다. 서울도 가고, 인천도 가고, 강원도에도 갔다. 비슷한 또래의 다양한 사촌을 만나는 건 신나는 일이었다. 서울로 올라가는 새마을호를 타는 게 곤혹스러웠고, 시외..

새 자전거랑 친해지려 해맞이공원 가는 길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붙어서 이번 추석 연휴는 좀 길어진 것 같다. 그래도 쉬는 시간은 언제나 별 거 한 거 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 딸은 우리 온 가족이 같이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오늘은 이웃집에서 자전거 한 대를 빌려 우리 가족 네 명 모두 자전거를 타고 갔다. 여유있게 다녀오기 위해서 집(초전동)에서 진주문고 혁신점(충무공동)까지만 가기로 했다. 아직 아내는 자전거가 익숙치 않다. 오르막을 제대로 오르지 못하고, 내리막을 자전거로 타고 가지 못한다. 반대편에서 사람이 오면, 대개는 멈춰야 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문제…. 기어 변속을 하지 안(못) 한다. 진주문고 혁신점이 있는 빌딩에 도착해서, 온 가족이 팔공티에 들어가서 음료를 마셨다. 아내는 더 앉아서 쉬고,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일상사/자전거 2021.09.20

엄마의 초록이들, 차례없는 추석음식, 문방구와 엄빠의 목소리

추석 연휴는 시작되었지만, 추석이 되기 전에 부산 집으로 왔다. 엄마는 오기 전날 전화를 해달라고 했다. 우리 오늘날에 맞춰서 음식을 하겠다고. 어제 엄마에게 전화를 했었고, 집에 들어서는데 기름 냄새가 가득했다. 우리 집에서는 차례를 지내지도 않는데, 엄마는 우리 먹이고, 싸서 보내려고 이렇게 음식을 했다. 아빠는 두부를 굽고 있었다. 엄마가 키우는 초록이들은 그 레퍼토리가 더 늘었다. 제법 나무 같아 보이는 녀석도 있다. 엄마의 고향은 강원도다. 어려서 일을 많이 해서 밭일이 싫었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일을 잘하고, 뭐든 잘 키운다. 내가 어릴 때 엄마는 이런 화초를 키우지 않았다. 직장에 다니며 딸 둘, 아들 하나 키우는 것만으로도 엄마의 하루는 고단 했을 테니. 어쩌면 조금은 여유가 늘..

도전! 간단한 페이퍼크래프트! 추석 연휴 아이들과의 놀이감

긴 추석 연휴 초딩, 유딩 아이들과 놀기 위해 내가 준비한 것. 물론 칼질은 나의 몫이지만, 아주 간단하고 실제 제품의 미니어처라 아주 귀엽다. 아침에 샘플을 하나 만들어봄. 추석 연휴 동안 다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학교에서 학생이 이걸 하고 있는 걸 보고 진주문고에 전화해보니 재고 2. 어제 바로 찾아옴. 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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