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816

데자뷰의 순간 : 내 책장에 접근하는 아들

데자뷔라는 현상이 있거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람들이 이름 붙인 것을 보면, 여러 사람이 비슷한 현상을 경험했고, 그걸 이야기하다 보니 지칭해야 할 단어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 우리는 미래를 보지 못하고 오로지 과거를 회상할 뿐인데, 과거에 했던 일을 똑같이 반복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정말 우리가 같은 일을 거의 같은 상황에서 두 번 하는 것일까? 데자뷔는 낯선 상황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이미 했던 것처럼 만들어 버리는 우리 뇌의 속임수라는 글을 읽을 적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불안하거나 부정적인 상황에서만 데자뷰를 경험하게 되지 않으니 그 설명은 반 정도만 맞는 것은 아닐까? 매트릭스에서 빨간약을 삼킨 네오는 매트릭스로 들어갔다가 데자뷰를 경험하게 된다. 복도 한쪽에 있던 검..

고향 부산 나들이와 모교인 엄궁중학교

어제는 오랜만에 부산집에 갔다. 진주에서 부산까지 운전해 가는 길이 낯설었다.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는 부산 집에 가서 자고 온 적도 없다. 거의 1년은 가지 못하고 내가 잠시 반찬이나 가지러 간 게 다 였던 것 같다. with 코로나 시대가 온다는데, 그럼 이제 가족끼리라도 좀 더 가까워지는 건가. 달아나버린 2년의 시간은 어디서도 보상받을 수가 없다. 마치 늘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 말들하지만, 현재를 보람차게 켜켜이 쌓지 못하면 미래는 그저 빛좋은 수사일 뿐. 아직도 코로나 때문에 부산집에 가도 돌아다니지 못 한다. 아파트 놀이터가 있지만, 아이들이 많이 나와 있으면 거기에도 가지 않는다. 1시간 30분 차를 타고 도착해서, 또 집에 가만히 앉아 있자니 아이들로서는 견디기 힘들 게 분명하다...

엉덩이가 사라지기 전에 자출

어제는 야자감독이 있어서 차를 타고 갔다. 야자감독을 하는 날에는 딸이 잠드는 걸 볼 수가 없고, 그렇게 밤을 지내고 나면 다음 날 퇴근해서야 딸을 보게 되니 거의 이틀만에 보게 된다. 그래서 야자감독 하는 날에는 딸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를 타고 학교로 간다. 자출을 며칠 쉬지도 않았는데, 아침에 복장을 준비하는 데 까마득하다. 정말 차는 편하고, 별 생각이 없다면 별 준비없는 차를 타기 쉽다. 요즘같이 일교차가 큰 날에는 일터에서 입을 옷을 따로 준비하는터라, 가방에 든 건 옷 뿐이다. 그래도 퇴근 할 때는 일할 때 입었던 옷을 입고 그대로 퇴근해도 될 만한 날씨라 좋다. 자전거를 끌고 남강변 자전거 도로로 나가니 오늘은 안개가 껴있다. 차도까지 덮은 것은 아니고, 딱 남강에만 안개가 껴있다...

아들의 이가 깨어졌다

“아들 이가 깨져 나갔어.” 아들은 아주 장난꾸러기가 아닌데도, 이미 한번 팔에 실금이 가서 반깁스를 한 적이 있고, 캠핑장에서 뛰어 다니다가 돌에 박혀 턱 아래가 찢어져 꿰맨 적이 있다. 낫고 나니 모두 눈에 띄지는 않는 상처다. 오늘은 태권도장에서 피구를 하다가 공을 잡으려다 앞에 있는 형 팔꿈치에 턱을 맞아, 윗니 아랫니가 딱 맞부딪히면서 아랫니 두 개의 윗부분이 조금 깨어져 나갔다. 아내의 문자를 받고 집에 와서 확인하니 크게 깨어져 나간 게 아니지만, 병원에 당장 가보는 게 좋겠다. 역시나 치과들은 모두 예약제라 빠르면 목요일 밤 진료가 가능하단다. 나는 요즘 저녁 시간에 전혀 시간이 나지 않는 편이라 어쩔 수 없이 아내가 데려갈 생각으로 목요일 밤 예약이라도 잡으려고 다시 전화했는데, 처음과는..

아마존에서 구입한 제품(책) 반송 방법

우리는 이제 문앞 배송에 익숙할 뿐더러, 문앞반품도 익숙하다. 물건을 받았는데, 마음에 들지 않거나 화면으로 봤던 것과 다르면 반송요청을 하면 된다. 그러면 빠르면 다음 날, 늦어도 그 다음날에 택배기사님이 내 반품 물건을 가지고 간다. 그리고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거나, 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다. 미국 아마존에서 받은 물건은 어떨까? 아마존에서 물건을 사본 적이 있지만, 반품은 해본 적이 없다. 물건이 잘못와서 그건 그것대로 가지고, 새로운 물건을 받은 적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마존에서 이제 한국으로 직배송도 하기 때문에 반송은 어찌되려나 궁금해는 하고 있었으나, 반송을 경험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주문한 책이 사진처럼 찢어진 채로 왔다. 한 두 장이 아니다. 흠. 한 장이면 그냥 반품도..

일상사/Stuff 2021.10.28

가을캠핑 침낭 준비 : 스너그팩 안타티카 리

이번주에 캠핑이 계획되어 있다. 10월 말이라니, 밤에는 거의 겨울 같은 느낌일텐데, 어찌하다 보니 캠핑 사이트를 예약하게 되었다. 영하의 온도까지 떨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최저기온이 6도나 7도만 되어도 춥다. 차박을 시도하면서 차 안에서 6도일 때, 7도일 때 자봐서 안다. 그렇다고 동계캠핑을 준비하자니 일단 텐트부터 없다. 지금 가지고 있는 텐트는 크기는 크지만 팝업 텐트다. 거실형 텐트를 사용하거나 쉘터형을 사용해야 난로를 쓸 수 있지 않나. 게다가 겨울에 캠핑을 하지도 않을 것이니 하루를 위해 그럴 수는 없다. 일단 미니온풍기를 샀다. 리뷰도 많고 평도 괜찮고, 복잡한 기능 없고, 용량(600kw)도 적당한 것을 샀다. 그것으로 부족할 것 같아서 침낭도 새로 구입했다. 차박은 앞으로도 가끔 하..

일상사/Stuff 2021.10.27

월아산 일출과 금목서

평소보다 10분 일찍 나섰다. 그러니 딸의 자는 얼굴만 보고 나선 것. 아침 기온은 8도인데, 내가 자전거로 최소 20킬로 정도로는 달릴테니 체감 온도는 6도? 긴팔 기능성 티셔츠를 입고, 예전에 사둔 유니클로 경량패딩 조끼를 입고, 거기에 파타고니아 나노 에어 재킷을 입는다. 이 차림으로 견딜 수 있는 기온은 어느 정도일까. 늘 찬바람은 손끝에서부터 전해진다. 여차하면, 두꺼운 장갑을 껴야지 생각하고 있다. 아니다, 올해에는 바미트를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 자전거로 다리를 건너는데, 하늘이 불긋불긋 하더니 내게 일출을 보여준다. 딱 나만보라고 손바닥을 쥐었다가 펴서 해를 빼꼼히 꺼내 보여주는 것처럼 빼꼼 보여줬다. 나만 보고 사진으로 남겼다. 나만 본 해를 담고 기분이 좋아져 경쾌하게 페달질. 아침에 ..

닦으면 살아나는 컴퓨터

아침에 컴퓨터를 켜는데, 켜면 꺼지고 다시 부팅시켜도 꺼지고 결국 오류메시지를 띄운다. 대여섯번 시도 끝에 일단 살려두고 하루를 보냈다. 야자감독 하면서 수업 준비 해야지 싶어서 컴퓨터를 건드리는데, 묵묵부답. 전원 스위치를 꾸욱 눌러 깨워봐도 응답이 없다. 다시 지그시 누르고 숨소리를 듣는데, 흐응~ 하는 숨 소리 한번 내더니 얼굴은 온통 검다. 어쩐다. 시동이 안 걸리는 경운기마냥 소리가 시원찮아서 나는 컴퓨터 본체를 분리해냈다. 공구도 에어블로워도 없지만 배를 따고 먼지를 닦는다. 팬 주변 먼지가 특히 심하다. 케이블도 뺐다가 먼지를 좀 털고 다시 꼬옥 꾸욱 끼운다. 컴퓨터는 그저 기계일 뿐이다 생각하고 닦고 조인다. cpu 주변에 먼지가 그득하다. 닦을 수 있는만큼 닦다가 ‘휴대용 에어건이라도 사..

일상사/Stuff 2021.10.25

2021년 10월 24일 아들의 방

나는 자주 아들을 부러워 하는 데, 그중 가장 부러운 것은 아들에게는 자기만의 방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어려서부터 있었다. 7살 때 아들방을 꾸미기 시작했고, 아들은 8살이 되어서 점점 혼자 자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들이면서, 엄마가 보기에는 쓰레기에 가까운 것들로 방을 채워갔다. 쌓고 무너뜨리고 다시 정리하기를 반복하면서, 아들방에는 나름의 질서가 생겼다. (지만, 여전히 혼란스럽기는 하다.) 어떻게 인형을 좋아하게 된 것일까. 아들은 어릴 적 테디베어박물관에서 산 테디베어를 무척 좋아했다. 코를 물고 빨고… 사진 왼쪽에 보이는 녀석이다. 그리고 하나둘 인형을 사고, 선물받으면서 제법 쌓였다. 그리고 중간에 펼쳐진 것은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받은 물건너온 고무인형. 해적과 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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