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야자감독이 있어서 차를 타고 갔다.
야자감독을 하는 날에는 딸이 잠드는 걸 볼 수가 없고, 그렇게 밤을 지내고 나면 다음 날 퇴근해서야 딸을 보게 되니 거의 이틀만에 보게 된다. 그래서 야자감독 하는 날에는 딸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를 타고 학교로 간다.
자출을 며칠 쉬지도 않았는데, 아침에 복장을 준비하는 데 까마득하다. 정말 차는 편하고, 별 생각이 없다면 별 준비없는 차를 타기 쉽다. 요즘같이 일교차가 큰 날에는 일터에서 입을 옷을 따로 준비하는터라, 가방에 든 건 옷 뿐이다. 그래도 퇴근 할 때는 일할 때 입었던 옷을 입고 그대로 퇴근해도 될 만한 날씨라 좋다.
자전거를 끌고 남강변 자전거 도로로 나가니 오늘은 안개가 껴있다. 차도까지 덮은 것은 아니고, 딱 남강에만 안개가 껴있다. 보자마자 나는 목욕탕을 떠올렸다. 저 이쁜 빛만 아니었다면 별다른 감흥이 없었을 것이다. 해는 떠오르려고 이쪽저쪽 산등성이 눈치만 보고 있다. 내가 열심히 내달리자 곧 볼 수 있었다. 해는 떠오르기 전에 하늘을 더 근사하게 만든다.
어제 문자가 하나 왔다. 경남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서 '저탄소 실천내용'이 있으면, 인증샷을 찍어 보내면 제로페이 상품권을 준다는 것. 이미 두 차례 자전거 출퇴근 한 달 챌린지에 참여한 적이 있었고, 그 연락처로 문자를 보낸 모양이었다. 전신이 나오게 찍어야 한다는데, 내가 자전거 타고 출근하는 걸 찍어줄 사람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셀카로 도전. 카메라를 쳐다보는 사진이 이상해 보이지만, 안 쳐다보는 사진도 이상하다. 그래서 쳐다보는 사진으로!! 저 사진으로 응모했는데, 당첨은 되었을지.
학교에 가면 수업하는 시간을 빼고는 거의 자리에 앉아 있는다. 제법 서 있는다고 봐야 하는데, 다른 시간에는 잠시 일어서는 시간도 없이 내내 앉아서 일을 한다. 내 엉덩이가 사라지는 느낌. 자출이라도 하지 않으면 운동량은 0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그러니 내일도 자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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