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816

고등학교 교사의 일상적인 피곤함에 대한 기록

평범하게 피곤한 날이다. 오늘은 학교에서 민주학교 만들기와 관련한 연수가 있었다. 강사님은 몇 가지 질문을 주었고, 그 질문으로 다른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할 시간이 있었다. 놀라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점은 선생님들이 매우 피곤해 하는 데다가, 학교를 그만두는 것은 어떨까에 대해 생각한다는 점이었다. 그 점은 나도 다를 바가 없고, 오늘처럼 피곤한 날에는 더 열심히 그 주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8시에 학교에 도착해서 수업을 마치면 4시 30분이다. 그 사이 챙겨야 할 게 이것저것 많은데, 여기에 쓰려니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여러가지다. 아침에 학생들이 자가진단 했는 지 확인,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조례를 하는데, 와중에 몸이 아프거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는 학생들은 챙긴다. 가족 중 코로나 검사 받..

월급쟁이가 꿈꾸는 주4일제 근무

대체휴일 덕분에 토일월 2박 3일의 주말이었다. 금요일에 일을 마치고도 온전한 밤이 3번이나 있다니 주말이 3일은 되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주 4일 근무가 되는데, 가능할까? 아내와 나는 아이들과 나들이는 가는 차 안에서 주 6일 일하러 가던 때를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매달 2주, 4주 토요일이 놀토(노는 토요일)였다. 학교에 오는 학생들도 싫었겠지만, 그 당시 근무를 했던 나도 토요일 학교 가는 게 여간 싫지 않았다. 그리고 2012년 대망의 주 5일제가 시행되었다, 학교에서. 우리나라도 정말 TGIF(Thanks God It's Friday)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 영어포현으로 배우면서, 어찌 저게 가능한가 했는데, 결국 우리도 가능한 것이었다..

집에서 모카포트로 아메리카노

원두는 떨어졌는데, 딱히 주문해 먹을 곳이 생각 않는데다가, 한 유튜버가 모카포트 사용법을 알려주는데, 집에서 내가 갈던 굵기보다 더 조밀하게 갈아서 쓰더라. 그 유튜버가 사용하는 커피는 일리의 다크로스트, 분쇄된 커피. 속는 셈(?)치고 주문해서 마시고 있다. 그 사람의 팁은 뜨거운 물을 보일러에 넣고, 50mm짜리 종이필터를 쓰라는 것. 한번 그렇게 해봤으나 귀찮아서 그냥 하던대로 찬물에, 필터없이. 맛은 그럭저럭. 예상치 못한 약간 신맛이 나는데, 그건 왜 그런지 모르겠다. 긴 연휴 동안 늦게 잠들기를 반복하고 영상을 너무 많이 봤더니 컨디션이 좋지 않다. 내일 출근하면 좀 나아지려나..

부모되기의 어려움 | 함양 농월정 아침 산책

지난 함양 농월정 글 - 2020.10.17 - [일상사/Instant blogging] - 함양 농월정 오토캠핑장의 가을 함양 농월정 오토캠핑장의 가을 불멍하며 오늘 찍은 사진을 정리합니다. 가을이 더 깊어지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은행나무, 단풍나무 다 제각각 곱네요. 농월정에서 바라본 너럭바위 농월정 맑은 물 yagatino.tistory.com 2020.10.18 - [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 아이들과 함양 농월정오토캠핑장에서 가을 캠핑 부모되기의 어려움은 부모 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부모가 되지 않는데 있다. 육아를 하는 시기 동안은 온전히 양육자로 역할이 정해져 있고, 육체적으로 힘들더라도 갈등 같은 것은 없다. 먹고 자고 싸는 아이를 돌보는 일 그것으로 일단 충분하다. 하지만, 아이가..

캠핑의 의미를 찾아서

대체휴일이라니. 우리는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장소를 예약했다. 캠핑은 아니지만, 캠핑의 맛을 다 느낄 수 있는 곳. 오늘의 일정은 대개 그런 것처럼 다른 나들이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저녁을 모두 먹고 모닥불 앞에 우리 가족 모두 모이기 전까지는. 계곡물에 발 담그고, 작은 돌멩이를 줍고, 저녁으로는 샤브샤브. 장작 두 포대를 사서 밝은 볕에 널어놓는다. 물에 젖은 옷은 말리고, 과자 하나씩 들고 각자의 시간을 보낸다. 새소리를 듣고, 옆집을 구경하고, 고양이를 찾아다니고. 그리고 시작했다. 우리가족끼리의 신뢰써클. 지난 여름방학 신뢰써클에 관심이 생겨 연수를 들었고, 가족과도 꼭 해보고 싶었는데, 엉겁결에 쾌속으로 오늘 진행했다. 잠시 몇 가지 질문을 준비하고 시작했는데, 우리끼리의 질문과 답은 계..

주말 나들이, 농월정 가는 길

농월정 가는길. 오늘은 일찍 출발해서 군자정, 거연정도 가볼 생각이었습니다. 회림동계곡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정자를 구경해야지 생각했습니다. 동네 김밥집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돈까스김밥을 준비하고, 차에는 집을 가득 싣고 나섰습니다. 세계수도송으로 시작하는 딸의 플레이리스트로 딸의 기분을 업시키고, Butter로 시작하는 아들의 플레이리스트로 흥을 돋우며 출발. 숙소 체크인 시간이 남아서 계곡 보이는 어딘가에 차를 세우고 밥을 먹어야지 했는데, 놀이터가 있는 초등학교가 딱! 목적지가 아닌 곳에서 점심도 먹고 손도 씻고 열심히 노는 중입니다. 아무도 없어서 마스크를 벗고 노는데, 딸아이 하는 말. 코로나 없어진 것 같다. 그래. 코로나가 사라지면 그런 모습일거야. 일단 오늘은 코로나없는 것처럼 놀 수 ..

쏟아지는 페이스북 비판 기사

연일 쏟아지는 외신의 페이스북에 대한 비판 기사를 보면서, 페이스북을 빠져나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페이스북을 떠나면서 내가 즐겨 듣던 분들의 소식을 못 듣게 되었지만, 나쁜 플랫폼에서 좋은 학습은 가능하지 않다. 플랫폼만 제공한다는 페이스북의 거짓말은 이제 더이상 설득력이 없다. 이전에도 sns가 있었지만, 이런 비판을 받는 거대 기업은 없었다. 아니, 거대 기업 자체가 없었겠다. 최근의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사는 페이스북이 내부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거기서 관찰되는 사실은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의 소유)은 특히 어린 여학생들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 자신의 얼굴이나 신체에 대한 불만을 높게 만들고, 우울감을 높이며, 자살 충동 자극할 만하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본..

우리의 주의력과 글쓰기라는 모래성

2021.09.27 - [일상사/그냥'글'] - 매일 글쓰기 위해서 매일 자전거를 탑니다 2021.05.04 - [일상사/그냥'글'] - 나의 글쓰기를 방해하는 것들 우리의 주의력은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 글쓰기의 어려움은 이것이 아닐까. Youtube를 한다고 해보자, (물론, Youtube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Youtube'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나의 영상을 선택하고 '흥미'가 있으면 계속해서 본다. 재미없는 내용이 나오면, 영상을 빠르게 놀리거나 중간 부분은 뛰어넘는다. 아니면 다른 영상으로 넘어간다. Youtube라는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어떤 행동을 지속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재미만 찾아다니기 때문에 Youtube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주 쉽고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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