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함양 농월정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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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7 - [일상사/Instant blogging] - 함양 농월정 오토캠핑장의 가을
2020.10.18 - [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 아이들과 함양 농월정오토캠핑장에서 가을 캠핑
부모되기의 어려움은 부모 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부모가 되지 않는데 있다.
육아를 하는 시기 동안은 온전히 양육자로 역할이 정해져 있고, 육체적으로 힘들더라도 갈등 같은 것은 없다.
먹고 자고 싸는 아이를 돌보는 일 그것으로 일단 충분하다.
하지만, 아이가 생각을 가지고 말을 하고,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잡았던 고삐를 조금씩 조절해야 한다.
너무 느슨히하면, 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것 같고,
너무 꽉 쥐고 있으면 또 아이가 힘들 것 같고. 갈등이 심할 것 같고.
캠핑장에서 아이들과 아침 산책을 한다. 다른 사람들 텐트를 구경하면 좋겠지만, 그냥 동네 한 바퀴다.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사진으로 남긴다.
이제 나를 보며 웃어달라고 하면, 그렇게 해줄 때도 있고, 해주지 않을 때도 있다.
그래서 뒷모습을 찍는다. 마음 편하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지만,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도록 얼마나 놓아주어야 할까 늘 고민이다.
부모되기 어려운 이유는
부모가 되는 데 있는 게 아니다.
부모역할에만 그치지 않고,
자꾸 변화하며 아이와 성장해야 하는 데 있다.
아이는 내 것이 아닌데,
아이의 삶은 내 삶이 아닌데,
그래도 자꾸 자꾸 손을 잡아 끌게 된다.
어쨌거나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다.
시간이 유한한 이유는 오로지 “나”의 관점에서 바라봐서 그렇다.
“나”라는 제약을 둔 순간,
조바심이 날 수 밖에 없다.
여행지에 가서 알찬 재미를 쏙 보려고
종종걸음으로 조바심 내며 다닐 수는 있지만,
평생을 그렇게는 살 수가 없는데도,
내 마음은 마치 처음 해외여행 나가본 사람처럼 조바심이 쉽게 난다.
어제 오늘 찍어둔 아이들 사진을 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중이다.
그저 이런 시간을 허락해준 아이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부모 되기는 어렵겠지만,
아이들 또한 스스로 자라기 위해 무척 애쓰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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