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 816

집콕놀이 : 책으로 아파트 만들기

나의 자가격리 덕분에 학원도 유치원도 가지 못하게 되어 버린 아이들. 나는 내 방에 갇혀도 할 말 없고, 별 불만 없지만, 아이들한테는 미안하다. 놀아주지도 못해서, 놀 방법만 던져줬다. 책으로 건물 만들기 아이들 책은 책 앞뒷면이 대개 딱딱한 종이고 제본도 튼튼하다. 저렇게 세우면 저렇게 아이들 키만큼 쌓기도 쉽다. 아들도, 딸도, 처음 보는 책은 색깔책, 도형책이었다. 그저 검정색, 하얀색, 파란색 등등으로 가득찬 책과 사각형, 삼각형, 동그라미가 크게 그려진 책을 펼치고 세워 아이 주변에 깔아주던 때가 있었다. 오늘은 책을 쌓는다.

아내가 죽고 집을 부수다 | 넷플릭스 영화 | Demolition | 제이크 질렌할

본 적이 있는데도, 기억이 안 나는 영화가 있다. 넷플릭스에서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의 한 시즌이 끝나버려서, 이제 나는 넷플릭스를 구독해지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 그러던 차에 좋아하는 배우의 영화를 좀 찾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엊그제 제이크 질렌할의 소스코드라는 영화를 봤다. 양자영학을 기반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 8분이고, 죽은 사람의 뇌를 그 경로로 사용한다. 아무튼, 사람을 구하고, 일종의 평행우주에서 살게 되는 이야기인데, 같은 사건이 반복되는 가운데 문제를 해결하는 영화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엣지 오브 투모로우 아니었나? 아무튼, 과정도 결과도 괜찮은 영화였다. 그래서 제이크 질렌할의 영화를 하나 더 찾아봤다. 제목은 데몰리션. 당장 실버스타 스텔론의 데몰리션맨이 생각나는데. 전혀..

쓰레기도 코로나를 옮기나요?

영화 속 형사들은 쓰레기통을 뒤진다. 뉴스 속 검사들도 압수수색을 할 때, 쓰레기통까지 가지고 나오려나. 그건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 지내는 방에는 쓰레기 봉투가 하나 있다. 위험물질 표시가 되어 있는 30리터 용량은 되어 보이는 쓰레기 봉투다. 나는 월요일에 저 봉투를 받았다. 내가 사용하고 버리는 것은 모두 저기 넣으라고 되어 있었다. 내가 만진 물건들에 코로나 바이러스균이 묻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것. 그게 내가 2주간의 자가격리를 당하고 있는 이유다. 나는 우리집 제일 안쪽 안방에서 지내며 화장실을 따로 쓰고, 아내가 가져다 주는 밥을 먹는다. 대개 마스크를 쓰고 있고, 아침 10시에 한번, 밤 8시에 한번 자가진단을 하고, 그게 내 담당 공무원에게 전달된다. 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고 봉지를 그..

나도 '아무튼'을 쓸 수 있을까?

아무튼, 후드. 를 읽기 시작했다. 여성 개발자의 후드 사랑기. 역시나 아무튼 시리즈를 읽을 때면, 만약 내가 아무튼 시리즈를 쓴다면 이라고 상상하게 된다. 그리고 또 역시나 별로 쓸 게 없구나라고 실망하게 된다. 마치 남들 다 쓰고 있는데, 나는 짧은 책 하나 쓸 만큼 이야기를 모아두지 못했나 싶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아직도 충분히 많이 쓰고 있지 못하거나, 충분히 깊이 쓰고 있지 못하거나, 충분히 생각하지 못하거나. 아마도? 그러다가 다시 책에 빠져든다. 고생하며 이렇게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준 저자에게 감사하게 된다. 그럼 다시 감사한 마음으로 읽으면 된다. 그리고 나는 다시 생각하고, 내 상각을 쓰고, 모으면 되지 않을까. 그게 혼자 보는 일기가 되든, 블로그가 되든, 책이 되든. 하고 싶은 대..

생각하는 건 쉽다, 하지만.

#글쓰기 #공부 생각이 없으면 글도 없다. 그렇다고 모두 생각하고 있어야 글로 드러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글을 쓰는 중에 새로운 생각을 접하게 된다. 우리는 머리로만 생각할 수 없다. 메모지를 들고 생각하거나, 키보드를 두드리며 생각하거나 낙서를 하면서 생각한다. 생각은 머리 속에 있다기 보다는 머리와 머리가 아닌 무언가가 필요하다. 생각은 대개 선형적이지도 않다. 시간의 순서로 떠오르는 것도 아니고, 반드시 원인과 결과로 떨어르는 것도 아니다. 동시에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르는 것처럼 느낄 만큼 순식간에 여러가지 생각이 지나가기도 한다. 하나의 생각에 몰입하려면 고집이 필요하고, 생각을 묶어둘 공간이 필요하다. 명상을 할 때 늘 호흡으로 돌아오라 하는 것처럼, 생각 정연하게 하려면 늘 기록으로 돌아와..

뉴욕타임즈 기사 | 축구선수에 대한 인종차별도 좌시하는 페이스북

https://www.nytimes.com/2021/08/11/technology/facebook-soccer-racism.html?referringSource=articleShare How Facebook Failed to Stem Racist Abuse of England’s Soccer Players For more than two years, soccer officials pushed the social network to limit the invective. As a new season begins, the hate continues. www.nytimes.com 위 기사의 내용은 영국 축구 리그에서의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다. 단, 선수간의 인종차별이 아니다. 축구 팬(이 아니라 인종차별주의자..

굳은 몸, 자전거 타는 사람을 위한 요가 , Youtube 영상

드롭바가 달린 자전거를 구입하면서, 내 몸이 굳은 게 분명하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안장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으면서도, 핸들바를 잡기 위해 몸을 기울이면서도 손과 손목에는 적당한 정도의 무게만 두어야 한다. 등에서 허리까지 이어지는 선이 쫙 펴지면, 바다에서 오는 충격을 허리가 다 받게 된다. 그리고 앞으로 몸을 기울이면서 손과 손목에 무게가 실리게 되면, 손목 저림부터 목과 어깨가 당기는 통증까지 겪을 수가 있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 다리를 양 옆으로 쭉쭉 찢을 수 있는 아들만큼 유연해지지 않아도 되겠지만, 코어를 중심으로 특히 기립근을 단련하면서 내 체중을 적절히 배분할 수 있어야 한다. 내 몸에 붙이고 싶은 여러가지 습관이 있지만, 그 중 하나를 유연성으로 정했다. 엊그제부터 Youtube에 있는..

일상사/자전거 2021.08.11

신독의 자세와 턱수염

다시 수염을 기르고 있다. 방학이 시작되고 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턱수염을 자르지 않고 있다. 콧수염은 면도하고 있다. 두 해 전에, 콧수염도 턱수염도 모두 길러보려고 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나도 기억이 나지 않으니 그냥 두자. 아무튼 한 달 정도 기르니 제법 수염 기른 것 같은 느낌이 났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나면 수염을 공들여 닦아줘야 했다. 그런데 콧수염은 불편했다. 특히 음식을 먹을 때. 커피를 마시는 데도 편안하게 마실 수가 없었다. 올해에는 그래서 콧수염은 면도하고 턱수염은 길러보고 있다.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이다. 늘 마스크를 하고 있으니 사실 내가 턱수염을 기른다고 하더라도 누가 쉽게 알아보기 힘들다. 눈썹이나 속눈썹을 기르지 않는 이상 마스크 쓴 나의 턱수염을..

다리가 좋았다고 다리만 좋았던 게 아니야

저녁 산책을 마치고 딸에게 오늘 일기를 쓴다면 무슨 이야기를 쓰겠냐고 물으니 ‘다리 산책한 거’라고 한다. 우리 가족이 농월정으로 가는 오색조명으로 꾸며진 다리를 건너 산책을 하고난 후였다. 우리의 기억이란 우스워서, 일련의 이벤트 중 마지막이 어떠했느냐가 전체를 판단하는 데 과도하게 개입되는 경우가 많다. 하루 종일 물놀이를 하고, 콜라를 마시고, 통닭을 먹고 웃고 놀고 나서도 제일 기억이 남는 일은 가장 최근이 한 일. 좋은 일이라면 무엇으로 하루를 기억하든 별 문제가 없겠지. 하루가 좋았으나 마무리가 좀 나빴더고 문제 될 건 없다. 그렇게 기억하려는 관성을 이겨내야 한다. 어떻게? 글쎄다. 오늘 하루 찍은 사진은 뒤적여 본다.

제이미스 오로라 엘리트 드레스업 진행 중

안장통이 있지만, 그건 그것대로 참아가며 적응해 가야 한다. 아들과의 패킹 여행이라는 목적으로 샀으니 조금씩 준비해 봐야 하는데, 일단 출퇴근을 위한 세팅이다. 페어웨더에서 만든 배낭 겸 페니어백(Flat-top pannier, spectra black)이다. 내 취향의 문제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캐쥬얼한 자출용 상품이 부족해서인가, 온라인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 전설적인 안장 브룩스. 호평이 많지만, ‘내 엉덩이에 맞게 변해가는 안장’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비판도 많다. 나는 특히나 ‘가죽’이라 관리가 어려워서 이 안장은 구입할 일이 없을 줄 알았지만 구입. 가죽이라도 ‘마구마구’ 쓰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동네 한바퀴를 하는데, 시트포스트 높이를 약간 조절해야 할 것 같다. 그..

일상사/자전거 2021.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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