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21

'아빠만의 육아'라니요?

딸은 어제 머리가 마음에 들었는지 어제처럼 묶어달라고 한다. 머리를 묶을 시간을 얻으려면 밥 먹는 것도 씻는 것도 서둘러야 하는데, 딸은 그럴 생각은 없어 보였다. "고개를 약간 들고 가만히 있어 봐."라며 30번은 말한 것 같다. 말하면서도 '그래, 가만히 있는 게 쉬운 턱이 없지.'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가만히 있지 않으면 이 초보 미용사는 머리를 묶기가 너무 힘들다. 괜히 어제 열심히 묶었나 어제의 나를 마음속으로 혼내고 있는데, 머리 고무줄은 자꾸 터진다. 유치원에서 하고 온 것들을 모아둔 통에서 꺼내어 묶다 보니 이미 꼬일 만큼 꼬여서 내 손에서는 터지기만 한다. 고무줄이 끊어지는 만큼 내 의지도 끊어....... 간신히 머리를 다 묶고 달래어 유치원으로. 중앙 통로에서 딸은 푹신하고 하얀 눈..

인센셥, 마음의 씨앗, 대니얼캐너만, 4살짜리 기억

오늘 아침도 아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면서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아빠랑 어린이집에 가는 게 좋아, 이모님이랑 집에 가는 게 좋아?" “아빠랑" “왜?" “몰라~" 아들은 나랑 놀다가 가끔은 내 등 뒤로 와서 나에게 기대며, “아빠, 사랑해.” 합니다. 그럼 저도 “아빠도 아들 너무너무 사랑해.”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던 듯 놀기 시작하죠. 이렇게 무심히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물론 자려고 누운 아들에게도 ‘사랑해’ 이야기 하고, 뽀뽀도 해줍니다. 우리 아들이 이런 순간들을 기억할까요? 기억 못 할 것 같습니다. 기억 못 할 게 분명합니다.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느냐. 저는 저의 4살 때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사실 6살 때의 일도, 7살 때의 일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좋은 아빠 되기

좋은 아빠가 되기. 학생들의 동아리 발표대회가 있었다. 그동안 동아리 활동으로 해온 것들을 전시하고, 보여주고, 또 자신들의 동아리를 알릴 기회로 모두 열심히 준비했다. 우리 학교에서 가장 잘 되어 있는 동아리 중 하나인, Lectino에 들렀더니 ‘가치경매’를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갖고 싶어하는 것들 - 돈, 건강, 가족, 사랑, 자유 등- 을 제시하고, 1000만 원이 있다고 가정하고, 그 돈을 주어진 덕목들에 투자하라는 것. 아주 훌륭하게 분류된 덕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가족과 사랑이 왜 별개의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나는 어디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할까 봐 잠깐 생각해봤다. 잠깐 생각해도 망설일 것 없니, 가족, 사랑, 건강. 그중 하나를 고른다고 해도 가족. 내가 아빠로, 남편으로 살아..

연을 날려보자.

‘에헤야 디야 바람 분다. 연을 날려보자.’ 언제 불러나 봤던가 싶을 만큼 오래 전에 불러본 동요들을 아들을 위해서 다시 부른다. 음이 정확하지 않아도 가사가 잘 기억나지 않아도 기어이 이어 불러 간다. 오늘은 연 날리자 노래도 부르고, 연을 사서 날리러도 갔다. 요즘도 연을 만드나? 나는 대나무를 자르고, 종이를 자르고 해서 연을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적어도 기억에 없다. 초등학교 시절, 수업 시간에 ‘연만들기 키트’ 라고 할만 한것을 사가서, 종이 위에 나무를 붙이고, 실을 묶어 가오리 연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도시에서만 자랐으니, 대나무가 필요하다고 해도 사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 요즘 아이들은 어떨까? 아들이랑 연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단 연을 샀다. 바람..

아이를 위한 자장가 만들기

아들 민준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아이폰의 '가사집'앱으로 가사를 보면서, 노래를 불러주고는 했습니다. 꼭 동요를 불러주기 보다는 그냥 제가 좋아하고, 아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불러줬죠. 물론 밤이라 조용히 부르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우선 아내가 기분 좋아했으니까요. 이제 민준이가 태어나고, 지난 주말에 민준이를 보는 데, 먹고 나서도 잠이 잘 들지 않더군요. 낮에는 그래도 괜찮았는 데, 밤이 되니 꽤 괴로워졌습니다. (아빠도 좀 자자~) 아이의 가슴 위에 손을 얹고 이런저런 노래를 조용히 불러주기 시작했습니다. 헌데 잠이 도통 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머릿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민준이 왜 안 잘까? 심심해서, 배고파서, 기저귀가 축축해서 잠을 안 자는걸까? 이제 좀 잤으면, 잤으..

아내는 갈지자로 걷고 싶단다.

설연휴라 부산으로 진주로, 가족들을 만나고, 친지들께 인사드리려고 좀 돌아다녔네요. 먼 거리가 아니라, 긴 운전을 하지는 않았지만, 아내 몸이 불편할까 늘 걱정이 되는 건, 이제 출산예정일이 한달도 안 남았기 때문이겠죠. 2주전에 병원에 갔을 때는, 우리 알콩이의 몸무게가 2kg이 채 안된다고 들었는 데, 마지막 한달 동안 몸무게가 부쩍 늘어난다니, 알콩이는 집이 좁아지는 것이고, 아내는 배가 더 무거워지는 것이겠죠. 오늘 설맞이 순회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면서, 꼬부랑할머니처럼 허리를 숙이고, 갈지자로 걷고 싶다고 하네요. 아이는 머리를 밑으로 하고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또 아이는 조금더 무거워졌고, 그만큼 엄마는 불편해집니다. 아내가 입덧을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든 생각이었지만, 남자..

산모를 위한 요가 교실

순산을 위해서, 산모의 건강을 위해서 아내와 함께 가고 있는 '아빠와 함께 하는 임산부 요가교실'. 일주일에 단 하루, 일요일에 가서 한시간 동안 수업을 받고 오는 데, 오늘 가보니 왠지 내 몸도 좋아진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주 조~금 유연해지고, 동작도 아주 조~금 편해졌습니다. '아이를 위해서'라는 목표 때문에, 더 열심히 하는 거 같은 아내를 보면, 또 많이 배웁니다. 아이도 이런 엄마 마음을 알테니, 쑤욱~ 잘 나오겠죠?

[아빠의 태교]아내와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준다. #샘_ #육아당_

아내가 임신을 하고, '태교'라는 걸 생각하면서, 다른 분들이 보통 그러하듯, 아~ 이제 집에서 '클래식만' 들을까? 하고 잠시 생각했었습니다. 저도 아내고, 클래식 마니아는 아니지만, 공부하거나, 책을 읽을 때는 즐겨 들었고 해서, 아이 머리에 좋다는 앨범 하나 사서 틈틈이 듣는 건 괜찮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클래식을 들을 수 있는 사이트도 알려주고, 제 아이팟도 집에 두고, 그동안 아이팟에 저장해둔 클래식 음악도 틀어놓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알콩이가 동요를 들을 때, 반응을 잘 보인다고 하더군요. 하하. 반응을 보인다는 건 좋아서이겠죠? 그래서 동요 CD를 사고, 집에서는 유투브를 검색했습니다. 이번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동요는 검색해도 원하는 결과가 잘 나오지 않더군요. 아무튼 동요도 듣고..

[알콩이와 산책]창원 성주사 마실

다 큰 어른에게도 그렇겠지만, 엄마 뱃 속에 있는 아이에게 맑은 공기만큼 좋은 게 없다더군요. 맑은 공기를 찾으려면, 더 깊은 산을 찾아야 하는 데, 아직은 긴 드라이브를 견디지 못하는 아내 때문에, 가까운 곳을 찾았습니다. 알콩이에게 조용한 산사(?)의 분위기도 보여주고, 맑은 공기도 맡게 해주고 싶었으니까요. 말로만 듣던 성주사. 그래도 창원같은 도시에 작은 산도 있고, 거기에 절도 있다는 게 다행이구나 생각하고 갔습니다. 허나, 불만족스럽더군요. 단점을 열거하자면, 1. 절을 향해 올라가는 오르막길 좌측은 공사 중, 창을 열 수가 없다. 2.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올라가는 길, 차들이 먼지를 일으키고 다닙니다. 위험하기도 하죠. 결론적으로, 맑은 공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물론, 제 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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