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아빠로살아가기

아이를 위한 자장가 만들기

타츠루 2011. 4. 14. 23:46

















아들 민준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아이폰의 '가사집'앱으로 가사를 보면서, 노래를 불러주고는 했습니다. 꼭 동요를 불러주기 보다는 그냥 제가 좋아하고, 아내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불러줬죠. 물론 밤이라 조용히 부르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우선 아내가 기분 좋아했으니까요.

이제 민준이가 태어나고, 지난 주말에 민준이를 보는 데, 먹고 나서도 잠이 잘 들지 않더군요. 낮에는 그래도 괜찮았는 데, 밤이 되니 꽤 괴로워졌습니다. (아빠도 좀 자자~) 아이의 가슴 위에 손을 얹고 이런저런 노래를 조용히 불러주기 시작했습니다. 헌데 잠이 도통 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머릿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민준이 왜 안 잘까? 심심해서, 배고파서, 기저귀가 축축해서 잠을 안 자는걸까? 이제 좀 잤으면, 잤으면 좋겠다.

예전에 제 동생이, 조카를 어릴 적에 엄청나게 '자장가'나 노래를 많이 지어서 불러줬다고 하더군요. 확인해볼 수는 없었지만, 어린 시절 말도 안되는 음을 붙여 가며 노래 부른 적이 있으니 아이를 위해서 nursery rhyme 같은 노래를 불러줄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머릿 속에 떠올랐던 생각을 짧게 가사로 써봤습니다. : )

가사는

왜 안자니
왜 안자니

심심하니
왜 안자니

잠이 온다
잠이 온다
잠이 온다 민준이



무려 4절까지 씁니다. ㅎㅎ 잠이 왜 안 오는 지에 대해서 묻는 부분만 조금씩 바꿔서 그렇지, 사실 노래같지도 않죠. ㅠ 그리고 흥얼거리던 것도 좀 정리를 해봅니다. 내용으로 봤을 때, 잠이 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부분이 가사에 들어갔으면 좋았겠다 생각하고 있지만, 일단 가사는 마무리.

그리고는 제가 노래는 대충하면 되는 데, 악기를 다룰 줄 모르니 반주를 만들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트윗친구분께 도움을 구하기로 했습니다. 가끔 훌륭한 피아노 연주를 올리고는 하시는 분께 혹시 작곡도 하시는 지 여쭈어 봤습니다. 가끔 노래를 만들기도 하신다더군요.

그래서 감히 제가 부른 노래를 듣고, 반주를 좀 만들어 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흔쾌히 그러겠다 하셨고, 저는 아이폰으로 녹음한 파일을 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어제 그 분에게서 메일을 받았고, 오늘 들어보니 너무 좋네요. 와우. 저도 피아노든 기타든 좀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습니다. 결혼전 결혼식을 위해 급히 배우다가 결혼식 후 그만둔 피아노 학원에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네요. 아무튼 오늘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반주를 틀어놓고, 이런저런 톤으로 노래를 불러봤습니다.

이제 녹음만 하면 됩니다. : )
요즘 힘든 아내에게 주는 선물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 '제대로' 녹음해서 아내에게 주고 싶은 맘이 있습니다. 아이와 떨어져 있는 동안, 아내는 제가 녹음한 노래를 아이에게 들려줄 수도 있을테구요.

녹음을 하는 게 문제인데.. 학교에 있는 방송부 아이들에게 부탁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홈레코딩 가능한 처남에게 부탁해볼까 싶기도 하네요. 녹음이 완료되면, 블로그에도 올릴까 생각 중입니다.

다른 부모님들도 아이를 위해서 노래 많이 불러주시겠죠. 악기를 잘 연주하시는 분은, 노래를, 음악을 직접 만들어서 아이들에게도 들려주기도 하시겠죠? 아이에게 무언가 해줄 수 있다는 기분에 마음이 즐겁습니다. 가사는 다시 들어봐도 다시 들어봐도 허접하지만, 뭐.. 괜찮겠죠?




덧. 되도록이면, 하루에 하나의 포스팅을 해나가려 하는 데, 이번 달에는 정말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말은 좀 쉬었지만. 내일은 방송부 아이를 한번 만나봐야 겠네요. : )

성공적인 녹음을 기원해 주세요. ^-^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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