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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끝나면 읽으려고 써두는 기록

진주에서 29명이 넘는 확진자가 갑자기 한 곳에서 튀어나왔다. 기도원. 어떤 종교인데, 180명이 넘는 사람이 드나들며 기도를 했는지 모르겠다. 30명 정도의 사람은 거기서 먹고 자며 기도했다는데, 그들은 무엇을 위해 기도했을까. 모두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을 견뎌나가고 있는데, 누군가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기도는 도대체 어떤 소용이 있을까. 코로나에 대해서 자주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언젠가 이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깊은 안개를 지나고 났을 때, 되돌아 볼 수 있는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은 쓴다. 진주는 작은 도시다. 서울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도 상당하겠지만, 진주는 '서로 아는 사이'인 경우가 많아서 체감하는 위험이 좀 다르다..

블랙팬서의 등번호 '42'

채드윅 보스만은 그의 이름보다 ‘블랙팬서’로 더 잘 알려져 있지 않을까? 적어도 아들과 나에게는 오로지 블랙팬서로 기억되었다. 그가 암투병 중 작년에 사망하면서 그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었다. 그를 유명하게 해 준 영화는 ‘42’였다. 켄 로빈슨이라는 흑인 최초의 메이저 리거의 야구 인생을 다룬 영화다. 불평등에 맞서 싸운 사람들의 인생이 늘 그런 것처럼, 켄 로빈슨의 인생도 보통 사람들의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매일 욕을 먹고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야구’를 굳이 ‘백인 선수들 틈에서’ 하기로 결심한 사람. 내가 보고 싶어 했던 영화인데, 아들도 꼬드겼다. “블랙팬서가 찍은 영화 보자” 영화는 켄 로빈슨의 일상을 보여주는데, 그곳에는 차별 투성이다. 흑인을 놀리고 욕하는 사람들이 그게 그에게 어..

평균을 넘어서기 위한 글쓰기

페이스북에 들어가지 않은 지 얼마나 되었나. 2020/09/29 - [일상사/그냥'글'] - 페이스북 이후 적응기 : 블로그를 손보라 페이스북 이후 적응기 : 블로그를 손보라 페이스북은 지웠습니다. 읽기 모드로만 사용하던 트위터도 지웠습니다. 아이패드를 열고 자연스레 트위터 앱을 여는 제 모습을 보니, 그 대상이 페이스북에서 트위터로 바뀐 것이라면 페이스북 yagatino.tistory.com 흠. 저 글을 보면, 벌써 세 달이 훨씬 넘었다. 대단하다. 매 순간 잠시의 짬만 나면 페이스북 앱을 열어 아래로 화면을 스와이프 해보고는 했는데, 친구들의 피드를 거의 모두 들여다봤는데. 이제는 더 이상 페이스북에 가지 않는다. 잠깐 트위터 타임라인을 살펴보기도 했지만, 그것도 그만뒀다. 이제 유튜브만 남은 건가..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계정 연구 정지

오늘의 뉴스를 기록해둔다. 트위터 '광'유저인 트럼프, 그는 자신의 지지자를 사실상 도발해서, 그들이 미국회의사당에 무장한채 진입하도록 만들었다. 오늘의 즐거운 소식. 트위터의 순기능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공식 블로그에서 밝힌 것처럼, "폭력을 조장할 수 있는 위험" 때문에 그를 트위터에서 영구적으로 쫓아낸다. 올바른 선택이다. 상세 기사는 여기서 www.nytimes.com/2021/01/08/technology/twitter-trump-suspended.html?campaign_id=60&emc=edit_na_20210108&instance_id=0&nl=breaking-news&ref=cta&regi_id=44838441&segment_id=48821&user_id=42052d559845..

우주의 변두리라 좋은 점 (feat. 장보기와 코로나)

딸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바로 장을 보러 갈 생각은 아니었다. 너무 추워서 다시 나오기 싫을 것 같아서 장을 보러 갔다. 요즘 내 옷차림은 거의 똑같다. 방풍바지, 반팔티, 파타고니아 신칠라 스냅티, 프리마로프트 소재의 긴 외투, 버킷햇. 장을 보러 들어가서 혹시 '얼굴이 안 보여서 기계가 열을 잘 못 재는 거 아닌가?' 생각하는 사이 "정상체온입니다." 곧장 신선제품, 가공식품 코너로 간다. 두부 살펴보고, 햄 살펴보고, 고기 살펴보고. 헉, 파프리카 2개가 4000원. 점심은 아들이랑 우동이다! 저녁에는 두부 요리. '연두?' 좋아 보인다. '계란 간장'? 샘표가 일을 열심히 하는구나. 생야채도 먹여야 하니 파프리카 덥석. 집에 우유가 잘 안 나가니 '재티'도 겟. 토요일 아침에는 유부초밥이 딱이지...

생산성을 높여 주는 폴더 만들기 | 구글드라이브 | 노션

저는 컴퓨터를 받아 들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아, 정확히는 한 해가 시작되면 하는 일이죠. 먼저 지난 해의 폴더를 정리하고 백업하고, 올해의 폴더를 만드는 일입니다. 컴퓨터를 한 대만 쓰는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 클라우드 서비스도 쓰기 때문에 정보를 저장한 위치를 기억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현재 제가 사용하는 기기는 1. (직장) 데스크탑 2. 맥북프로(집) 3. 아이패드 프로 4. 아이폰 정보를 저장하는 데 사용하는 서비스 1. 에버노트 2. 워크플로위 3. 노션 4. 구글드라이브 5. 원드라이브 6. 드롭박스 실험과 실패를 겪으며 이제 '간단'하면서도 '기억하기 쉬운' 원칙을 만들었습니다. 들어보면 너무 간단해 보이는 게 아닐까 도리어 걱정입니다. 저와 꼭 같은 방식은 아니더라도, 힌트..

오늘의 헛 짓

새로 산 중고차에 달려 있던 선바이저(차창에 붙여서 비를 막을 수 있는 플라스틱 재질의 물건)를 떼어 냈었다. 한 일주일 전쯤인가. 차는 검은색, 선바이저는 번쩍이는 크롬. 그 색이 마음에 안 들었다. 차=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차의 외형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는 않는데, 거슬리는 건 거슬리는 것. 나는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자기 차로 가서 선바이저를 뜯어냈다. 운전석 옆을 먼저 뜯는데, 3M 테이프가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하나만 뜯어낼 수는 없지 않나? 모두 뜯어 버렸다. 아마도 4년을 거기 붙어 있었겠지, 썬바이저는. 테이프는 거의 차와 한 몸이 된 듯 질기게 붙어 있었다. 엄지손톱을 테이프와 차 표면 사이에 넣고 뜯어 내었다. 정말 뜯어 내어서 멀리서 보면, 테이프..

일상사/Stuff 2021.01.07

맥주 한 캔을 위해 쓰는 장황한 이야기

딸을 재우고 나서, 블로그 글을 하나 쓰고 나서 맥주를 마시기로 마음먹었다. 딸이 잠들기를 기다리는 데 시간이 꽤 지나버렸고, 바로 마실 수는 없고, 나는 이 글을 마쳐야 맥주를 마실 수가 있다. 맥주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될까. 우선, 이 맥주를 선물해 주신 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술에도 ‘맛’이 있다는 것을 대학생이 되기 전에는 몰랐다. 귀밝이술 말고 술을 ‘제법’ 마셔본 건 고등학교 2학년 때인 것 같다. 사물놀이 동아리였는데, 공연이 끝나고 선배들이 구포시장 통닭 골목에서 소주와 통닭을 사줬다. 아, 그렇다고 술을 많이 마신 것은 아니다. 그저 어른도 없이 술을 여러 병 시켜놓고 마신 게 처음이라 굉장히 강렬하게 기억해서 그렇다. 술은 당연히 ‘저렴한’ 소주였고, 나는 한 잔을 채 ..

일상사/Stuff 20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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