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633

#009 새롭게 벌인 일 : 동영상 제작

편집은 제가 좋아하는 게 아닙니다. 사진 편집, 동영상 편집. 모두 기능적인 편집 능력을 익히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심미적인 편집을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진을 꽤 찍을 때도 괜찮은 커브를 구해다가 썼고, 영상은 자르고 붙이기 정도만, 그것도 아주 중요한 이벤트(아내에게 프로포즈, 아들의 돌잔치)가 있을 때만 만들었습니다. 물론 거의 편집없이 날 것으로 올리는 작업은 하고 있습니다. 사진과 동영상은 모두 flickr가 Youtube로 자동 업로드 됩니다. 앨범이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필요할 때 둘러봅니다. 하지만, 여전히 편집은 어려운 일이고, 꺼려지는 일입니다. 글쓰기보다 더 말이죠. 그래도, 새롭게 일을 벌였습니다. - 수업 동영상을 제작하는 일 - 책소개 동영상을 제작..

학교 관련 2015.10.28

#008 반아이들과 서핑을?

EBS의 하나뿐인 지구라는 프로그램의 오늘 주제는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작년 11월에 서핑 강습을 딱 두 번 받고, 그 두 번 밖에 서핑을 해보지 못했지만, 서핑은 최고의 스포츠다. 그리고 EBS의 프로그램에서 나온 것처럼, 서핑을 하면 환경을 생각하게 된다. 서핑은 왜 최고의 스포츠인가? 최고의 스포츠 따위를 선정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하지만, 내가 해본 운동들 중에서 최고로 즐거웠던 운동이 서핑이다. 그러니 왜 서핑이 좋았는 지 한번 생각해보기로 한다. 물에서 하는 운동은 즐겁다. 새벽 수영을 할 때, 새벽에 일어나는 것 빼곤 다 좋았다. 물 속에 풍덩 빠지면, 물방울이 깨지는 소리며, 물이 내 얼굴과 몸에 닿는 느낌이며 모두 좋았다. 그리고 내 몸을 움직이면 물 사이를 내가 지나가게 된..

#007 우리반 작은 책꽂이

우리반 교실에는 작은 책꽂이가 있다. 내가 집에서 가지고 왔고, 내 책도 많이 갖다 두었다. 그리고 우리반 아이들에게도 친구들과 같이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갖고 오라고 했다. 그렇게 꽂혀 있는 책이 20권 남짓이다. 내 국민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교실 안에 여러 책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 학급문고 라는 것은 자취를 감춘 것일까? 중학교 근무하면서는 보지 못했고, 작년에 김해외국어고등학교에 근무할 때만 학교전체에서 학급문고를 조성했었다. 아이들이 책을 읽을까 어떨까 고민을 했지만, 일단 우리 교실에는 학급문고를 만들었다. 더 많은 학생들이 책을 가져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책이 늘지 않는 것을 보면. 나도 책을 더 갖다둬야 하는 데, 책에 대한 안내를 간단히 해서 몇 권은 표지를 앞으..

#006 수험생들에게 보내는 조언

수험생들을 마주했다. 펜만 들면 글이 써질 것 같은 착각을 자주 하고 펜을 잡으면 쓸 말이 무엇있겠나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걸을 수 있으면 당장 나가 걸으면서 눈 앞에 꺼내두었던 생각꺼리를 다시 입 안에 넣고 걸으며 씹으며 생각을 펼치고 으게어 또 다른 생각들과 엮기라도 할텐데. 컴퓨터에 앉아서 키보드를 마주하기만 하면 A4 한장은 금새 진솔한 문장들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생각들을 쓸 것 같은 착각이 가끔 들 때가 있다. 그러고 컴퓨터에 앉아서 페이스북을 열면, 노티만 확인하고 손과 키보드를 할 일을 잊는다. 그.래.도. 키보드에 손을 얹고 있으면, 쓸 수 있는 것들이 생각난다. 오늘 내가 담임을 했던 학생들을 만났다. 정말 얼굴만 보려고 진주에서 김해까지 1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운전해서 ..

#005 학교 가는 길

학생으로 3년 정도 한 학교에 등하교 하다 보면 늘상 다니는 길이라는 게 정해지고, 그 풍경도 너무나 익숙해 진다. 사계절을 세 번정도 보면, 비올 때 비가 많이 모여 떨어지는 구석이 어디인지, 가장 더운 교실은 어디인지, 가장 빨리 매점으로 가는 길은 어디인지 다 알게 된다. 교사로 일하면서 최소 3년은 한 학교에 있었다. 학생일 때처럼 매점에 뛰어 가거나, 야자 마치는 종이 치기 전에 선생님 눈을 피해 학교를 벗어나야 할 필요가 없어서 어쩌면 학교 곳곳에 대한 기억은 더 적지만, 그래도 출퇴근 길은 등하교길과 별로 다를 바 없다. 어쨌든 수업시간을 이겨내고 집에 무사히 가는 길이니까. 우리 학교에는 큰나무도 있고, 꽃나무도 있다. 이미 동백꽃도 봤고, 요즘에는 도토리 나무에 도토리가 그득하다. 도시촌..

#004 영어사교육 현장에서 일하게 된다면?

며칠전 페이스북을 통해서 알게 되어 실제로 뵙기도 했던 선생님과 통화를 했다. 대화 중에 “선생님은 사교육으로 오실 생각 없으신가?”였다. 흠. 대화의 주제는 아니었지만, 거기서 일하고 계신 선생님에게 그 질문을 들으니 왠지 혼자 좀 진지해졌다. 그 선생님은 학교에서 학원으로 자리를 옮기신 ‘성공적인 사례’까지 말씀해주셔서 일단 “제가 그렇게 자리를 옮기면, 완전 초짜로 다시 시작해야지요.” 라고 답을 하고, 그에 대해 짧게나마 글로 남겨보면 좋겠다 생각을 했다. 대학시절 과외를 해보고, 동네 작은 보습학원에서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수업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건 그냥 ‘맛’만 본 것일뿐 ‘업’으로 삼는 것과는 다르다. 고로, 요즘 학원은 어떻게 돌아가는 지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다. 학교에서 학생..

#003 오랜만에 처음이네요

'처음'과 '오랜만'사이 아이의 언어 발달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영어교육을 전공하며, 학부에서 공부한 짧은 지식이 아이를 관찰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아이의 성장에서 키를 제외하고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 언어다. 그걸 옆에서 관찰할 수 있으니 정말 행복하다. 아들이 요즘 자주 실수하는 표현이 '처음이다'와 '오랜만이다' 왠만에 욕조에 물을 받고 들어가서 씻었다. 아들 : "아빠, 이렇게 물받아서 씻는 건 처음이다." '오랜만이다'를 써야 할 때, '처음이다.'를 쓰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 그래서 일단 두 표현에 대해서 생각나는대로 설명했다. '처음이다.'는 해본 적이 없는 것을 하게 될때쓰는 말이다. 코끼리를 실제로 처음 봤어. '오랜만이다.'는 이미 해봤던 것인..

#002 학생들의 유등은 버려진다

[caption id="" align="alignnone" width="500"] [오징어 아저씨][/caption]아침 직원회의. 교실에서 아이들 자습을 지도하다가 본관에 있는 본교무실로 간다. (아이들 자습 지도한다는 건, 떠드는 아이들에게 앉아서 공부를 시작하라는 지도를 말한다. 내일부터 시험이라 금새 분위기는 진정이 된다. 학교에 도착하면, 아이들에게는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즐거움이 있다. 자습이나 영어듣기는 그 재미를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는 하리라.) 특별한 안건은 없다. 학생들의 외투 착용에 대해 지도해달라는 것. 요즘에는 하복이나, 동복을 어떤 시기에 입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학창시절을 기억해보면 그대로 조금 차이가 생긴 것이다. 예전에는 몇 일부터 하복을 입을 것, 몇 일부터 ..

#001 아들의 1674일 : 되고 싶다

"강*영이 되고 싶다." 재우려고 같이 나란히 누웠는 데, 갑자기 아들은 친구이름을 대며, "강*영이 되고 싶다."고 한다. 이어진 대화. 나 : "왜 강*영이 되고 싶어?" 아들 : 청소기도 선물받고, 자물쇠도 선물받아서. 나 : 그래? 왜 *영이만 그 선물을 받았을까? 아들 : 몰라. 나 : 선생님한테 물어보지 그랬어? 아들 : 비밀이라고 모른다고 할걸? 나 : 왜? 아들 : 아, 자꾸 왜 라고 묻지 말고. 나 : 왜 선생님이 그 친구한테만 선물을 줬을까? 아들 : 나도 선물 받았어. 색종이. 아들을 재우고 나서 아내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난 주말 있었던 운동회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다. 강*영이 행운권 추첨에 뽑혀서 진공청소기를 받았다는 것. 자물쇠는 다른 아이가 자전거를 받으면서 같이 받..

카테고리 없음 2015.10.12

교수님은 뒷모습을 보이며 걸어가셨다

교수님은 뒷모습을 보이며 걸어가셨다. 내가 사랑하는 교수님을 만났다. 교수님은 서울에 계시고, 나는 진주에 있으니 그렇고, 교수님은 이제 강의를 하지 않으시고, 나도 학교를 다니지 않으니 서로 만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마음으로 그리워하고, 늘 보고 싶은 교수님. 아들과 같이 나가서 인사를 시키려고 했는 데, 아들은 백화점에 갔다가 이미 지친 것 같았다. 요며칠 일찍 일어나서 꽤 피곤했던 듯. 그래서 아들을 얼른 집에 데려다 놓고 교수님을 만났다. 육식은 잘 안 하신다고 해서, 해물칼국수집으로. 나는 손녀를 어떻게 키우고 계신가, 어떤 느낌이신가 궁금했고, 그 얘기들을 주로 했다. 나도 내 아들 얘기를. 교수님께 밥 한 끼 대접하는 데 기분이 너무 좋았다. 커피를 사겠다는 교수님. 자리를 옮겨 커피숍..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