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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철학

20141019 써둔 글인데, 이제야 블로그에 올립니다. 당분간,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려야지 생각 중입니다. 학교에 와서 길을 좀 걷는다. 길이라지만, 학교 주변의 경사길을 걷는다. 별로 달라질 것도 없이 매일 똑같아 보이는 길이다. 그렇게 다를 바 없는 길이지만, 가끔 꽃이 피어 있기도 하고, 비온뒤에는 지렁이가 나와 말라 죽어 있기도 하다. 복도 한 켠에는 어떤 학생이 공부를 하고 있을 때도 있다. 어미 고양이는 새끼 고양이 셋을 끼고 나를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볼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이 땅의 주인은 저 고양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비가 와서 젖으면 경사로를 따라 걷는 게 좀 힘들다.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쉬이 미끄러질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아내와 아들과도 열심히..

연을 날려보자.

‘에헤야 디야 바람 분다. 연을 날려보자.’ 언제 불러나 봤던가 싶을 만큼 오래 전에 불러본 동요들을 아들을 위해서 다시 부른다. 음이 정확하지 않아도 가사가 잘 기억나지 않아도 기어이 이어 불러 간다. 오늘은 연 날리자 노래도 부르고, 연을 사서 날리러도 갔다. 요즘도 연을 만드나? 나는 대나무를 자르고, 종이를 자르고 해서 연을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적어도 기억에 없다. 초등학교 시절, 수업 시간에 ‘연만들기 키트’ 라고 할만 한것을 사가서, 종이 위에 나무를 붙이고, 실을 묶어 가오리 연을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도시에서만 자랐으니, 대나무가 필요하다고 해도 사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 요즘 아이들은 어떨까? 아들이랑 연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단 연을 샀다. 바람..

파타고니아, 자본주의, 환경, 지속가능성, 소비자

파타고니아 돈을 주고 사면 된다. 지구가 없으면 기업도 없다. 지구가 없으면 시장도 없다. 몇 해전 자주 들었던 ‘지속가능’한 이란 말이 이런 기업 가치에 어울리는 것 아닐까? 애초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라는 용어가 제시되면서부터 사회 거의 모든 영역에서 ‘지속가능한’이라는 단어를 남용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질적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는 자본주의시장 속에서 나고 자랐다. 필요한 게 있으면 직접 만들기 보다는 돈을 구해서, 그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는 데 익숙한 것이다. 돈을 구하기 위해서 우리는 다른 누군가에게 우리의 시간과 노동력을 판다. 필요한 게 돈이기 때문에 보통 우리의 일이란 재미가 없다. 돈을 구하기 위한 수..

신해철의 죽음과 남겨진 질문들

오늘 아침 최근에 늘 그렇듯 페이스북을 통해서 소식을 접했다. 신해철씨 별세. 유행가에 우리 어린 시절은 지배 받지 않았던가?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채웠던 노래는 “재즈카페”였다. 어디서 구했는 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콜라, 피자, 발렌타인 데이.. 빨간 릭스틱.. “ 이렇게 가사를 구해서 달달 외웠다. 모르는 외국 단어가 너무 많았지만, 그래도 다 외우고 열심히 불렀다. 그때가 초등학교 3학년쯤 되었던 것 같다. 개그의 소재(무 한개 도~)로 종종 사용되곤 했던 무한궤도로 데뷔한 신해철은 잘 생기고 멋진 가수였다. 신해철을 생각하면 초등학교 시절이 떠오른다. 사람들은 모두 그가 죽자 그에게 어떤 영향인지 설명하고 기억을 되새기는 것 같다. 나는 그에게 어떤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블로깅을 하면 뭐가 좋을까?

얼마전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된 Seth Godin 의 Blogging 에 대한 영상을 보고, 블로깅에 대한 글을 써봐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가? 지금도 매우 열심히 포스팅을 하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포스팅을 해야 겠다 라는 생각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는 다른 사람들이 다루지 않는 정보를 다루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검색을 통해서 블로그로 들어와서 나의 글에서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글을 쓰는 즐거움이나 포스팅하는 즐거움을 느낀다기 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컸던 게 아닌가 싶다. 그냥 사진 하나 올리는 게 아니라면, 짧은 글을 쓰는 데도 공이 많이 들어간다. 생각을 조금 정리하고 관련된 사진도 첨부하고 폰트만 조..

[액션러닝 연수 방문기]강의를 하고, 강의도 받고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배우는 자리, 그것보다 중요한 게 없다. 여러사람 : 나 혼자 배우면, 내가 다 안다고 생각하게 될 수도, 나만 모른다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 배우게 되면, 나와 다른 사람의 차이를 통해서 또 다른 성장을 하게 된다. 배우는 자리 : 강연을 하고 내가 듣기만 하는 것은 배움의 공간이라고 부르기에는 모자라다. 내 상황과 내가 당면한 문제에 비추어 그 강의를 곱씹어 보고, 그렇게 깨달은 것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거 해보면 괜찮겠다." 와 "이걸 이때 누구와 이렇게 해봐야지." 하는 건 큰 차이가 있다. 구경하러 갔다 노래하게 되고 액션러닝 전문가이신 김창완 교수님의 페이북 타임라인에 사진 한장이 올라왔다. 그런데 아..

커피숍에서 일이 더 잘 되는 이유는?

왜 커피숍에서 일이 더 잘 되는 것처럼 느껴질까? 커피숍의 특징1. 업무 메시지로부터 자유로움2. 아는 사람들의 방해가 없음 : 모르는 사람들의 잡담은 별 방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그것도 볼륨이 어느 정도일 때 까지만)3. 맛있는 음료 : 내가 만들지 않고, 사면 됨(어떤 가게에서는 아메리카노 리필까지)4. 물리적 방해가 없음 : 어떤 업무의 시작이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 따위가 없음. [flickr 사진 연동을 테스트 해보기 위한 포스트]

[산청]속이 시원해지는 풍경을 주는 정취암

아이가 걷고, 뛸 수 있게 되면서 휴일에는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아이가 안전하게 즐겁게 놀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는 데, 그렇다고 차를 타고 멀리 이동하면 그 시간도 좀 아까우니까. 그동안 가봤던 곳을 떠올려보면, 전라도는 순천, 경북은 경주가 이동 시간도 적당하고 아이와 할만한 것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 안압지에 가서 그 옆 나무 숲에서 좀 쉬었는 데, 그보다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는 요즘 유행하는 팡팡(혹은 방방)타는 곳도 좋아하고 키즈카페도 좋아하는 데, 일단 대부분의 키즈카페가 너무 좁은 곳에 너무 많은 아이들이 들어가 노는 것 같아서 저는 그 속에서 아이를 보는 게 더 피곤하더군요. 얼마 전에는 백화점에 있는 좀 넓은 키즈카페에 개점 시간에 맞춰서 갔더니 좀 나았..

여행/국내 2014.10.14

친절함과 그렇지 않음

​ 맛있게 만들어 드리겠다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던가? "맛있는 쥬스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찾는 카페는 스타벅스입니다. 하지만, 내가 주문한 메뉴에 대한 확인은 받을 수 있었지만 맛있게 만들어 주겠단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고객의 주문에 어떻게 응대할 지 정해진 대로 하겠죠) 헌데, 처음 찾는 과일주스 전문점에서 나의 주문을 받으며 사장님은 "맛있는 주스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더라. 웃으며 그렇게 말하니 나는 "맛있는 주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그냥 주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저런 한마디가 다른 가게 전체와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주스나 사러 갔는 데, 졸지에 맛있는 주스를 얻게 되..

안 시킨 일을 할 때가 좋다

안 시킨 일을 할 때가 좋다. 아침에 일터에 도착해서 차를 대고, 늘 그런 것처럼 학교 한 바퀴를 돈다. 그 전에 차 안의 쓰레기를 정리하다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면서 받은 종이봉투가 있어 거기에 쓰레기를 담고, 그 종이봉투를 가지고 학교 한 바퀴를 돌기로 한다. 에너지가 아까우니…. 학교를 아주 청결히 하겠다, 내 집같이 생각한다. 라는 생각은 아니고, 걷는 김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도 주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확히 말하면 얼마 전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쓰레기가 보이는 데 그냥 지나친 적도 여러 번이다. 손을 더럽히기 싫고, 또 걷는 내내 그 쓰레기를 들고 다니는 게 귀찮았으니. 하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그래서 오늘은 쓰레기를 담을 종이봉투를 가지고 한 바퀴 걸었다. 쓰레기를 줍는 게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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