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걷고, 뛸 수 있게 되면서 휴일에는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아이가 안전하게 즐겁게 놀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는 데, 그렇다고 차를 타고 멀리 이동하면 그 시간도 좀 아까우니까.
그동안 가봤던 곳을 떠올려보면, 전라도는 순천, 경북은 경주가 이동 시간도 적당하고 아이와 할만한 것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 안압지에 가서 그 옆 나무 숲에서 좀 쉬었는 데, 그보다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는 요즘 유행하는 팡팡(혹은 방방)타는 곳도 좋아하고 키즈카페도 좋아하는 데, 일단 대부분의 키즈카페가 너무 좁은 곳에 너무 많은 아이들이 들어가 노는 것 같아서 저는 그 속에서 아이를 보는 게 더 피곤하더군요. 얼마 전에는 백화점에 있는 좀 넓은 키즈카페에 개점 시간에 맞춰서 갔더니 좀 나았습니다.
아이가 자동차 타고 운전하는 걸 좋아하니, 그냥 고민없이 주말 한 나절을 보내기에는 근처에 있는 시티세븐으로 가서, 나무전동차를 타면 되었는 데, 가게에 불이 난 이후 정상 영업을 하지 않네요. 되도록 새로운 장소를 탐색하려고 애쓰는 데, 그래서 요즘에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이란 앱에서 정보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일단 블로그로 검색할 경우, 어떤 장소의 명칭으로 검색하지 않으면 만족스러운 검색결과를 얻기가 힘들어서 ‘아무 생각 없이’ 여행지를 탐색하기에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구석구석 앱에서 지역으로 검색해서 근처 지역에서 내가 잘 모르는 곳은 어디인가 찾아보고는 합니다.
지난 주말에는 진주에 갔다가 근처에 어디갈 곳이 있나 살펴봤습니다. 가까운 산청에 먹을 것도 많고, 가볼만한 곳도 있더군요. 그 중 숲 속에 있는 정취암이 눈에 띄었습니다. 산 중에 있지만, 차를 몰고 갈 수 있고, 입구에 차를 세우면 1km정도 걸어서 정취암에 갈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가는 길에 남강도 지나고, 경호강도 지나고 산에 이르러서는 간디학교도 발견(?)했습니다. 간디학교 기숙사에서 학교로 가는 것처럼 보이는 학생들이 차를 보면 무조건 인사를 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학교에서 그렇게 교육받은 것일까요?) 아무튼 그렇게 정취암으로 진입. 주차를 할 곳을 찾았는 데, 시멘트 길이 계속 이어지더군요. 그리고 산으로 올라가는 길도 보이지 않고 기온도 좀 낮은 것 같아서 차를 몰고 때마침 우리 앞에 가던 차를 따라 들어갑니다. 꽤 넓은 주차장이 나와서 차를 세웠는 데, 앞으로도 걸어가야 할 길이 꽤 길더군요. 게다가 경사가 심한 길이라 아이랑 걷기가 힘들 것 같아서 차를 몰고 더 들어갔습니다.
암자 앞에서 바라본 산청
암자의 모습
그렇게 차도는 정취암 목전까지 이어졌습니다. 마지막 내리막을 내려가기 전에는 불안해서 차 밖으로 나와 경사를 눈으로 확인하고 다시 차를 몰았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나 겨울에는 왠만해서는 가지 않는 게 좋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글에서 본대로 경치가 너무 좋더군요. 날씨가 맑지는 않았지만, 산청 지역 전체를 조망하는 듯 했습니다. 완만한 능선들이 안개처럼 부드럽게 깔려 있었습니다.
해우소에서 볼 일 보고 먼저 나간 아들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 중 최고는 늘 자연인 것 같습니다. 여름의 푸른 바다, 가을 햇살과 단풍, 낙엽. 당분간은 주말마다 이런 곳을 찾을 것 같습니다. 근처에 있는 숲길을 찾고, 둘레길을 찾을 것 같습니다. 맛있는 간식만 준비하면 아이도 더 좋아하겠죠? 혹 산청에 가실 일이 있다면 정취암도 들러보세요. 단, 비가 온 직후나 비가 오는 날이라면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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